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나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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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의 풍요와 판단자료의 빈곤 - 선거운동을 바라보면서
글쓴이: 장양우   날짜: 2002.06.10. 13:46:47   조회: 902   글쓴이IP: 211.59.95.166
드디어 교수님의 홈페이지가 바뀌었습니다!
장고를 거듭하여 호수를 두신(^ ^) 교수님께 마음으로부터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립니다(홈페이지 제작에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신 교수님의 큰아드님께도 고맙구요). [소개] 난에 "음미되지 않은 삶은 가치가 없다" 라고 씌어진 경구처럼 철학을 통하여, 이 공간을 통하여 삶의 의의를 일구고 거름을 주어 풍요로운 수확을 거둘 수 있었으면 합니다.

특히나 지금 와 계신 이 난 [생각 나눔터]는 삶을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혹은 갑작스럽게 내면 깊숙이에서 울려오는 생각을 나누는 곳이 아닌가 합니다. 지혜로운 농부가 정해진 짧은 시간에 전답을 다 경작한다는 것은 힘에 부치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고서 품앗이를 통해 이웃의 일을 돕고 스스로도 도움을 받는 것처럼 서로 생각을 거들어주고, 마음씨 좋은 농부가 비가 세차게 와서 이웃의 논이 잠기는 지경에 처해있을 때 삽으로 그 논두렁을 헤집어서 물꼬를 터주는 것처럼 의욕적인 글과 건전한 비판으로 다른 학생의 생각을 넓게 해주고 키워주는 곳이 되길 바랍니다. 대화를 주고받는 것은 사고력을 키우는 중요한 작업일 뿐만 아니라 모듬살이에 활력을 더하는 것이 겠기에...

* 다음의 글은 이번 선거운동을 바라보면서 후보자와 유권자의 '조작관계'와 시민 단체의 역할을 생각해 본 글입니다. 여러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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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어떤 도로에 들어서건 트럭 짐칸에 한 입후보자의 기호와 얼굴모습, 슬로건이 큼지막하게 장식되어있다. 그 주위로는 선거운동을 돕는 아주머니들이 구호를 외치고 학생 쯤으로 보이는 청년들이 몸동작을 서로 맞춰가며 율동을 하고있다. 유권자들의 이목을 끌어서 특정후보를 알리려는 것이다. 그래서 선거철만 되면 스피커에서 울려나오는 로고송으로 동네방네가 시끄러울 정도이다.

그같은 알림방법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의 밑바탕이자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사는 발판이 선거라면, 월드컵의 열기와는 반면 투표열기가 심각할 정로도 식어버릴 것으로 관측되는 시민들에게 선거일과 입후보자의 존재를 알리는 일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입후보한 사람의 자질을 그같은 '이미지'로 환원시키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데에 있을 것이다. 축구공 동상이 놓여있는 책상앞에 앉아 포즈를 취한 모 후보자의 모습이 인터뷰한 내용과 함께 시사잡지에 실린 사례를 보면 속이 빤히 들여다 보인다. 더우기 아직 초여름이긴 하지만 이상기후로 가뜩이나 더운 날씨에, 곁에 있는 수행원(?)의 정장차림과 대조시켜 본인의 서민성을 두드러지게 보이려고 '점퍼'를 입고 나와 악수를 청하는 후보를 보면 쓴웃음이 다 나온다. 이미지 시대와 조작적 도구는 이미 그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와는 반면 특정후보의 인물됨과 인생여정, 직간접적인 정치경영경력을 알리는 자료는 얻기에 쉽지 않다. 고작해야 후보측에서 인쇄한 알림용 명함이나 A4나 8절지 크기의 전단지가 전부이다. 고맙게도(?!) 며칠전에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배달된 투표안내문 봉투 속에 10여 페이지에 걸쳐 본인을 알리는 글이 들어있다. 그러나 아무리 내용물이 많다 해도 그 내용에 대한 사실 근접성 여부를 판단할 수도 없거니와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기재했을 것이 뻔하므로 한 인간의 전체면모를 그로써 파악하기 어렵다.

여기서 한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시민단체를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들리는 말에 따르면 그네들도 'best' 의원을 찾아서 시민들에게 추천해준다고 한다. 즉 일반시민들이 선택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인물비평 과정을 거쳐서 그 나름의 피추천자를 내놓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작업도 열린 비평이 될 수 있도록, 그래서 많은 이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모종의 알림의 통로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더우기 단순히 비평의 결과 보다는 그 결과가 이끌어져 나온 바,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알려야 하는 것이 더 바람직 하지 않을까? 그러한 현상은 유권자들 중에는 기계적 수용자를 넘어 적극적 옵저버도 있다는 사실은 간과한 소위라고 비판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시민단체는 시민을 대표하는 수직적 소수가 아니라 일반시민과의 지속적이고도 적극적인 감시와 알림, 열려있는 생산적 대화를 진척시키는 수평적 다수, 그래서 온 시민을 참여시키는 기폭제가 되어야 하는 것이 그 합당한 자리매김일 것이다. 시민단체 혹은 시민연합은 지난 총선을 통해 겪은 혼란상과 그에 따른 비판을 잊지 말고 이를 발판으로 삼아 며칠 남지 않은 선거일까지 유권자가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도록 나머지 시민들과 더 많은 정보의 공유와 교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할 때라야만 때깔내기라고 할 수 있는 소모적 이미지 경쟁이 빈곤해 지는 반면 올바른 판단을 위한 자료가 풍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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