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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원전을 연구하는 정암학당
제2회 공개강좌
그리스 고전 역자와의 만남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
역자: 김진성(정암학당 연구원)
(1) 일 시: 2008년 6월 21일(토) 오후 2시-4시
(2) 장 소: 동숭동 199-2 소호빌딩 1층 세미나실
강좌개요: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 무엇을 찾을 것인가?
아리스토텔레스(B.C 384-322년)는 우리에게 남겨진 <형이상학(metaphysics)>에서 어떤 학문을 찾아 나선다. 이 학문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 이 궁금증을 풀어주기 전에, 그는 앎에 대한 욕구를 인간의 본래적인 욕구로 내걸면서 앎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여러 단계로 설명한다. 앎의 최종적인 단계로 학문을 내세운다. 학문, 또는 이와 거의 같은 뜻으로 쓰이는 철학이려면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는가? 더 나아가, 그가 찾아 나선 학문은 어떤 방식으로 이 조건을 충족시킬까?
그는 학문의 기준으로 원인의 인식을 내세운다. 어떤 것을 안다는 것은 그것이 왜 있는지, 왜 그런지를 아는 것이다. 그는 겸손하게도 원인들의 연쇄가 무한함을 부정한다. 왜? 라는 물음을 끝없이 물을 수는 없다. 물을 수도 없고 현실적으로 일일이 답할 수도 없다. 어떤 것이 끝이 없다는 것은 그것에 대한 앎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나아가, 그는 원인들의 개수를 한정시켜 놓을 뿐만 아니라 그 종류도 ‘재료’(matter), 형상(form), 운동의 근원(origin of change), 목적(end), 이 네 가지로 못 박아 놓는다.
‘원인의 인식’이란 넓은 정의를 바탕에 깔고 탐구의 길을 떠나며, 아리스토텔레스는 일단 그가 찾는 학문을 ‘있는 것’(존재, on)을 모두 탐구하는 학문, 즉 '존재학'(ontology)으로 떨궈 놓는다.
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무엇이 있는가? 그는 <범주론>의 10가지 구분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을 크게 두 가지로, 즉 실체와 실체 아닌 것들로 차별화한다. 후자에는 양, 질, 관계 등의 나머지 존재의 범주들이 속한다. 실체는 따로 떨어져 있을 수 있는 것, 독립적인 것이지만, 다른 것들은 그렇지 못하다. 실체에 매달려있는 존재들이다. 그가 찾는 학문도 학문이려면 '원인의 인식'이란 기준을 충족시켜야 할 것이다. 그는 이 실체를 나머지 존재들의 원인으로 내세운다. 실체가 있기에 다른 존재들이 있다. 이렇게 하여, 존재에 관한 학문은 곧 실체에 관한 학문, '실체학'(ousiology)이 된다. 모든 존재들을 탐구한다는 것은 그 존재들의 원인인 실체를 탐구하는 것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실체들 중에서도 불변의 실체(신, theos)가 변하는 실체보다 우위의 것이라는 점을 밝힌다. 자신은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있으면서 다른 모든 존재들을 변화시키는 궁극적인 원인인 신을 논하는 ‘신학’(theology)이 변하는 실체를 다루는 ‘자연학’(physics)보다 더 앞선 철학일 뿐만 아니라 최고의 철학이다. 이런 의미에서 그것은 ‘으뜸 철학’(First Philosophy)이다.
<형이상학>에서 인간의 앎은, 마지막 단계의 앎인 학문(또는 철학)은, 존재학에서 실체학으로, 실체학에서 신학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heure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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