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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스트들의 궤변이란 무엇입니까?>그리고
<양도논법의 오류에 대해서 조금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십시오.>
라고 학과 교수님께 질문을 드리려다가 일단 인터넷검색으로
알 수 있지 않을까 하여서 검색을 하여보니 무척 재미있는 글이
있어 여기에 게시합니다.
제가 배우는 검도 도장의 관장님 말씀이 항상 '주제 넘는 짓 하지 마라'하고 충고받습니다.
근데 그 가르침같이 잘 되지 않아서 글을 올리고도 부끄러울 때가 많습니다.
제가 올리는 이 글도 행여 '주제 넘는 짓'에 속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방송대학교 게시판을 돌아보면
상대의 인격을 존중해가면서 바르게 문제를 풀어나가는
올바른 비평문화와 토론문화가 그립습니다.
그리고, 사이트 운영자의 동의 없이 글을 가지고 왔고
인신 공격적인 내용이 있는 부분은 삭제했습니다.
이 점 양해하시기 바랍니다.
<기존의 토론 정리1>
최초에 사이트 운영자인 제가 토론실을 여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게 99년 6월 15일이었군요.
<파깨비 : 토론실을 열었습니다. 많은 참여를.>
철학에 대한 토론실을 열었습니다. 이 토론실은 많은 분들의 생각을 반영하여 우리 모두와 같이 숨쉬며, 그래서 살아있는 우리의 철학적 사유를 정리 해 보기 위한 장치입니다. 여기서 저는 여러 주제들을 제안해 보고, 또 여러분들이 제안하는 주제들에 대해서 같이 생각해 보며, 이 토론실에 제안되고 토론되는 이야기들 을 단계적으로 정리해서 홈페이지에 게재하겠습니다.
일단, 저는 "우리에게 필요한 철학이란 어떤 것인가?" 라는 주제를 제시해 보고 싶네요. 이 곳은 교수님도 계시지 않고, 저도 같이 공부하는 학생일 뿐이며 다른 분들도 권위를 내세우지는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다른 곳에서 할 수 없었던 숨김없는 생각을 제시함으로써 권위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억눌려있던 진짜 우리 생각을 모아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이렇게 토론실을 열자마자 어떤 사람이 나타나서 기존의 이른바 "제도권 철학"에 대해서 맹열하게 비판을 하였습니다. 성함이 "이름무"라고 되어 있더군요. 제겐 반가운 손님이었구요. 그 비판 내용은 제게 좀 부담스러운 것이었지만.
<이름무 : 현대의 소피스트들과 지적 허영>(7월 5일입니다.)
우연히 철학에 관한 정보를 찾다 이 곳에 오게 되어서 토론실의 주제에 대해 몇마디 말하려 합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철학이 어떤 것일까에 대해서 나도 평소에 생각했던 바가 있어서 말해 보겠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내 생각에 오늘날 철학 교수들이 하는 철학이란 옛날에 소크라테스가 비판했던 소피스트들의 궤변과 별 다를 바가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당시에 소피스트들은 자신들의 밥벌이를 위해서 궤변들 을 늘어놓고 또 변론하는 방법을 사람들에게 가르쳤습니다. 이 때 소크라테스가 나타나서 그들이 가르치고 주장하는 것들이 실제로는 별로 근거가 없다는 것은 논쟁을 통해서 보이려고 하였죠. 그러다가 사회적인 기득권을 가지고 있던 그들로부터 공격을 받아 독약을 먹고 죽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사람들은 사회적 기득권자이고 또 자신들의 밥벌이를 위해서 글쓰고 논쟁하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때의 소피스트들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해요. 더군다가 제도권의 철학이 가르치는 내용들이란 가만히 뜯어보면 우리의 생활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것들입니다. 너무너무 어렵기만 하고 그것들을 몰라도 살아가는 데에 별 지장이 없는 거예요. 그런 점에서 소피스트들의 궤변과 다를 바가 없다고 봐요.
그들은 논문을 쓰고 권위있는 이야기들을 주장하기 위해서 어려운 영어 원서들을 인용하는 법을 가르치죠.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우리들의 철학이 발전하는 것은 아닐거예요. 오히려 옛날에 중국의 학문을 떠받들던 사대주의가 이젠 서구의 학문을 떠받드는 신종 사대주의로 다시 태어났을 뿐이죠.
이 사이트에 있는 철학 자료들이란 것도 모두 살펴보면 대체로 그러한 제도권의 철학공부 내용들을 잘하기 위한 글들인데, 그런 것 없이도 잘 살 수 있는 사람들의 지적 허영심만을 자극하여 불필요한 공부를 하게 만드는 일종의 사기라고 생각해요.
도대체 훗설과, 퍼트남, 데카르트와 같은 철학을 알아서 뭐 할 것이며 모르면 또 뭐 어때요? 물리학을 모르면 과학기술이 떨어져서 나라가 발전하지 못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의 퇴계와 율곡은 잊혀지고 오히려 일본에서 더 연구하는데 우리는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도 알 수 없는 궤변같은 학설들에 매달려서 골머리를 썩혀야 하는 이유를 나는 이해할 수 없어요. 우리에게 필요한 철학이란 우리의 생활과 연관된 철학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것은 현재 우리가 생활 속에서 겪는 혼란들, 어려움들 중에서 반성적인 사고활동을 통해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문제들을 다루어야 하는 것이죠. 그것이 어떤 것일지는 나도 아직 잘 모르지만 모든 사람들의 참여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해요.
일단은 기득권자의 지적 허영에 놀아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철학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에 또 제 주장을 덧붙이죠.
(주장이 좀 자극적이죠? 제목도 그렇고... 하지만, 이 정도는 허용해야만 토론이 이루어진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사이트에 있는 글들도..."에서 저 자신을 비판하고 있기도 해서 저도 뜨끔은 하더군요. 토론실을 열자 보름이 넘어서 나타난 손님에게서 비판부터 받는 입장- 그래서 저도 나중에 한번 반박을 해 보죠.)
여기에 대해서 직접 반대하고 나선 분은 "미인99"이라는 이름을 쓴 분입니다. 한번 볼까요? 날짜가 7월 6일이니까, 이름무님의 주장에 대해서 즉각적으로 반박을 하신 셈이네요.
<미인99 : 철학하기와 철학>
제도권에서 철학을 공부 하고 있습니다. 글쎄요 지적 허영이니, 기득권 유지니 하는 정도로 철학을 규정한다면 철학도로써 상당히 기분이 상하겠죠. 어떤 학문이나 그들만의 울타리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부분들은 때때로 누군가에게 비춰짐에 있어서 권력처럼 느껴지기도 하며 불필요한 부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사실 상당수의 개념들이 완전한 상태가 될 수 없음의 속성상 본의가 아니게 충돌을 빚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점점 개념이 다져지는 경우도 흔하지만 그와 동시에 타자들의 생활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철학이 지적 허영이나 기득권 유지를 위한 말들로 이해 된다면 일정부분 철학이 담당해온 중요한 부분들을 간과하게 될 것입니다. 철학은 그 시대의 얼굴입니다. 철학은 적어도 삶 속에서 고민하는 자들이, 즉 우리 모두가 만들어 낸 얼굴입니다. 우리는 삶이 무엇인지, 전체 우주속에서의 인간의 지위는 어떤것인지, 혹은 내가 정신체로서 홀로 있는 것인지 등등의 수많은 물음을 던져 왔고 스스로 대답해 왔던 것입니다. 그 대답은 끊인 적이 없으며 항상 다른 모습으로 존재해 왔던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불필요 한것들도 모든 필요한 것들로 대체될 수 없습니다. 철학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철학에는 나름대로의 성향이 있음과 주류와 비주류가 있음을 인정하신다면 사소한 우리의 오해는 풀릴 것입니다. 전 오히려 더욱 다양한 목소리가 있어야 된다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제도권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있다"라고 자기 소개를 하면서 시작을 하셨는데, 그래서 그런지 논지가 분명하고, 뭐랄까, 이름무님의 주장에 대해서 정확하게 요점을 찔러서 반박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름무님의 주장을 "제도권 철학이 불필요하다"라고 정리하고 논박하셨군요. 그리고 끝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있어야 한다"고 맺음으로써 이름무님과 같은 비판자에 대해서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주셨습니다. 이렇게 되면 굉장히 설득력있는 주장이 되겠죠.
그런데, 만약에 이름무님의 주장을, "제도권 철학의 전체적인 방향이 잘못되었다"라고 정리해 본다면 미인99님의 주장은 살짝, 아주 살짝 초점을 빗나갔다고 볼 수 있는 여지도 있겠네요.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까닭은, 이름무님이 옛날 소크라테스 이야기를 꺼내면서 소크라테스가 하려고 했던 것과 같은 진지한 물음이 아니라 옛날의 소피스트가 하려고 했던 것과 같은 어떤 "가면"같은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철학이므로 옛날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할 여지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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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여기까지, 힘들었죠? 머리도 아프죠? 하지만 재미있지 않아요? 철학으로 논쟁하는 것을 가만히 보면 싸움처럼 재미있는 요소가 있답니다. 일단 한숨 돌리고, 다음 장에서 계속 논쟁을 살펴보죠.
<기존의 토론 정리2>
앞에서 있었던 토론을 계속 이어 보겠습니다. 다시 이름무님의 자극적이고 강력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군요. 그것도 증거까지 들이대면서.
이렇게 강력한 반박이 들어오자 이름무님이 다시 바로 다음날(7월7일) 반박을 하였습니다. 끊임없는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죠? 역시 제목이 약간 자극적이군요.
<이름무 : 현대의 철학이 지적 허영인 증거>
아래 글을 읽고 한 말씀 더 드려볼까요? 나도 제도권의 철학을 공부해 봤어요. 비록 대학들을 전전하면서 가짜대학생이 되어서 청강으로 전전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웬만한 철학과 전공학생들보다 열심히 공부했다고 자부해요.
그러면서 느낀 것이 뭔지 알아요? 엄청난 엉터리들이 그 속에서 우리들의 머리를 끌어당기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예를 들어볼까요? 버클리는 "존재하는 것이란 인식되는 것이다"라고 말했죠. 이것은 굉장히 엉뚱한 생각이라고 받아들여지는데, 그 원문을 보면 "what is is recognized..." 이렇게 되어 있어요. 그건 좀 달리 풀어보면 "어떠어떠하다는 것은 인식되는 것이다"가 되죠. 원래 영어 및 희랍어에서 be 동사에는 있다와 이다의 뜻이 같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서 문제가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그것은 최소한 희랍의 파르메니데스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 말에서는 있다와 이다가 구분되죠. 그래서 그것을 번역해 놓으면 이상하거나, 아니면 그럴듯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문제를 가지고 골치를 썩히는 한국의 대학교수들이죠. 그리고 그들이 진정한 한국의 철학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라고 믿는 우리 전체이기도 하구요.
그런가 하면 별 내용은 없이 쇼맨쉽과 언론 플레이 하나로만 대단한 명성을 얻은, 철학자인체 하는 사람도 있죠. 전에 무슨 고대 철학과 교수였대나 어쟀대나.
현대의 철학, 그 중에서도 특히, 맨 밑에서 이 홈페이지 주인이 그랬으니가 하는 말인데, 한국의 철학이 지적 허영이란 증거는 무척 많이 댈 수 있어요. 그리고 그것이 권력의 한 방편이라는 증거도.
그들의 논문을 보세요. 새로운 주장은 하나도 없어요. 전부 외국의 유명한 철학자들이 이렇게 말했다를 가지고 니가 맞니 틀렸니를 따지죠. 과학자들이 그런다면 문제가 다를 수 있어요. 그것은 분명히 실체가 있으니까. 철학은, 새로운 사고의 전환이고 우리의 삶을 반성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남의 나라 사람들이 자기 생활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한 것에 대해서 그거만 가지고 따질 이유는 하나도 없어요. 그래도 그들은 그것을 하죠. 이유는 하나 뿐입니다. 외국에서 인정받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그러면 우리 나라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으니까. 인정받아야 교수자리를 유지하고 밥벌이를 할 수 있으니까.
그런 유명한 철학 교수들치고 외국에 논문을 내어서, 혹은 외국의 철학자들과 대등한 새로운 도전적인 주장을 한 사람이 있습니까? 그것이 인정받지 못했다 해도 우리 나라의 사고방식이 들어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검토된 적이 있나요? 제가 알기로는 없어요. 학위 논문은 무조건 뒤에 영어로 된 참고문헌이 들어가야 합니다. 독일 철학에 대해서 말하면서 영어 논문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허용되어도 참신한 주장을 하면서도, 한국어로 된 논문이 많이 들어가면 교수들이 학위를 안줘요. 제 친구가 그런 걸 봤죠. 저는... 철학으로 학위 딸 일이 없었으니까. 다행이었죠.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이 말을 덧붙일 수 있어요. 퇴계와 율곡의 철학은 일본에서 더 발달되었죠. 우리는 그것을 잊었다고 일본에서 존중받으니까(사대주의) 그제서야 가치있다고 따라서 설쳐요. 아마도 일본에서 연구하지 않았으면 끝까지 버렸을 겁니다. 그렇게 버려진 우리의 사상들이 많이 있어요. 그것을 주워들면 어떻게 되는지 알죠. '이상한 놈'으로 취급당할 거예요. 외국에서 새로운 이론이 나올 때 그것은 고전철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많은데, 우리 나라 학자들은 대단한 것이라고 유행처럼 쫓아다니죠. 하지만 우리 나라 철학자가 그 유행과 다른 주장을 하면 왕따를 당해요. 이것이 우리의 현대 철학이 지적 허용인 증거입니다. 유명 연예인들 따라다니는 10대 청소년 팬들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해요. 일단 그래요.
다음 기회에 또 다른 증거들을 대 보죠.
(상당히 격앙된 어조로 주장을 했죠? 그런데 그러면서도 일관된 논지는 잘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상당히 '제도권 철학'을 많이 공부했든지 아니면 논리적인 사고력이 뛰어난 사람이든지 그런 것 같군요. 다른 한편으로는 남의 주장에 대해서 빈박하는 것보다는 자기의 일관되게 하는 것이 조금은 더 쉽기도 하구요. 남의 주장에 대해서 정확하게 반박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이야기를 정확하게 이해해야만 하는데, 그것은 상당히 정교한 사고력을 요하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꽤나 현실적인 사례들을 들어서 논지를 강화했죠? 저같은 사람은 점점 더 곤란함을 느끼도록 만들었습니다, 네.)
이름무님이 증거를 들이대었고 그것이 한국의 철학 현실에 대한 비판이었기 때문에 소재가 한국의 철학 현실로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주제는 한국의 철학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되느냐 하는 것이겠죠. 이에 대해서 박상욱님이 이름무님을 온건하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7월 8일이었습니다. 바로 다음 날이네요.
<박상욱 : 한국의 철학현실이라....>
먼저 인문학의 위기를 통해서 여러 교수들의 비판과 반성을 하는 자리를 가졌다는 사실을 뉴스를 통해서 들었을 것입니다. 물론 사회적 위기 현상도 있지만 인문학 내면적인 문제가 더 크겠죠.. 인문학의 심각한 현실을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공간 낭비일것 같고....
제 생각을 간략하게 말하죠.. 한국의 인문학 아니 구체적으로 철학은 지금 과도기의 단계입니다.
과거 한국의 철학자들이 잘못한 것에 대해서 사이비라고 비난을 받아야 함에 마땅합니다. 하지만 해방이후 당시 공부를 하는 사람들의 수준이라는 것이 대단히 취약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한국의 철학이 들어온 것도 해방이후 였고 대부분 일본을 통해서 들어왔죠... 하지만 지금의 우리 철학을 현실을 보죠.. 물론 사변적인 이론에 치우친 면이 없지 않죠.. 하지만 앞으로 철학은 조그만 더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이론에 머물지 않고 현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입니다.
어떤 철학이든 간에 현실에 비판을 할 수 있습니다. 비판정신은 바로 철학자의 사명입니다. 한국의 땅에서 공부하는 많은 철학자들과 철학을 공부하는 학생들 모두 이상적인 철학의 단계로 나아가는 과도기에 놓였는거죠...
젊고 의욕있는 교수님들을 통해서 철학에 대해서 많은 감동을 받는 학생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학생들이 열정을 가지고 철학을 계속해나가게 될꺼고.. 이런 고리가 계속이어진다면 우리의 철학의 현실이 좀더 긍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겠죠..
저는 지금의 상황을 과도기 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군요.. 저의 선생님도 과도기에 서있고 저도 과도기에 서있는거죠.. 제후배 아니면 미래의 저의 제자들도 과도기에 있을 지 모르죠.. 하지만 언젠가 한국도 위대한 철학자가 나올 수 있는.. 아니 위대한 철학자가 아니더라도 철학을 논할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게죠.. 그때가지 우리 철학하는 사람들의 사명은 계속해서 이 일을 해나가는 것입니다.
철학이 현실에 연관되지 않은 추상적인 것이라는 것은 저는 절대 동의 할 수 없습니다. 철학의 이상은 인간입니다. 인간의 학문의 주제인데 어떻게 우리의 현실과 관계를 맺고 있지 않겠습니까?
이러한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자체도 철학을 하는 사람들 만이 할 수 있는 것이죠.. 앞으로 저의 글을 읽으신 분들과 계속해서 얘기하고 싶습니다. 언제든지 메일이나 게시판을 통해서 자신의 얘기를 하시기 바랍니다.
(박상욱님의 주장은 전체적으로 "현재가 한국 철학의 과도기"라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정확히 이름무님의 주장에 대한 반박은 아니군요. 왜냐하면 이름무님의 주장은 한국의 철학 현실과 방향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고 이것은 가치판단이 중심인데 비해서 박상욱님의 주장은 한국의 철학 현실에 대한 진단에 그치는 것이고 이것은 사실판단이 중심이기 때문이죠. 즉 쉽게 말해서 "이래야 한다"라고 주장하는데 대해서 "사실은 이렇다"라고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약간은 동문서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철학이 현실에 연관되지 않은 추상적인 것이라는 것은 저는 절대 동의 할 수 없습니다"라는 토를 붙였는데 이것도 이름무님의 주장에 대해서 동문서답에 가깝군요. 왜냐하면 이름무님도 비판하는 내용이 현재의 철학이 우리 현실에 연관되지 않는 공허한 것이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름무님의 주장에 찬성하는 측면이 있어서 강조하기 위해서 이 말씀을 하신 것인지, 어떤지...
여전히 이름무님의 반박이 강세라고 판단이 되는군요.)
그리고 그 다음 날 즉 7월 9일에 이름무님이 다시 나타나서 더 강력하고 자극적인 주장을 폈습니다. 그주장을 살펴보도록 하죠.
<이름무 : 한국의 철학이 밥그릇 싸움이라는 증거>
여기에 제가 제일 글을 많이 올리는 것 같군요. 하지만 그래도 할 말은 해야 겠죠. 괜찮은 것 같군요, 교수님도 없고, 정말 말의 논리와 설득력만으로 승부하는 장소라...(정말 그럴지는 두고봅시다.)
한국의 철학이 밥그릇 싸움이라는 증거를 들어보겠습니다. 가장 쉽게 들 수 있는 것은 한국의 철학교수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뛰어난 교수들이 모여서 하는 철학학회에서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철학학회에 가보셨나요? 논리학회에 논리가 없습니다. 인식론 학회에는 인식론이 없어요. 윤리학회에는 윤리가 없어요. 뭐만 있냐면 권위만이 있습니다. 이것이 한국철학이 말 그대로 밥그릇 싸움이라는 증거입니다.
나는 철학학회에서 가장 치열하고, 가장 논리정연하고, 가장 날카로운 논변과 비판들이 이루어지리라고 기대했었습니다. 이런 기대 자체가 지나친 것일 수는 있어요. 하지만 그것은 지나친 것이다 못해 불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대표해서 자기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듯이 철학학회에서 철학 교수들은 철학적 비판을 하지 않습니다. 권위에 대한 복종을 나타낼 뿐이죠. 권위있는 철학교수가 논문을 발표하면 아주 조심스러운 어조로 형식적인 비판이 하나쯤 있고 그 다음에는 간단한 답변이 있고 그리고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시간 관계상"이라는 것이 그 이유인데, 형식적인 논쟁을 하는 그들 이외의 사람들은 아무도 알아듣지 못하는 것 같을 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하게 일반 사람들은 알아듣지 못합니다. 그것이 어려울 수 밖에 없는 내용일 수는 있어요. 하지만 그런 경우라면 해설서가 필요합니다. 그 해설서를 써 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없죠. 그런 권위적인 논문들은 단 한가지 경우에만 읽히는데, 그것은 그 교수들에게 학위를 받기 위해 어디에다 그 지식을 써야할지, 그런 지식들이 정말 쓸 모 있는 ? 痼适層?모르는 학생들이 논문을 써서 학위를 받고자 할 때만 쓰입니다. 나는 권위있는 교수들이 어려운 용어로 논문을 발표하고 그에 대해서 형식적인 비판만을 하는 까닭을 알죠. 그것만으로 서로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입니다. 교수는 논문을 발표했고 다른 교수들도 언젠가는 논문을 발표할테니 그렇게 적당히 논박만 하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 가장 좋죠. 그렇지 않다면 자기가 발표할 때도 그렇게 당할테니까. 그렇게 상부상조해도 그 결과가 어떻든 결국 대학교수로서의 자격을 가지고 살아가는데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서로 다투고 논쟁할수록 밥그릇 얻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이건 대기업들이 담합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어요. 그리고 또 이러한 일은 국립대나 사립대나 다름없습니다. 국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대 교수라고 일반 국민들에게 더 쉽게 철학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나는 별로 본 적이 없어요.
더 분명한 예를 들어 볼까요? 모든 철학교수들이 자신이 논문을 썼던 한 분야에 대해서만 전공하고 자기가 전공하지 않은 분야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을 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죠? 세계의 철학자들은 자신이 전공한 분야에서 출발해서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로 도전해 나갑니다. 하지만 한국의 철학자들은 그렇지 않죠. 그 이유는 분명해요. 다른 분야로 도전해 나가면 욕을 먹기 때문이예요. 쥐뿔도 모르면서 엉뚱한 소리를 한다, 자기 전공이나 잘 챙기지, 등. 이것은 곧 남의 밥그릇에 손대지 말아라, 이 말이죠. 그렇지 않다면 왜 인식론 전공자가 존재론에 손대면 안되고, 존재론 전공자가 가치론에 손대면 안되는지 설명할 수 있나요? 만약 자기 전공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이 엉뚱한 분야를 손대면 안된다고 말하고 싶으시다면, 당신 역시 그에 쇠뇌되어 있는 증거입니다. 왜냐하면 한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각 분야의 전공자들이 그것을 출발점으로 해서 다른 분야에 대해 도전하지 않으면 어떤 누가 더 적절하게 그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없기 때문입니다. 전 분야를 처음부터 전공하는 사람은 있기 어렵죠. 한 분야를 전공하고 나면 ? 摸?분야에 대해 언급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것, 철학적인 근거가 없어요. 경제적, 정치적 근거만 있죠.
이 홈페이지의 관리자인 파깨비씨가 홈페이지에 올린 자료들만 해도 그래요. 대부분은 제도권의 철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한, 그 속에서 잘 적응하기 위한 철학자료들이 대부분입니다. 초보자들을 위한 글들은 쓰다가 말았는지 올라오지도 않아요. 철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은 철학을 하지 말아라, 너희는 무식한 사람들이다... 이런 뜻은, 물론 아니겠지만, 그런 오해의 여지가 있다고 저는 생각해요. 그나마 자신이 공부한 자료들을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공개한다는 나름대로의 명분이 있기 때문에 저도 호의는 가지고 있지만, 어쨌든 비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여튼, 저의 비판이 좀 과격할지도 모르긴 하지만 충분히 근거있다고 생각합니다. 철학은 철학을 공부한 사람들을 위해서만 존재해서는 안됩니다. 철학을 하지 않은 사람들, 혹은 우리 모두를 위해서 존재해야 하죠. 그것은 법적, 경제적 제한만 해제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적극적인 정신이 필요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저도 비판을 기다려 보죠. 그리고 저의 비판에 대해서 논쟁을 해 보고 싶네요.
(음... 이번에도 저에 대한 비판이 포함되어 있네요. 치명적인 비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전체적으로는 철학 각 분야들도 파편화되어 있으면서 서로 상호 관련된 연구를 하지 않고 부분 주제에만 매달리는 것을 "밥그릇 싸움"이라고 표현하면서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리는 있죠. 실제로 우리 나라에서는 철학 각 분야를 통합한 세계적인 철학자는 나온 적이 없고, 있다면 국내에서나 국외에서나 인정받지는 못하면서 혼자서 과대망상증에 빠진 이상한 사람이 한명 있을 뿐입니다.)
이에 대해서 "붐붐눈눈"이란 분이 다시 반박을 하고 나섰는데요, 날짜는 7월 17일, 약 1주일 이상 지난 때입니다.
<붐붐눈눈 : 지적허영에 대한 반박>
현실적일 필요가 있는가? 상상의 날개를 꺽는 모든 현실은 중요하지 않다. 우리의 현실은 단지 값싼 것들에 자기 변명의 장일 뿐이다. 사유가 현실을 죽이고 현실을 넘어서지 못한다면, 그 사유는 무의미의 반복일 뿐이다. 모든 학문은 현실을 넘어섬으로 비로소 현실이 되는 것이다. 약간의 허영과 지적유희는 그 자체로 유의미하고 그 자체로 현실이다. 모든 사유를 현실이라는 환상으로 구속하려는 시도야 말로 생각을 마비시키려는 지적 독선이고 오만이다.
(붐붐눈눈 님은, 철학이 현실적일 필요가 없다라고 잘라 말하면서 반박했습니다. 이런 생각도 가능하지만, 이런 입장을 취할 경우에 문학이나 혼자서 하는 상상, 혹은 백일몽과 철학이 어떤 차이점을 갖느냐 하는 문제가 생길 것입니다. 그리고 학문으로서의 지위와 가치도 잃게 되겠죠. 일반적으로는 철학이 간접적으로라도 현실과 연관을 갖는다는 것이 주된 입장입니다. 붐붐눈눈님은 현실을 하나의 "환상"이라고 하셨는데, 이것도 일반적인 주장과는 거리가 멀군요. 어쨌든 철학이 단순한 공상과 다르다는 경계선이 필요하다는 것은 버리기 힘들다고 보는데요, 저는.)
한편, 이러한 논쟁에 대해서 논쟁 무용론을 주장하는 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그런 입장을 이해하기는 힘드네요. 왜냐하면 철학은 실험과 검증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논쟁과 토론을 통해서 발전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마저도 없다면 역시 철학은 다시 개인의 공상의 범위에서 벗어날 수 없을테니까 말입니다. 하여튼 이들의 주장을 살펴 볼까요?
<나 : 친구>(7월 28일 글입니다.)
만인의 친구가 돼긴 싫다.대화방이 싫다.그들은 요구한다.내가 참아주기를 .내가 인간이 돼지 안기를.또 다른 나에게 자리를 주어야 하지만 그가 너무 싫다.찢어지도록 아픈 내 가슴을 부여잡고 말한다.난 강하다고.모든지 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건 고약일 뿐이다.날 나가게 하는 건 단지 전에 그일 뿐이다.왜 그런지는 몰라도 인간은 모두 같다.우리가 힌머리독수리를 관찰,연구해서 그들은 그들일 수밖에 없다고 하는 것처럼 우리들 사람도 우리들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우리에게 기분이라는 것이 없다면 우리는 우리를 나라고 할 것이며 싸움도 무시도 없을 것이다.이 모든 글도 소용없을 것이다.
<최금숙 : 생각은 생각을 낳아 가지를 치고, 열매를 맺지요...>
어느날 문득 집으로 돌아가다가 이유없는 박탈감을 혹은 절망을 느낀 적이 있었다.
나혼자만의 아픔이겠지하고 생각했던것은 나만의 착각이었지.
모두들 그렇게 조금씩 남모르는, 이유없는 절망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그 속에서 나 혼자 견디기에는 너무 무거운 무게로 다가오는 그 정신세계의 총칭을 나는 철학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자신의 가지고 있는 짧고 보잘것 없는 지식으로 상대를 평가하고,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하려 한다.
하지만 도대체 그래야할 이유가 어디있단 말인가?
인간은 누구나 자신에게 부여된 몫의 자기삶이 있다.
그것이 세상이 평가하는 잘 된 삶이든 아니든, 그건 그사람의 자유의지에 맡겨 두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구지 다른 사람들의 삶을 비판하고 말고 할 이유가 어딨는가?
비판은! 경쟁은! 더 나은 발전을 이루기위한다는 미명하에 서로 치고 받고 하는 것은 지금의 국회의원들에게나 맡겨두고, 철학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내면의 상승을 위해 좀더 노력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맘으로 세상을 살아가는지?
타인의 비판이 아니라, 나만의 생각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나는 요즘 이런 생각들을 한다. 생각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그 생각이 생각을 낳고 가지를 치고, 우리는 "성숙함"이라는 열매를 얻게 되는 것이니까..
타인을 향한 생각이 아니라 나를 향한, 나만의 생각속으로 빠져들어가 보자..
지금 이순간... 마음을 바로 잡아야 세상이 밝아 진다.
(상당히 문학적인 표현을 많이 사용한 글들인데, 어쨌든 논쟁적인 글은 아닌 듯 싶습니다. 쉽게 말해서 "굳이 서로 싸울 필요가 있느냐, 각자 생각대로 살자" 이렇게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 생각과는 좀 거리가 머네요.)
다음에 다시 박상욱 님의 손을 들어주면서 나오신 분이 강경필님입니다. 날짜가 8월 14일이니까, 약 한달 만이군요.
<강경필 : .. 현대의 소피스트들과 지적 허영...>
철학이 이름무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그렇게 될 수는 없음직 합니다.
물론 일정한 시대의 지식인 들에 대한 이론이 만인들에게 필요조건으로 받아 드려지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그러한 이론들이 현대 사회에서도 투영화 되기에 철학의 연구는 계속 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철학함을 어떤 틀속에 - 이론 수업 이랄까...? - 규정화 시키는 것도 잘못되지 않았나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속에서도 분명 본능화 되어진 사유는 존재하기에 말입니다
(그런데 객관적인 입장에서 봤을 때 강경필님의 주장은 정확하게 이름무님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지는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름무님이 철학의 연구가 그만되어야 한다거나 주장하거나 어떤 식으로 규정화시키고자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름무님의 비판의 핵심은 "우리 것에 대한 철학이 없다는 것", 그리고 "철학자들이 자기 영역만 고수하고 있지 말고 좀더 발전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라고 생각됩니다. "사대주의"라는 극단적인 용어까지 쓰기는 했지만, 상스러운 용어는 아니니까요. 그리고 이런 데서는 그 정도의 자유가 있어야 되겠죠?)
제 3차 논쟁
<기존의 토론 정리3>
앞에서 있었던 토론이 계속 이어집니다. 이름무님의 비판이 강력하고 전반적으로 일방적으로 우세하게 논쟁들을 주도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도 논쟁에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그게 잘 되지는 못했습니다. 계속 보실까요?
8월 24일에 저는 아래와 같이 이름무님에 대한 반박을 시도했습니다.
<파깨비 : 철학에 대한 제 생각 >
토론실을 만들어 놓고 오랫 동안 자리를 비워 죄송합니다.
제가 관리를 못해서 토론이 제대로 못되는 것 같아서 안타깝기도 하구요.
토론을 시작해 보죠.
아래에 "이름무"라고 이름을 밝히신 분은 본명이신가요?
가명이라도 상관 없지만, 자기 동일성을 유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지적하신 문제에 대해서 제 생각을 제시해 보죠.
제가, 말씀하신 것을 보니, 철학을 전공하신 것 같은데, 일부 동감하는 바가 있음을 밝힙니다.
하지만 다소 극단적인 데까지 결론을 이끌었지 않나 생각합니다.
현재의 철학의 많은 부분이 대중들과 동떨어져 있음을 인정합니다.
처음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철학을 시작할 때 그들은 도서관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철학을 시작했다고 저도 배웠습니다.
하지만 현대의 철학은 또한 대중과 직접적인 연관 없이도 나름대로 기여하는 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컴퓨터의 근간이 되는 수리논리학의 발전은 대중이 이해하기 힘든 어렵고 딱딱한 내용이지만 세계를 바꾸었죠.
이것 하나의 예만으로 전체의 논의를 뒤집을 수는 없겠지만 일단 모든 철학이 대중적이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리공론이고 전문가들의 밥그릇 싸움이라는 주장은 일단, 힘을 잃지 않나 싶습니다.
다음에는 좀더 세부적인 논의를 통해서 반박을 해 보겠습니다.
다른 분들도 정확하고 세부적인 논의를 통해서 논쟁을 해 봤으면 좋겠군요.
아니면 다른 주제를 제시하셔도 좋구요.
자주 논의에 참여하도록 하겠습니다.
(저의 전술은 전반적인 분위기에는 동조를 하면서도 그것을 전체에 일반화시키는 것을 반박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 그렇다는 입장은 쉽게 받아들일 수 있어도 "모두가" 그렇다는 입장을 받아들이는 것은 곤란할 때가 있습니다. 예외는 항상 있기 쉬우니까요. 그럴 때 이름무님은 어떻게 반박했을까요?)
나흘 후 8월 28일에 단번에 이름무님의 반박이 나왔습니다. "인문학" 전체에 대한 질타로 시작되는군요.
<이름무 : 인문학의 위기는 어디서 오는가?>
오랜만이군요. 별로 논쟁에 진전이 많지 않아서 유감스럽지만, 그래도 홈페이지 관리자께서 대답을 해 주셨으니 제 계속 제 주장을 해 보죠.
저의 이름은 "이름무"입니다. 성이 "이"가이고 "름무"가 이름이죠.
이름이 좀 이상하지만, 세상에 드러나지 않고 살라는 뜻으로 지어주신 이름입니다.
파깨비씨가 대중성없는 철학이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고 항변을 하셨는데, 저는 다음의 두가지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첫째, 대중성 없는 현대 철학의 모든 부분이 완전히 쓸모없다고 하지 않았씁니다.
둘째, 대중선 없는 현대 철학의 위기는 저만 떠들어대는 것이 아니라 철학을 전공하는 교수들이 오히려 더 문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자세히 말해 볼까요?
첫째, 기호논리학과 같은 부분이 대중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치있는 부분임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기호논리학이 과연 철학이냐 수학이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 논란이 있어요. 그리고 더 핵심적인 것은 그 한 예만 가지고 대중성없는 오늘날의 철학의 문제가 모두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단적으로 말해서 요즘의 철학은 철학과엘 진학하거나, 학위를 받으려는 소수의 학생들 외의 사람들에게는 무용한 것입니다.
좀 미안한 지적이지만, 파깨비씨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철학과 대학원에 진학하려고 하는 학생들이지 그냥 철학의 내용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아닐 거라고 봐요.
이것은 뭘 의미하냐면, 철학이 여전히 진학을 위한 입시 도구 이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는 철학을 전공하는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고 그들과 이야기를 해 보면 오히려 저의 입장에 더 많이 동감을 합니다.
제 입장에 반박하고자 하신다면 하이데거의 존재론이 우리의 철학 현실에 제도적인 기득권에 합류하는 것 이외의 어떤 점에서 도움이 되는지 한번 설명해 보세요. 아니면, 철학교수들은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의 문제를 오늘의 주제로 논하던데, 저는 정말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고자 한다면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에선, 권위주의와 합리주의의 문제를 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의 입장에 반박하신다면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의 문제가 권위주의와 합리주의의 문제보다 더 우리 현실에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설명해 보세요.
둘째,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을 많이 들었을 겁니다.
각 대학에서 철학강좌에 학생들이 너무 없어서 그 강좌들이 사라져간다는 기사도 아실 거예요. 옛날에, 그러니까 80년대에 철학강좌에 사람이 많았던 것은 학생운동 덕분이었다고 생각해요. 독재권력에 대항한 정치적 운동의 이념적 기초를 마련하고, 또 상당한 학생들이 우리의 현실 문제를 마르크스주의로 대안을 찾으려 함에 따라서 마르크스주의를 대표적인 철학으로 이해하고 그것만 공부하기까지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그런 현실적 기반이 없어지니까, 철학강좌들만 '왕따'를 당하는 것입니다.
이제는 마르크스주의 역시 퇴물이 되어버렸고, 철학에서 떠들어대는 이야기는 어렵기만 하고 필요가 없는 이야기며, 우리가 고민하는 문제는 다른 문제들이기 때문이죠.
이 논쟁에 대해서 말싸움만을 목적으로 삼는다면 반론을 쉽게 펼칠 수 있겠지만, 철학을 전공으로 하는 사람이 단지 반론에 성공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앞으로 강의를 해서 먹고 살 문제까지도 생각한다면, 더 나아가서 정말 현실의 문제에 철학이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 '말'에 의한 반론만으로는 부족할 겁니다.
단순히 철학을 옹호해 보려고만 하지 마시고, 대안을 가진 반론일 수 있는지를 생각해 달란 말씀이죠.
그럼 다음에 또.
("대체로 그런 것은 인정하더라도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니다"라는 저의 비판에 대해서 이름무님은 "한두개쯤 예외가 있더라도 비판의 핵심인 한국 제도권 철학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름무님의 마지막 비판이 좀 날카로운데, "말에 의한 반론만을 생각하지 말라"고 한 것은 여기서의 반론에 성공하더라도 자신이 지적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닐 거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저는 "그렇다면 당신의 입장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달라지는 것은 뭐냐"라고 받아칠 수 있겠지만 이런 입장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이름무님의 비판은 사회현상의 문제에 기초한 실체가 있는 것이고 이런 논쟁이 의미가 있다면 그 실체의 정확한 문제점을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논쟁은 싸움을 그 속에 포함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논쟁이란 싸움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던져진 수수께끼 풀이를 위한 것, 그래서 새로운 건설을 위한 것이니까요. 답을 안다는 것은 중요하죠. 결과적으로는 제가 논쟁에서 한번 진 셈이군요.)
그러자 9월 8일에 "최" 님이 저를 응원하기 위해서 나타났습니다.
<최 : 인문학의 위기는 어디서 오는가?...>
몇가지 지적을 해보지요.
우선, 우리 사회에서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의 문제보다는 권위주의와 합리주의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는 점은 동감합니다.
그러나 간과하셨다고 생각하는 점은, 철학이란 이미 합리주의 이후의 것이라는 점입니다.
권위주의가 옳다면, 철학이란 있지도 않을 거란 점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 권위주의와 합리주의의 문제가 아직도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가 아직 철학 이전의 사회라는 증거이지요.
권위주의는 일체의 철학을 부정하는 현실이고, 철학은 바로 그 현실을 뚫고 자라나는 싹입니다.
즉 철학을 한다는 것 자체가 권위주의에 대한 반항입니다.
또한 대학생이 철학을 모른다면, 대체 무엇을 고민할 수 있겠습니까?
기껏해야 취업 고민이나 하겠지요.
철학이란 현실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해결사가 아니라 새로운 종류의 고민을 던져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철학과는 다른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은 철학이 쓸모없다는 증거는 못됩니다.
우리가 하는 고민이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증거는 되지요.
이름무님은 철학을 고민해결사쯤으로 생각하시는 듯 합니다.
그러나 철학은 고민을 덧붙이면 덧붙이지 해결해 주지는 않습니다.
고민을 해결하고 싶으시면, 아무 교회 문이나 두드리면 됩니다.
철학은 진정 고민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것입니다.
(최 님은 "철학은 스스로 고민하기 위한 것, 혹은 새로운 고민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제시하면서 이름무님의 주장에 반박했습니다. 저도 최 님의 주장에 어느 정도는 동감을 합니다만, 그 "고민"이라는 말은 개념이 좀 불명확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진지한 사색을 "고민"이라고도 부르고 정말 "고민"을 "고민"이라고도 부르거든요. 특히 대학가에서 흔히 쓰는 고민이라는 것은 "괴로와 하라"는 의미보다는 "진지하게 문제에 파고들라, 고통이 따를지라도"라고 저는 해석을 하는 사람인데, 그렇다면 그 사색이라는 것은 어떤 목표점을 가진 것이어야 한다고 봐요.
이렇게 말씀드리면 저도 어느 정도 이름무님의 비판에 동감하는 입장임을 아실 수도 있을텐데, 기본적으로 저도 철학이 현실과 어떻게든 맥을 닿고 있으며 그래서 "객관적인" 활동의 기준을 가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단 각설하고, 최 님의 주장은 새로운 차원의 비판을 제시한 것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확실히 어떤 구체적인 해답을 주는 것은 "일반적 과학"이라고 주장하죠. 철학은 이에 대해서 비판하고 반성할 뿐이라고들 합니다.)
이에 약 한달이 지난 10월 6일에 이름무님이 반박을 하셨군요.
<이름무 : 지적에 대한 제 생각>
오랜만입니다. 지적하신 부분에 대해서 답변을 해 보죠.
<1> 먼저 철학이란 합리주의 이후의 것이라는 점, 그래서 철학을 한다는 것 자체가 권위주의에 대한 반항이라는 주장에 대해서 말씀드리죠.
그 주장에 동감해요. 하지만 제가 말하려 했던 것은 그러한 철학 적인 토론의 장에서도 권위주의가 팽배하기 때문에 철학 자체가 안된다는 것, 그것이 한국의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교수들이 모이는 학회에 가 보세요. 거기에 논쟁이나 대화, 토론 은 없습니다. 준비된 의식만이 있죠.
많은 부분, 대학원생들의 수업에서도 토론이나 논쟁이 없어요. 일방적인 강의가 있을 뿐 입니다.
그래서 철학 자체가 안된다는 것이 제 주장입니다.
첫번째 지적하신 내용은 촛점을 잘못 잡으신 것 같군요.
<2>대학생들이 철학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하셨는데, 저도 역시 같은 생각이예요.
제가 주장하는 것은 대학생들이 배우는 것이 서양의 철학자들의 사상을 주입식으로만 외우고 그것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도록 배려하지 않기 때문에, 특히 대화하고 토론하지 않기 때문에 대학생들이 철학 지식을 외우는 것이지 철학 을 공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 제 생각이예요.
역시 지적하신 부분이 논점을 빗나갔다고 생각합니다.
<3> 철학이 고민해결사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역시 같은 생각이죠.
하지만 철학은 무엇을 고민해야 할지에 대해서 과제를 주는 것, 이것이 일종의 해답일 수도 있어요.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런 훈련을 하는 것이 철학일 수도 있죠. 문제는 뭐냐하면 내가 철학이 해답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서 비판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철학 현실에서 생각할 거리로 던져주는 문제들이 실제로는 생각할 가치가 없는 남의 문제들, 죽은 문제들이라는 것이죠.
더 나아가서 진정 생각해야 할 우리의 문제들이 우리의 철학 속에서 제기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역시... 논점을 빗나갔다고 생각해요.
(이름무님의 반박을 보면 전체적으로 최 님의 지적이 논점을 빗나갔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최 님은 철학이 고민을 던져주는 학문이라고 주장한 반면에 이름무님은 철학이 던져주는 그 고민이 우리의 것이어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죠. 약간의 동문서답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름무님의 이전의 주장들을 보았을 때 철학이 우리의 문제에 눈을 돌리지 않고 사대주의에 빠져있다는 것이므로 이 점에서는 이름무님이 이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화나 토론이 없다는 것을 이름무님은 비판하고 있는데, 최님은 철학이 역시 필요하다라고 주장했으므로 이 점도 서로 논점이 빗나간 것 같네요. 전체적으로는 문제 제기를 이름무님이 했고 주장이 대체로 일관되므로 이에 대해서 비판하는 최 님의 논점이 빗나간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한편, 강력한 이름무님의 주장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도전장을 내민 분이 있었습니다. 이 분은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지 토론실 게시판에 글을 싣지 않고 자신의 홈페이지에 긴 글을 수록해서 반박했습니다. 제가 그 글이 진지하게 쓰여졌다고 생각해서 토론실 게시판에 옮겨서 실었습니다. 아무개님의 사이트에는 9월 15일까지, 그리고 저는 이것을, 그것이 삭제되기 전인 8월 31일에 옮겨 실었습니다.
<아무개 : 이름무씨에게: 다시합시다.>(8월 31일 글입니다.)
'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쉬운 답은 없습니다; 그러한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에게는 철학개론강좌의 수강이나 철학개론서의 일독을 권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철학이란 어떤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선결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우리'는 누구를 가리키는지, 그들은 어떠한 필요에 직면해 있는지, 그들은 이제껏 어떠한 철학을 접하였으며 왜 철학을 그 해결책으로 간주하는지, 등의 질문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당신은 무엇인가에 관한 궁금증을 어떻게 해결합니까?
더러는 낯선 사람에게 묻기도 하고, 부모 형제 친구에게 묻기도 하고, 특정 분야의 전문인에게 도움을 받기도 하고, 서적이나 기타 정보매체를 이용하기도 하지않읍니까?
저마다의 궁금증도 다르고 해결책도 다리리라 생각합니다. 현대철학이 이미 수학, 물리학 못지 않게 전문적이고 기술적이라는 점, 그래서 그것이 전문철학자 이외의 사람들이 이해하기에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 그래서 그것이 나의 문제의 해결에는 어떤 도움도 될 수 없는 특정 사회계층의 언어유희에 불과하다고 느낄 수 도 있다는 점, 등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쉬운 수학, 쉬운 물리학을 요구합니까? 앞으로 수학이나 물리학은 당신이 철학이 쉬워지길 바라는 만큼 쉬워져야 합니까? 당신이 과거에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했고, 그 배움에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면, 당신은 이제 자신의 실력에 만족합니까? 이미 세상이 다 아는 피아니스트가 됐읍니까? 벌써 실증을 느꼈읍니까? 수학에 자신이 있고 또 재미있다고 느꼈다면 수학자가 됐읍니까? 당신은 적분을 배운 후 산수를 배웠나요?
어느 교과과정이든 그것이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가장 합리적으로 짜여졌을 거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나는 걷기도 전에 날고만 싶었던 기억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굳이 그런 문제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그 다음으로 넘어가지 싶은 이기심으로 또는 저 방법보다는 이 방법이 더 나은데 하는 오만으로 말입니다. 까뮈의 이방인을 시작으로 하여 철학에 입문했던 나는 나에게 점차 스며들어오던 그 분석 철학이라는 방법이 싫었고, 때로는 허무맹랑하고 대개는 무미건조 하다고 느꼈던 현대 영미철학의 여러 주제들이 싫었고, 고리타분한 고대희랍 중세 그리고 근대철학사가 싫었고, 무엇보다도 교수들이 저주토록 싫었습니다.
그러다가 시, 산문, 소설, 등의 문학을 대하는 것이 반대로 역겨워 지기 시작했고, 명쾌한 언어의 현대 영미철학의 주제들을 다룬 철학서나 논문들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현대 영미철학의 대가들을 신처럼 추앙하며 나의 직관을 따르기 보단 그들의 논리에 굴복했고, 그들의 지성에 감탄하며 나의 무지 및 무능에 한탄도 했었습니다.
대학 4년만에 머리에 든 지식은 별로 없고 또 있다하더라도 대인관계에 도움이 되지않았읍니다.
그러다가, 후에 느꼈습니다: 철학도 학문인 한에는 습득되어야만 할 전문 지식이 있다는 점을. 그리고 그러한 지식이 나도 모르게 내 안에 축적되어오고 있었다는 것을. 이제는 그들의 권위와 논리에 감탄하기보다는 나의 직관을 근거로 하여 그들의 철학을 비평할 수 있는 자신감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나를 가르친 교수들은 소수를 제외하고는 헛소리하는 경멸의 대상에서 위대한 존경의 대상으로 그리고 급기야는 나의 창조적 직관을 저해하던 - 그래서 내가 자신을 지지리도 못났다고 생각하는데 공헌한 - 스트레스 받은 노협작꾼으로 전락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들에게 감사합니다; 그들은 나를 가르치는데 성공한 훌륭한 교육자들입니다.
누구는 짜장면을 좋아하고 누구는 피자를 좋아하듯이 저마다 자신만의 철학적 성향이 있으며 그 성향은 그의 철학 하는 방법이나 그에게 관심이 되는 주제들을 틀 지어 준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모든 철학도가 칸트를 좋아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가 다룬 주제나 그의 연구결과를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 또 그것에 동의하고 동의하지 않는 것은 보다 더 깊은 탐구로의 동기를 얻을 수 있는 기회일 따름입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가 자신의 주제들에 관하여 연구했던 그 사고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만약 내가 그의 철학의 한 귀결에 반대한다면 나 또한 그 만큼의 날카로움으로 그의 논증에 메스를 가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그렇지 못하다면, 결국 내가 칸트의 철학을 좋아하거나 싫어하고, 그에 동의하고 반대하고 하는 것은 나의 감정의 표현에 그치는 게 아닐까요.
당신은 무엇인가에 관한 궁금증을 어떻게 해결합니까?
타인이 칸트에 빠져있든, 쌍둥이 지구에 빠져있든, 또는 (성적)자위의 철학을 연구 중이던 신경쓰지마시고, 먼저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궁금해 하는지 물어보세요. 쌍둥이 지구에서 쌍권총차고 쌍두마차 달리며 칸트가 아무리 자신의 윤리철학이 옳다고 속삭여도 적절한 상황에선 공리주의의 맹신자처럼 행동하지 않을 수 없을지도 모를 당신은 한국의 여성이 일본에서 수입된 자위기구를 인터넷으로 구입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당신 자신만의 주제를 찾지 못하고 어째서 열심히 철학하는 타인들을 현실에 기여하지 못할 궤변을 늘어놓는 사기꾼으로 매도하려합니까?
가까운 친구에게 무언가를 묻고, 그의 시원치 않은 답변에 실망한 경험이 있는지요?
친구는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라고 하고 당신은 그에게 조금더 얘기해보자고 하던 경험은 없읍니까?
마치 서로 공을 주고받는 재미가 없는 초보자와의 테니스나 탁구 경기처럼 말입니다.
누구는 가능한 경우의 수를 기껏 해야 하나 밖에 말 못하는데, 누구는 둘 또는 셋을 말할 수 있는 경우. 바로 그거예요. 퍼즐을 놓고 꼭 풀어내겠다고 밤을 지새는 그 인내. 뱅크 (bank)는 은행이라고만 알고있는 친구에게 기어이 사전을 펼쳐서 뱅크 (bank)는 동음이의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
철수가 무엇은 이차저차 한 것이다 할 때 그 것은 이차저차하여 앞차뒷차하다고 영희가 말하고 그에 바둑이가 실은 이차저차하여 앞차뒷차하니 정작 윗차아래차하다고 말하는 것. 한 걸음씩 문제의 해결에로 다가가는 것.
이것을 알아차릴 수 있는 머리라면 당신도 철학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이미 철학을 하고있읍니다.
당신이 소피스트의 궤변이니, 철학의 사회성을 운운 하니까 일견 현사회에 밀접하다고 생각되는 논제 두 가지를 일러주겠습니다. 아래의 문제들은 둘다 최근에 신문지상에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당신이 알고있는 철학적 방법으로 연구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법적, 윤리적, 의료적, 사회적, 문화적, 등 기타 관점에서 연구가 가능합니다:
(1) 개고기는 합법화되어야 하는가? (어느 정치가의 수준에 머물지 말고 철학적으로 위의 논제가 포함하는 제 문제들을 고려하세요.)
(2) 금치산자들에 대한 불임시술은 옳은가?
당신이야말로 철학 하는 길을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합니다.
나는 당신에게 중고생을 위한 김용옥 선생의 철학강의 (김용옥, 통나무 1989)를 권합니다. 그 책은 기존의 철학 텍스트북 (textbook)과는 사뭇 거리가 멀지만 바로 거기에 그 책의 위력이 있습니다. (그 책에서 공시적 통시적 철학공부 방법론만 건져도 당신은 행복할 수 있습니다.) 플라토, 아리스토텔레스, 아퀴나스, 로크, 바클리, 흄, 칸트, 프라게, 러셀, 사르트르, 카뮈, 어스틴, 등 여러 서양철학자들은 분명 철학서를 저술하였지만, 그들이 대상으로한 독자는 전문철학자나 일반인에 관계없이 철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철학서는 가급적 많은 사람들에게 이해될 수 있도록 명확히 쓰여져야 하지만 쉽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 책은 요즈음의 많은 철학 택스트북에게는 해독제입니다. 미국의 유명 과학잡지 사이어티픽 아메리칸 (Scientific American)과 디스커버 (Discover)는 그 독자층을 과학에 관심 있는 일반대중으로 하고 있습니다. 과연 그들 잡지의 논설은 당신에게는 쉽기만 할까요? 그것을 이해하기 위하여 당신은 어떤 준비와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타인의 사고의 흐름을 잡는다는 점에서 어떤 분야에 있어서건 간에 그 대강에 있어서는 같은 능력이나 기술을 요하는 것이 아닐까요?
대학생이라면 누구나가 갖추어야 할 바로 그 비판적인 사고 (critical thinking) 능력 말입니다. 미국에서는 당신이 어떤 분야를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던지 Doctor of Philosophy 입니다.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철학의 사회성을 논하고 싶다면 보다 더 진취적인 담론을 위하여 "철학의 사회성" (김용옥, "철학의 사회성", 도올논문집, 통나무 1991)이라는 논문을 권합니다. 명쾌한 그의 언어를 쉽다고 착각하는 것이 이 사회가 앓고 있는 또 하나의 병입니다.
아울러 Douglas J. Soccio, How to Get the Most Out of Philosophy, Wadsworth Publishing Company 1995 를 권합니다. 미국철학회 (American Philosophical Association)에서 발표한 "The Philosophy Major"라는 글도 참고 하십시오: URL은 http://www.apa.udel.edu/apa/publications/texts/ 입니다.
(네... 어떠세요? 저야 응원군을 만났으니 반갑긴 하지만 몇가지 문제가 있네요. ";"라는 기호(즉 이른바 "세미콜론")은 우리 국어에서 쓰는 기호가 아닌데 많이 쓰셨네요. 국어를 올바로 쓰는 습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국어사랑에 좀 편벽증이 있어서리. 그리고... 조금 아쉽다면 아무개님이, 뭐랄까, 마치 철학 교수님이 학생을 대하듯이 "이것도 좀 보고, 저것도 좀 보고 나서 찾아와라" 이런 투로 말했다는 거죠. 토론에 적절한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체적으로 논지는, "전문 영역도 그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으므로 너무 쉽기만 바래서는 안된다는 것", 그리고 "철학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는 것" 등으로 요약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이름무님의 비판에 정확한 반박이 되는 것 같지 않군요.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세요?)
그러자, 약 한달 이상이나 지나서 이름무님의 반박이 있었습니다. 10월 6일이었습니다. 다같이 한번 보시죠.
<이름무 : 아무개님에 대한 답변>
오랜만에 오니, 여러분이 의견을 주셨군요. 감사는 한데, ... 일단 제 주장을 해 보죠.
위 아무개 님의 주장이 성실하다는 파깨비님의 생각에 저는 조금 반대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권위적이예요. 뭔가 위에서 내려다 보면서 이야기하는 투... 이건 사견이니까, 일단 접어둘까요?
<1>일단 철학개론을 들어보라고 했는데, 이건 우스운 얘기입니다.
나도 철학 개론, 철학 전공강좌들을 다 들어보고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해 봤어요.
대학원에서는 과를 바꾸면서까지 철학을 공부했구요. 제가 제기하는 반론은 다른 전공자들이 같이 느끼는 것임을 확인하고 여기서 제기하는 거예요.
나름대로 철학을 열심히 공부하셨겠지만, 상대가 철학을 알지도 못하면서 가볍게 주장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권위주의적인 태도라고 생각해요.
<2> 어려운 철학에도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셨는데, 제가 생각할 때, 제 표현이 잘못되었기 때문이겠지만, 내 주장을 잘못 이해한 것 같군요.
난 철학이 단순히 어렵기 때문에 가치가 없다고 주장하지 않아요.
내가 주장하는 것은, 그 내용이 우리의 현실과 무관하고, 쓸모 없 으면서도 그러한 진실이 어렵고 전문적인 철학적 표현들에 가려져서 많은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다는 거죠.
대학원 과정에서 철학을 열심히 공부해 보고, 어려운 표현들과 원서를 읽어보고 그 의미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나서 결국에 그것들이 전부 우리 삶과 별로 상관없는 오해의 덩어리라는 것을 알았을 때의 허탈감을 아무개씨는 아마 모를거라고 생각해요.
그나마 내가 관심있었던 것 역시 분석철학이었는데, 분석철학은 방법론에 가깝기 때문에 우리의 현실과 서양의 현실 차이가 커도 좀더 큰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하이데거나 헤겔의 철학은 어떤가요?
그것을 우리말로 읽어보면 아주 어렵지만, 독일어 원서로 읽어보면 훨씬 뜻이 분명하고 쉽습니다.
그것들을 독일어에 기반해서 독일인들의 철학적 문제를 다룬 것들이죠.
거기에 보편성이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것만을 애지중지 받들고 한국의 현실에 억지로 적용시켜 보려는 노력은 애처로울 뿐이고, 그런 노력마저 하지 않는 사람들은 빈대에 불과하다고 봐요.
이런 주장은 교수님들도 가끔 하시는 말씀이죠.
상대의 주장에 대해서 지적할 때는 논점을 정확히 이해해야 말에 힘이 실릴 거예요.
결국, 산수, 수학 등에 대한 비유가 쓸모없는 말이 되었잖아요? (이게... 인신 공격에 해당할까?)
<3> 철학을 공부하면서 겪은 고뇌들을 진지하게 말해 주었긴 하지만, 그런 과정은 누구나 거치는 거죠.
아직은 경험하지 못했겠지만, 대학원 과정에서 한번 열심히 공부해 보세요.
내가 여기서 지적한 문제들이 훨씬 가슴에 다가올 거예요.
그리고 이런 나의 말투가 기분 나쁘다면, 아무개씨도 어떤 사람이 단지 공부를 한 양이 적어 보인다고 해서 "모르면 가만히 있어"라는 투로 말하지 말고, 그 사람이 말하는 바에서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옳은 것은 인정해 주는 태도를 가져 보세요.
오히려 철학 교수님들이,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질문하면 그 질문 하나하나 를 잘 이해하고 답변하려 하고, 또 그들이 전혀 엉뚱한 주장을 해도 하나하나 이유를 들어가면서 반박을 하시죠.
그냥, 좀더 공부해 봐라-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이 더 존경스러워요.
<4> 칸트 얘기에서 칸트가 생각한 주제와 그 사고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 전적으로 동감해요. 내 주장도 바로 그런 거죠.
칸트가 왜 그런 문제에 대해서 생각하고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알아서, 우리도 칸트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문제를 칸트가 방법을 채택한 방식으로 우리의 방법을 채택해서 철학을 해보자.
그러기 위해서 칸트를 열심히 연구하는 것도 좋다라고.
하지만 내가 주장하는 것은 실제로 학계에서 연구하는 것은 그냥 칸트 최고다, 칸트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그치는 일이 많다는 것, 더 나아가서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런 식으로 흘러서는 안된다는 거죠.
실제로 내가 사실을 잘못 파악한 것일 수는 있겠지만 내 주장이 근본 적으로 틀린 것 같지는 않아요.
<5> 나는 타인이 무엇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지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아요.
나는 우리 사회가 무엇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거예요.
철학계에서 많은 교수들이 연구비를 지원받아 가면서 글을 써서는 외국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얻지도 못하고, 또 그 자체로 기술발전이나 다른 객관적인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 하지도 못한다면, 그것은 국민의 혈세, 혹은 사회적 재산을 낭비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보죠.
국민의 혈세로 지어지는 공사가 부실공사가되는 것을 보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옳다면 저의 주장들도 가치있는 거예요.
흔히 남의 주장에 대해서 반박하는 것은 공격적인 성향으로 비치고 그래서 무조건 나쁜 것만으로 냉대받는 분위기 때문에 부정부패 와 안일이 자꾸 커진다고 봐요.
사기꾼들에 대해서는 사기꾼이라고 분명히 말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내가 철학을 공부하면서 얻은 것 중의 하나예요.
<6> 여섯번째 언급은, 좀 거만한 이야기죠. 상대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철학을 열심히 공부하셨겠지만 대학원 과정에서 조금 더 전문적으로 공부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그리고 나머지 이야기들에서도 같은 생각인데, 김용옥이란 사람의 글이나 생각이란게 천박한 저널리즘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현학적인 철학의 용어들로 장사하는 수준임은 대부분의 철학교수들 이 인정하는 바죠.
그런 책들을 읽으면서, 그리고 권하면서 기성 철학계의 풍토를 옹호한다는 아무개씨의 주장은 다소 모순적 인 것으로 보여요.
그런 수준에서 하는 공부 말고, 좀더 전문적인 공부를 한 2-3년 정도만 열심히 해 보세요.
그러면 제 주장이 좀더 납득할 수 있는 것으로 비치리라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다면, 각 전공분야에서 언급되는 내용들에 대한 세부적인 것들 을 따지면서 논쟁해야 할텐데, 아마 따라오기 힘들 거예요.
예를 들어 심리철학에서 감각질 문제의 현대적 쟁점들, 혹은 윤리학에서 롤즈 이론의 자본주의적임과 사회주의적임의 문제, 반성적 평형의 방법론이 윤리학적 방법론에서 차지하는 비중, 혹은 구성주의적 철학이 현대철학 에서 갖는 의미, 양상논리에서 가상세계들의 설정관계가 재귀적인가, 추이적인가, 대칭적인가 하는 모형의 문제 등에 대해서 공부를 해 보면, 그런 것들이 그렇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 회의하게 될 거예요.
그럼, 일단 답변을 마치고, 또 아무개씨의 논변을 기다려 볼까요?
(아니나 다를까, 이름무님이 대뜸 아무개님의 태도에 대해서 권위주의적이라고 비판을 했죠. 그리고는 보다 전문적인 철학적 주제들에 대한 언급까지 했습니다. 그 정도를 보면 이름무님도 철학과 대학원을 다녔든지, 아니면 부전공에 가까울 정도로 강의를 많이 들었든지 둘 중의 하나인 것 같아요. 하지만 옥의 티를 찾아 보자면, 양상 논리에서 문제시되는 것은 "가상세계"가 아니라 "가능세계"죠.(죄송합니다. 인신공격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서로의 논지들이 길고 복잡해서 제가 장황하게 정리하기는 좀 그런데, 여러분들이 읽어 보시면 대체로 이해하실 거라고 믿습니다. 특히 기존 학계의 교수님들이 무시하는 김용옥씨의 이론을 옹호한 아무개님의 입장에서 모순을 끄집어 낸 것은 재미있을 정도로 절묘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체적인 논지는 "철학이 어렵더라도 그것은 필요한, 쓸모있는 어려움이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비판적인 입장에 대해서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지만 말았으면 좋겠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두번째 주장은 제가 옹호하고 싶은 것이군요. 비판적이고 공격적인 주장이 없으면 치열한 토론이 없으니까요.)
여러분, 어때요? 재미있습니까? 좀 힘들죠? 힘들면 잠시 쉬었다가 다음 토론으로 넘거가시구요, 다음에는 다시 또 제가 이름무님에게 반박했다가 얻어맞는 장면도 나옵니다. 기대 하세요.
<기존의 토론 정리4>
지속적으로 이름무님은 강력한 비판을 가해왔고 이를 막고자 하는 여러분들의 노력 앞에서도 적어도 제가 판단하건대는 굴하지 않고 우세를 보여왔습니다. 이에 대해서 최님과 제가 새로이 반론을 한번 해 보았구요, 항상 반대자만 있었던 이름무님에게 응원군이 나타났습니다. 아니 응원군이라기 보다는 그냥 응원자라고 봐야겠네요. 논쟁에 참여하지는 않았으니까. 자 기대해 보시죠.
10월 11일 최님이 이름무님의 주장에는 동감하면서 그 자극적이고 비판적인 기조에 대해서 반대를 걸었습니다.
<최 : 이름무님에게>
이름무님의 생각은 저나 다른 사람과 그렇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이름무님의 글이 공격적이기 때문이겠죠.
이름무님은 철학의 필요성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절감하고 있습니다. 이름무님이 절망하고 있는 것은 한국의 철학과에서 벌어지고 있는 철학의 현상이지요.
사실 이름무님이 지적하신 사항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끼는 문제입니다.
그런데도 개선의 여지가 거의 보이지 않고 있지요.
그래서 이름무님이 제도권 철학에 대해서 약간은 지나칠 정도로 공격적인 것입니다.
저는 이름무님의 지적에 대부분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도권 철학에 대한 이름무님의 공격이 너무 심하다고 여겨져서 조금만 변호를 해 보도록 하지요. 참고로 저는 철학과와 상관없는 사람인 것을 알려 드립니다. 그러므로 문외한이 헛소리한다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도권 철학이 실망스러울지라도 그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제도권 철학은 주로 외국 철학자들에 대한 소개와 해설이 업입니다. 물론 이것은 불만스럽지요. 그러나 과연 우리가 외국 철학자들의 철학을 모르고서 자신의 철학을 한다는 것이 가능합니까?
이름무님이 철학을 공부하셨다면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역사의 맨처음에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과거의 위대한 철학자들에 대한 공부 없이 스스로 철학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만용일 뿐입니다.
게다가 우리의 모든 현실이 서양에서 건너온 것의 변형일진대 우리의 현실을 규정하고 있는 서양 철학을 공부하지 않고서 우리 현실을 이해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만용 그 자체입니다.
소개와 해설은 꼭 필요한 작업이며, 그나마 이루어지는 것은 철학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즉, 내 생각은 철학과는 해야 할 일을 전부 다 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것이 철학과에서 이루어지는 일을 부정해야 할 이유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이정도로 하지요.
저는 철학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모르지만 철학과가 하는 일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이 철학과 무용론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최님이 굉장히 조심스럽게 반론을 해 주셨죠? 일단 동감을 하고 그러면서도 철학과가 하는 일이 충분하지는 않지만 그나마 의미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 주 논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름무님의 공격적인 태도를 좀 꼬집었죠. 철학의 문외한이라고 주저하시면서 말씀하셨지만,그건 아마도 앞에서 아무개님의 반박에 대해서 이름무님이 전문적인 영역과 용어까지 사용하면서 강력하게 비판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최님처럼 그런 구속에 얽매이지 않고 조심스러우면서도 날카롭게 지적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서 10월 26일에 이름무님이 반박을 해 주셨군요. 정확히 보름만이군요.
<이름무 : 최 님에게>
안녕하세요? 제가 답변을 드리죠.
최 님이 말한 것처럼 나도 기존 철학계가 하는 일이 전적으로 불필요하다고 주장하지는 않았습니다.
난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 거예요.
외국의 철학적 이론들을 소개하고 주석을 다는 작업도 가치가 있지만 거기에만 그쳐서는 안된다는 것, 특히 그것이 주된 본업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거죠.
그런데 실제로 기존의 철학계에서는 내적인 권위를 무기삼아 새로운 주장을 하는 것을 많이 가로막고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학술회의에 가서 논의하는 것을 들으면 거기에 얼마만한 권위와 위엄이 도사리고 있는지, 그래서 왜 새로운 철학적 주장들이 나오지 않는지를 알 수 있죠.
저도 우리의 주어진 여건을 고려할 때 서양의 철학을 소화하는 작업이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거기에 매달려서 새로운 주장을 못하도록 막는 분위기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거죠.
저는 그 부분을 강조하는 것인데, 젊은 학자건 늙은 학자건 새로운 자기 주장을 할 때 기존의 철학교수들이 당장에 하는 말이 이런 것일 겁니다.
"당신이 얼마나 공부를 했다고, 특히 이런이런 것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그런 말을 하느냐? 가서 책 좀 더 읽고 와라." 이런 것.
제가 공격적으로 말하고 있다는 것 역시 인정합니다.
하지만 인신공격과 같은 반칙이 없다면 사과할 문제는 아닐 겁니다.
왜냐하면 우리 분위기에서는 지나치게 온건하게만 토론해서 토론의 성과가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기 때문이죠.
토론의 태도가 공격적이라는 것은 자기 주장이 강하고 남의 오류를 실랄하게 공격하는 것일 때, 오히려 건설적일 겁니다.
저도 저의 주장에 대해서 다른 분들이 공격적으로 답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이른 바 "열띤 토론"이 필요하다면요.
(아니나 다를까, 이름무님은 자신도 최님의 의견에 동조한다, 다만 자신의 주장의 핵심은 제도권 철학이 외국 철학을 소개한 것이 의미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만 그쳐서는 안되며 특히 그것이 권위에 의한 압력에 의해서 새로운 시도를 막는 것이면 안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최님의 조심스러운 반박도 약간 목표를 빗나간 셈이 되죠? 그리고 공격적인 태도에 대해서도 역시 시인하면서 하지만 그것이 토론에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여기엔 저도 동의해요. 어쨌든 여전히 이름무님은 강세군요.)
저 파깨비도 제도권 철학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지라 저의 입지를 옹호하지 않을 수 없어서 나서 보았습니다. 10월 29일이었죠. 한데, 그만 실수를 해서 역시 깨지고 말았어요. 살펴보도록 하죠.
<파깨비 : 비판도 좋지만 대안도 필요하죠 >
안녕하십니까? 파깨비입니다.
이 곳에서 열띤 토론에 참가해 주시는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한국 철학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 이름무 님의 주장에 어떤 부분 동조를 하면서도 동시에, 비판이 정도를 넘어서 설득력이 없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여 반론을 펴 보겠습니다.
긴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저는 간단하게 반론을 해 보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철학이 하나의 대화가 되어야하는 것이지, 많은 지식에 대한 강의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먼저, 이름무님의 주장대로 한국 철학계의 문제점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그 대안을 물을 수 있습니다.
즉 무언가가 잘못되었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를 말하기는 너무 어렵죠.
대안없이 잘못되었다고만 추궁한다는 것은 다소 무책임한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여쭈어 보죠.
한국 철학이 현실의 문제에 대해서 좀더 밀착해서 발전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가? - 이에 대해서 답변을 기다립니다.
둘째, 조금씩 기성 교수님들이 앞장서서 한국적인 철학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군요.
이 홈페이지에 자료를 보강하고 싶습니다만, 아직 못했죠, 이명현 교수님의 "신문법"이라는 책도 그렇고 정대현 선생님의 "맞음의 철학"이라는 책도 그런 내용이라고 봐요. 이러한 기성 교수님들의 시도가 역시 잘못된 것인지, 어떤 점에서 잘못된 것인지, 발전 방향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여쭙고 싶습니다.
셋째, 좀더 발전적으로 말하기 위해서, 기존의 철학을 전공으로 공부하셨다니까, 기존의 철학 중 어느 부분이 가치있다고 생각하고 어느 부분은 우리에게서 좀더 멀다고 생각하는지 의견을 묻고 싶습니다.
일단 대답을 듣고 계속 논쟁할까요?
(저의 주된 전략은 비판에 대한 대안을 지적한 것이죠. 주로 대안없는 비판은 가치가 없기 때문에 이름무님의 뒤면에서 역공을 시도해 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만약을 위해서 기존 교수님들의 시도들, 즉 우리 철학을 위한 시도들을 예를 들어 보았습니다.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이에 대해서 이름무님은 어떻게 반론했는지 기대가 되시죠?)
잠깐 날짜는 10월 29일에서 10월 20일로 되돌아오지만 논쟁과는 직접 상관이 없기에 여기에 놓아 보았습니다. 서석주님의 이름무님에 대한 응원이죠. 이름무님을 마음으로 지원하는 분이 나타난 것입니다.
<서석주 : 열띤 토론의 장이네요. ^_^! >
저는 23살의 대학생입니다. 철학과하고는 영 상관이 없는 그런 학생이죠.
전 철학과 역사에 관심이 있어서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여기까지 왔습니다.
철학초보라서 소피님(?)께서 올려놓으신 글들을 저장 해놓고 돌아다니다 이름무님의 "한국철학의 모순과 문제점 및 대안(논점이 맞나요?)" 에 대한 글로 토론하시는 글을 읽고 이렇게 몇자 올립니다.
이름무님은 참 통쾌하게 글을 쓰시네요.
논리도 정연 하신것 같아요. 읽다보니 시원한 느낌이 들었어요.
잘은 모르지만 저도 우리나라의 권위주의적 사고가 너 무 싫거든요.
특징은 비단 철학쪽만 아니라 어느곳에 나 편재해 있다고 전 생각해요.
다만 그것이 덜하고 더하고의 차이일 뿐이죠.
그이상은 저의 지식이 짧기 때문에 더 말할수가 없구요 파깨비님과 아무개님 최님 의 의견등을 더 듣고 싶네요. 글을 올려주셔서 부디 저의 사고관을 넓혀주세요.
그리고 진실한 토론의 장 이 될려면 서로의 신분은 밝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요.
왜 서로 아무개니 최니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신 분을 밝히고 나서 서로 토론을 하게되면 거기에 섞여 있는 감정은 다소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데요.
이렇게 잘못가면 서로 비방하는 글로 전락되지 않을까 염려가 ...^_^!
물론 철학하시는 분들 이시니까 다소 안심은 되지만요. ^^!
토론은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는 가운데 자기의 생각을 펼치는 것이라 생각해요.
앞으로 종종 와서 토론의 진전사항 지켜보겠습니다. 다들 힘내세요. (형님들의 사고가 부럽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개인적 생각은 그런 모순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이름무님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진정한 바른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문제를 지적하긴 쉬워도 고양이목에 방울달 사람들은 극소수뿐이죠. (지행합일이 아쉽죠. ^^!)
저는 그런 방울 다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럼 항상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석주올림 ^_^!
(23살의 대학생이라 밝힌 서석주님은 이름무님의 논리와 화끈한 주장에 응원을 보냈고, 앞으로 계속 지켜 보겠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이름무님에 대해서 응원을 보냈기는 하지만 논쟁을 누군가가 관심가지고 지켜본다는 말씀은 논쟁에 참여하는 분들에게 기운을 더해 주죠. 제가 오히려 고맙군요.)
한편, 이러한 응원에 힘을 얻었는지 어떤지, 저의 반박에 대해서 역시 이름무님이 그 강력한 재반박의 대포를 쏘아댔습니다. 저는, 지금 생각해도 확실히 당했다고 생각해요. 한번 보시요. 11월 15일이었습니다.
<이름무 : 대안을 묻는 파깨비님에 대한 답변 >
오랫만에 오니 파깨비님이 저에게 질문을 던져 놓았군요. 제가 답변을 드려 보죠.
먼저 대안을 물으신 의도는 좋지만, 이건 파깨비님의 실수가 아닌가 싶어요.
원래 철학은 대안을 제시하는 학문이 아니거든요, 제가 알기로는.
대안을 제시하는 학문은 일반적인 과학입니다.
철학은 이미 헤겔이 "미네르바의 올빼미"라고 표현했듯이, 모든 과학적 작업이 이루어진 후에, 해가 진 후 날아오르는 올빼미처럼, 뒤늦게 반성하는 작업입니다.
파깨비님이 이 토론실을 철학 토론실로 이름붙여 놓았듯이 여기서 이루어지는 토론들이 철학이어야 한다면, 대안을 묻는 질문은 이 토론이 철학적 토론이기를 거부하는 것, 즉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굳이 대안을 말하라고 한다면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제가 뛰어난 철학자가 아닌 이상 제가 대안을 제시한다는 것이 곧 하나의 구체적인 철학 내용을 제시하는 것이어야 하므로 내게는 불가능한 것일 겁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대안을 제시할 수 있죠.
어떤 활동이 우리에게 필요한가? 즉 한국적 현실에 적합한 우리의 철학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어떤 반성과 노력이 필요한가?
이에 대해서 저는 기득권을 쥔 제도권의 철학자들이 자신의 분야만을 절대적으로 권위있는 것으로 감싸려해서는 안되며, 우리의 현실에 참여하는 많은 사람들이 철학적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저의 대안이죠.
그런 점에서 이런 토론실도 의미가 있다고 봐요.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내가 열심히 참여해서 토론하는 거구요.
둘째로, 기성의 교수들이 우리의 철학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은 내가 익히 알고 있던 바가 아니라서, 알려주신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성과는 부족하고, 너무 느려서 현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것은 특히 많은 사람들에게 열려있는 철학이 아닙니다.
철학이 좀더 대중화 될 필요가 있습니다. 마치, 미국이나 독일의 유명한 철학자들의 주장과 책을 대중들이 읽고 그에 공감하고 토론에 참여하듯이.
우리 철학교수님들의 책은 너무 어려워요. 왜 많은 사람들로부터 떨어지려고 하죠?
셋째로 기존의 철학에서 의미있는 부분들과 우리에게 무의미한 부분들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려 보죠.
특히 논리학이나 동양 철학, 그리고 윤리학은 우리 현실에서 특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서양의 인식론과 심리철학, 그리고 존재론 등은 우리의 사고방식과 너무 상이하고, 우리의 현실을 반성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키는 면이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일단, 어느 정도 답변이 되었나요?
파깨비님의 답변을 듣고 또 의견을 제시하죠.
(철학이 비판을 주 내용으로 하며 대안을 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은 저도 잘 알고 있으며 모든 철학하는 사람들이 공감하는 바이기 때문에 저의 실수를 날카롭게 파고 든 이름무님에게 확실히 이점에서 졌다고 볼 수 있겠죠? 그리고 그 승기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 굳이 대안을 말하셨네요. 그리고 제가 제시한, 만약을 대비한 무기인, 기성 교수님들의 한국적 철학 작업에 대해서도 토를 달아서 반박하셨군요. 하지만 이건 제가 쉽게 양보하고 싶지 않네요. 한국적 철학을 건설하는 작업도 한걸음씩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거나, 혹은 그것만이 가능할지 모른다면, 그 의미를 너무 축소할 필요가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최근에 이름무님이 자신의 입장을 지지하는데 도움이 될 조선일보 기사를 보내 주셨습니다. 이 기사를 제가 정리해서 싣습니다. 출처를 밝히면서요. 참고해 주세요.
참고 자료 : 암호문같은 글쓰기는 지적 사기다.(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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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여기까지가 한국 철학의 위상, 특히 제도권 철학의 문제점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토론과 논쟁 현황입니다. 앞으로 이를 확인하신 분들은 역시 열띤 논쟁에 참여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논쟁은 단순한 말싸움이 아닌 객관적인 기준이 있는 게임이며, 그 논쟁은 처음에 제가 토론실을 열면서 염려했던 것과는 달리 상스러운 욕이나 인신공격이 난무하는 장으로 바뀌지 않았습니다. 충분히 의미있는 토론의 장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의미를 아무리 줄여 보더라도 그 토론을 통해서 우리 모두가 함께 사고의 깊이와 폭을 늘여나가고 날카로운 비판능력을 함양할 수 있다는 것은 쉽게 받아들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장 부터는 기존의 토론 중에서 몇가지 다른 주제들에 대한 논쟁들을 정리하겠습니다.
여기까지 읽어 주신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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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향연" 강의를 듣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