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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교수님!
이젠 여름의 기세가 한 풀 꺾였나봐요,
아침, 저녁은 제법 살만해졌습니다.
저는 계획했던 여행도 못 가고 대신에
아이들이 자원봉사며 캠프를 간 사이에
친정 집에서 며칠 지내다왔지요.
그 사흘 빼고는 주로 영화를 봤습니다.
없는 시간 쪼개어 공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어느 사이엔가 감성이 죽어버린 자신을 바라보게 되었거든요.
극장엘 가기도 하고 비디오를 보기도 했지만 옛날의
감각이 살아나진 않는군요. 이래봬도 학교공부 시작하기 전에는
제가 각종 문화모임에 참여해서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었거든요 . ㅋㅋ.
건 그렇고 오늘 '엠페러스 클럽'이라는 영화를 보다가
문득 거기에 나오는 '헌더트'교사가 교수님을 닮은 것 같아
생각나서 들어왔답니다. *^.^*
제목도 맘에 안 들고 광고문구처럼 '죽은 시인의 사회'와
같은 레벨로도 볼 순 없지만 교육과 인격에 대한 헌더트 교사의
신념과 노력이 갑자기 교수님을 생각나게 했습니다. 게다가 그
교사도 학생들에게 고대 그리스의 철학과 역사를 가르치며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운운하니까 아주 새삼스러웠습니다.
'헌더트'는 성 베네딕트 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데 신학기를
시작하는 그의 멘트는 젊은이들에게 충분히 자극적입니다.
그는 수업의 시작으로 학생에게 교실 뒤쪽에 있는 현판을 읽게
합니다. 그 내용은 무력으로 이웃나라를 정복한 어떤 왕(슈트럭 나훈테)이
자신의 야망과 힘을 과시하며 남겨놓은 글입니다.
그러나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그는 역사책에 없는 인물입니다.
헌더트는 다시 시저나 플라톤, 아리스토델레스의 흉상을
가리키며 말합니다.
"위대한 인물들, 그들의 업적은 한 시대를 초월하고 후손에게 전해지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가 우리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그리고 다시 말합니다.
"업적 없이는 아무리 위대한 야망과 정복이라 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어떤 업적을 이룰 것인가? 어떻게 역사가 자네들을 기억하게 할 것인가?"
'......'
역사가 어떻게 나를 기억하게 할 것인가?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이 '카르페 디엠'을 외칠 때처럼
저를 흥분시키는 아주 자극적인 말이었습니다.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은,
매사에 원칙을 고수하던 한 교사가 교육적 신념을 갖고 한 학생을
선도하다가 실패를 겪었지만 25년이 지난 후, 나머지 다른 학생들에게도
실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다시 교단으로 돌아간다는 얘기입니다.
너무 간단한 얘기 같긴 하지만 한 교사의 교육적 신념과 도덕적 혼란이
충돌했다가 다시 예전의 신념을 고수하며 교육의 현장으로 돌아간다는 것에
아직 아이들의 미래에 희망이 남아있다는 여운을 갖게 합니다.
그는 25년 만에 제자들과 만났다가 돌아가면서 생각합니다.
" 난 세드윅(제자들 중 한 사람)에게 실패했다. 그러나 삶의 가치는
한 번의 실패로 좌우되거나 혼자 만의 성공으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영화는 헌더트 교사를 위해 마지막 멘트를 남깁니다.
"위대한 교사에겐 남는 것이 있다. 그의 인생이 다른 이들에 전달된다."
영화 속에서 헌더트로 인해 피해를 입었던 학생이 자신의 아들을
다시 헌더트의 수업실로 보내는 장면은 참으로 인상적입니다.
아, 또 많이 길어졌군요, (실은 줄거리를 잔뜩 썼다가 지웠답니다. ^^*)
교수님, 언제나 편한 듯하면서도 세심하게 학생들은 맞아주시는 마음
오래도록 변하지 않기를 빌며 오늘은 이만 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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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페러스 클럽"
'영화로 생각하기'이 과목의 영화로 인셉션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