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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5. 17.

지식은 휘두르는 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글쓴이: 김원석 날짜: 2002.11.14. 22:56:50 조회: 935 글쓴이IP: 218.148.25.117

저는 현재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입니다.
제가 여기에 글을 올리는 것은 오늘 철학시험 결과에 대해 억울해 하느 제 처를 바라보다가 교수님의 처사는 제가 배워온, 그리고 살아온 상식선에서 이해가 되지 않아서 입니다.
제 처는 현재 방송통신대학 중어중문학과 2학년에 재학중입니다.
대학원 학위식장에서 제 처가 나와 더이상의 격차가 나는게 싫어서라도 공부해야겠다고 하면서 시작한게 어느덧 2년이 되었습니다.
가사, 직장생활, 공부 이 세가지를 해야하는 고행의 길을 시작한거죠. 밤 12시가 넘어서도 책펴놓고 있는 모습이 안스러울 때가 많았습니다. 아마 방송통신대 다니시는 분들이 다 이렇게 힘들게 공부하는거라 봅니다. 때를 잘못 만나서, 시기를 놓쳐서,...뒤늦게나마 공부해 보고자 덤벼든 사람들이죠.
이런 사람들이 그 어려운 시간을 쪼개어 공부를 했습니다.
시험 준비할 때 옆에서 지켜보면 처절하단 표현이 맞을겁니다.
이렇게 공부를 해서 시험 답안 작성을 어떻게 해야합니까?
아마 누구나 자신이 힘들게 한 공부 내용을 조금이라도 더 교수님께 꺼내 보이고 싶어할겁니다.
그런데 더 쓴 학생들은 감점이라니요?
학생들 편의를 봐주기 위하여 여러문제 중 몇개를 골라 쓰라는 문제는 흔히 있는 문제지만, 더 썼다고 해서 감점이라는 얘기는 일반 대학에선 없는 방송통신대에서만이 존재한는 채점 방식일겁니다.
시험을 왜 봅니까?
학생들이 공부하게하고 자신의 성취정도를 가늠해 보기 위해서죠
철학이 다른 학문과의 차이가 뭐죠?
자연과학쪽 학문은 틀에 넣어서 딱 맞는 답이 나와야 하지만 사회과학쪽 학문에서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고 배웠습니다.
교수님!
어떻게 다른 학문도 아닌 철학과 교수님께서 그런 생각을 하셨습니까? 교수님은 힘들게 공부 해보셨습니까? 지금 방통대 다니는 학생들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생각해 보셨는지요?
오히려 공부 안하고 부정행위가 만연해서 문제화 되어 기사화 될 정도인 이 방송통신대에서 열심히 공부해 답을 더 써서, 교수님이 요구하신대로 딱 5문제만 답하지 않았다 하여 감점을 한다면 이를 수긍해야 합니까?
조금 더 아는 지식을 무기삼아 기세등등하게 휘드르기 보다는
제자들이 많이 알게 된 것에 너그러운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교수님을 기대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