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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은 1995년 10월 31일에 MBC PD수첩에서 방송된
고양 금정굴 학살 사건에 관한 내용입니다.
http://www.genocide.or.kr/
그리고 게시판에 올린 아래의 글은 국제민주연대
http://www.khis.or.kr/h2h/200402/text/kyungsuk.htm
에서 가져왔습니다.
PD수첩의 내용과 아래의 글은
시간적으로 약 8년의 시차가 있는 것 같은데
한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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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만에 다시 만난 시아버님의 유골
-고양 금정굴 민간인 학살 사건
이경숙 고양 금정굴 유족회 간사
95년 11월 몇 백 평은 될 듯한 산등성이에 유골과 유품들이 비닐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던 그곳, 저희 시어머님은 비닐 천막에 앉으셔서 45년을 기다려온 그리움과 서러움이 함께 뒤범벅된 채 오열하셨습니다. 저희 시어머님은 돌아가신 시아버님의 도장을 매만지시면서 꿈에도 그리던 시아버님을 만나신 듯 길고 긴 통곡을 한없이 그칠 줄 몰랐습니다. 저희 시어머님은 23세에 꽃다운 나이에 두 아들을 데리고 수절과부가 되어 스물일곱 살 잘 생기고 건장한 남편의 생사를 몰라 애태우면서 굿도 해보고 영험하다는 점쟁이는 모두 찾아다녔다 합니다. 그렇게 45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면서 모든 걸 체념하고 두 아들이 늙어 흰머리가 됐을 무렵, 저희 시어머님은 그렇게 시아버님과 다시 만나시게 됐습니다. 저는 얼마 전 <사람이사람에게>에서 글을 부탁했을 때 글 솜씨가 없어서 망설이기는 했지만, 지금부터 95년에서 2003년까지 8년간 일을 하면서 느낀 점들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저희 시아버님은 그 당시 고양군 지도면 신평리에서 태어나셔서 그곳에서 성장했고, 한 동네에서 같이 자란 저희 시어머님과 결혼하셨습니다. 저희 남편보다 4살 아래인 시동생이 유복자일 때 6.25 동란이 일어났고, 저희 시아버님은 그전에 일본 징용을 다녀오셨습니다. 당시 신평리에서는 한 사람의 지주가 땅 전체가 갖고 있었고 모든 주민들이 그 지주에게 소작을 하며 사는 어려운 생활을 했습니다. 어느 날 그 지주가 외할머님댁에서 소작을 하는 기름진 땅을 홍수가 휩쓸고 가면 못 쓰는 논하고 바꾸자고 했답니다. 속이 상한 외할머님께서는 사위인 저희 시아버님께 그 사실을 말했고, 저희 시아버님께서는 인공 치하의 지서에 고발했답니다. 그 지주는 지서에 붙잡혀갔다 나왔고, 감정을 품고 있던 그 지주는 9.28 수복 이후 저희 시아버님을 동네 치안대에 고발했습니다. 그 당시엔 물과 식사를 주지 않아서 고모님께서 며칠간 도시락을 해다 드렸는데, 하루는 아버님이 안 계셨다고 합니다. 물어보니 일산경찰서로 송치됐다는 것이었지요.
얼마 후 백석리에 사는 유해옥이란 분이 찾아와서 아버님과 같이 일산경찰서 창고에 갇혀 있었는데, 어느 날 아버님을 불려나가서 그 후에는 볼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이후 저희 시어머님께서는 모든 걸 체념하고 두 아들과 함께 열심히 사셨습니다. 그런데 45년이 흐른 후, 금정굴에서 시어버님이 항상 주머니에 갖고 다니셨던 도장이 나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당시에는 저희 남편이 가게 일 때문에 바빴기 때문에 제가 대신 금정굴 유족회의 간사로 일하게 됐습니다. 2002년 9월 14일 고양시의회 복도, 서병규 유족회장님은 헝클어진 머리에다 분노와 절규로 충혈된 눈을 하고 시청 복도에 주저앉아 원통함으로 땅을 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때 고양 시청 마당에서는 태극단원들과 우익보훈단체들이 “금정굴 위령 사업 촉구 결의안 부결”이라는 소식을 듣고 환희의 만세 삼창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고양시 의원 22명의 발의로 “금정굴 희생자 위령사업 촉구 결의안”이 시의회에 상정됐지만 발의한 의원들조차 반대표를 던져서 찬성 10명, 반대 18명으로 부결됐던 것입니다. 태극단원이라는 200여 명의 노인들은 “금정굴 희생자 위령사업 촉구 결의안 통과 결사반대”라는 플랭카드를 흔들고 있었습니다. 더욱 씁쓸했던 것은 다섯 명밖에 되지 않는 우리 유족들이 그들과 큰 충돌이라도 일으킬 거라고 생각했던 것인지, 몇 백 명의 전경들이 시의회 건물을 휘감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태극단과 우익보훈단체들의 협박에 소신을 굽힌 12명의 의원은 결국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태극단과 우익보훈단체들이 내 부모와 형제를 살육하고 인권을 유린했으면서도, 군부독재의 반공이념에 의해 영웅으로 포장되어 분에 넘치는 대접을 받아왔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은 국가 유공자 칭호에 연금도 받고 근사한 묘지에 사치스러운 환대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자신들의 위상에 어떤 손상이라도 받을까봐 전전긍긍하며 안간힘을 쓰는 그들이 애처롭기까지 하였습니다. 아무리 전쟁 중이라고는 하지만 물과 음식도 주지 않고 며칠씩 경찰서 창고에 가두었다가, 저녁만 되면 재판도 없이 20~30명씩 사람들을 금정굴에 쓸어넣고 총으로 쏘아죽인 그들을 애국자라 할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그들을 죄악을 정당화할 수 있겠습니까? 희생자가 족히 몇 백 명은 될 것으로 생각되고 그 당시를 증언할 수 있는 노인들이 하나둘씩 세상을 떠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안타깝습니다. 99년 12월에 경기도 도의회에서 우리의 청원이 통과됐을 때 우리 모두는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우리의 작은 소망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굳게 믿고 뛸 듯이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4년이 흐른 지금도 예산까지 확보된 이 위령사업의 전망은 묘연하기만 합니다. 서울대 의대 법의학 교실에 연구자료로 모셔진 지 8년, 우리 유족들은 추석과 정월 명절에 그곳에 가서 잔을 올리고 성묘를 합니다. 고양시장, 고양시 의원들, 고위 공무원은 태극단원들과 우익보훈단체들이 그렇게 무섭고 두려운 걸까요? 동네 개가 죽어도 끌어다 묻어주는 것이 우리의 인심입니다. 하물며 수백 명의 사람이 한 구덩이에서 엉켜 죽었고 그 유족들이 원하는 것은 진상 조사와 조그만 무덤과 위령비 정도일 뿐인데도 그 일을 하지 않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태극단원들이 정말 애국자이고 아무 죄도 짓지 않았다면 목숨을 걸고 위령사업을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우리 유족회는 20여 가족들으로 이루어져 있고 고양시 시민단체들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운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고양시민회 회장님과 회원분들은 우리 유족회와 한마음이 되어 이 일을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여러 번 매스컴을 타고 널리 홍보가 되어 고양시의 지식인들과 양심 있는 사람들은 금정굴 일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고 하루 빨리 위령사업이 진행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저는 아주 평범한 가정주부이지만 금정굴 일에 관여 하면서 아주 많은 것을 보고 느꼈습니다. 2000년 경 <한국전쟁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범국민위원회>가 발족됐습니다. 그리고 이 일이 비단 금정굴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으로 수없이 많은 민간인 학살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그 숫자가 어림잡아 100만 명은 될 것이라고 하고 인민군보다 우리 국군과 미군이 몇 배 더 많은 학살을 했다고 합니다. 저는 이 사실에 매우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전쟁 중에 작전에 방해가 된다 하여 마을에 불을 지르고, 비행기로 민간을 향해 무차별 발포를 하고, 형무소에 갇힌 죄수들을 모두 끌어다 죽였습니다. 또한 당시 이승만 정권의 지시와 묵인 아래 보도연맹 사건 등을 통해 많은 민간인이 희생됐고, 그 유가족들은 죄인 취급을 받으며 아직도 한을 품고 살고 있습니다. 며칠 전 노무현 대통령이 제주 4.3사건에 대해 유족들에게 공식 사과하는 것을 보고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저의 생각은 분명합니다. 6.25 동란 때 정부가 국민을 100만 명이나 죽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숨기고 그 누구도 그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또 다른 전쟁이 일어났을 때 그보다 더 끔찍한 인명살상이 일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대상이 나일 수 있고 내 아들, 내 딸, 내 가족일 수 있다는 사실에 소름이 끼칩니다. 지금이라도 대한민국 정부는 그 당시 잘못된 사실을 조사하고, 우리 유가족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곳곳에 그분들의 위령비와 위령탑을 세워 유족들의 한을 풀어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진정한 민주주의의 꽃이 필 것이고, 저는 미력하나마 그 날이 올 때까지 최선을 다하여 싸울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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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도장
'영화로 생각하기'이 과목의 영화로 인셉션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