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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5. 18.

깊이 소통하는 기쁨

글쓴이: 이명옥 날짜: 2005.04.24. 23:12:57 조회: 501 글쓴이IP: 211.44.155.30

결혼 1주년 기념 ‘밥퍼’ 봉사 나선 김종운 이명신

깊이 소통하는 기쁨

2004년 2월 14일, 결혼 축의금 3백만 원을 5백여 명 노숙자들의 한 주간 식사비 로 내놓고 신혼여행 대신 ‘신혼 봉사’를 택한 부부가 있었다.

이들 부부는 사이좋게 앞치마를 두르고 6일 동안 밥퍼공동체에서 국을 끓이고 밥을 펐다.

1년이 흘렀다. 결혼 1주년 기념일을 맞은 부부는 다시 앞치마를 둘렀다.

매일 3천 원씩 차곡차곡 모아온 봉사적금 70만 원에 30만 원을 더 보태어 100만 원을 꾸렸다.

온 맘을 다해 국을 끓이고 시금치를 무치며 함께 건너온 1년 세월을 말없이 감사했다. 그들만의 결혼 1주년 세리머니였다.

남편 김종운 씨는 봉사라는 단어를 잘 쓰지 않는다. 대신 ‘내가 다른 이와 소통을 하려는 노력‘이라 말한다.

“세상이 불평등하게 창조된 것은 신의 특별한 축복이라 생각합니다. 만일 산과 들, 바다의 높낮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지구가 23.5도로 기울어지지 않았다면, 대기 의 순환은 일어나지 않으며 인간은 지구별에 살 수 없었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모든 인간이 똑같은 조건을 지녔다면 소통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채 죽음과 같 은 삶을 살았을 테지요. 더 가진 자, 덜 가진 자,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이 섞여 살기에 더 깊이 소통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상대방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것 아닐까요?“

그들은 2003년부터 쪽방 사람들을 위해 매달 한 번씩 도배를 해주며, 쪽방 아이 들을 위해 미술놀이 프로그램을 만들어 즐거운 소통을 꾀하고 있다.

삶이 더욱 풍성하고 깊어지니 더없이 기쁘고 행복하다.

“만일 처음 소통(봉사)을 하시는 분이라면 큰 공동체를 찾아가세요. 그래야 나가도 표시가 나지 않습니다. 작은 단체에 가셨다가 한두 번에 그친다면 그곳에 계신 분들께 상처가 되거든요.“

이들 부부는 내년 결혼기념일에도 밥퍼공동체를 찾기 위해 매일 5천원씩 적금을 붓고 있다. 그들의 말대로 아주 즐겁고 행복한 결혼기념 세리머니가 일년 동안 아름답게 익어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