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나눔터

2024. 04. 30.

re: 어린 시

글쓴이: 정혜심 날짜: 2003.02.13. 06:42:33 조회: 588 글쓴이IP: 218.148.219.43

피어서는 안될 꽃이 / 피는 것은 눈물이오
그대의해 피워지는 / 꽃이라면 갈증이오

목마른 내게 / 불만 주는데도
모순은 반짝임처럼 / 사랑이 되오

모순을 증거할 수 없어
병들고 잠들다가
내가 나를 견뎌내
이제야 그대가 보이오

땅은 땅밖에 모르듯이
다른 형상의 모습 말고
그대 내 시가 되어
남아 있어야 하오.

김초혜 시인의 사랑굿19입니다.

****** ' 살아있다는 것 '에 대해, ' 내가 지금 살아있다 '는 것에 대해
한참 생각하게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결과보다는 왜 그 결과가 나오게 됐는지, 어떤 과정이 그 결과를 나오게 했는지
그런 것에 더 .... .

엊그제 학우님의 글을 읽었었는데요... .
저의 10대 후반에 구체적인 어떤 대상 없이
위의 시를 처음 접하던 순간이 생각났습니다.
너무 좋아서 바로 외워버렸던 시입니다.... .

우리 방송대학에 입학하고 학년을 거듭하면서 이정호 교수님의 따스함을
적나라하게!? 알게 되기 전까지만 해도 막연히 좋기만 하던 시였습니다.

...... 이 시에서 가리키는 ' 그대 '가 이성(남자나 여자)이라면 차라리 한 편 수월했을텐데 라는 생각이 .........

우리는 이렇게 살아있습니다.
이런 모습으로 살아있습니다.
학력 권력 재력 ... 우리 인간이 행사할 수 있는 그 많은 힘들이 무력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