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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났다고 미래가 보장되나요?"
자기 고용 창출 위한 하자 센터의 ‘재활용 상상 놀이단’
이명옥(mmsarah) 기자
영등포에 자리잡은 하자 센터가 고용 없는 성장 시대에 교육, 공연, 노동을 접목시켜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기 위해 고안한‘재활용 상상력 놀이단’이 어느덧 첫 돌을 맞았다.
재활용 상상 놀이단이 생긴 것은 지난해 6월 호주의 생태주의 퍼포먼스 그룹 스티브씨가 워크숍 주재자로 다녀간 이후였다. 그는 간디 학교 출신이었다. 스티브에게 폐품을 재활용하여 악기로 직접 제작하고 공연하며, 나아가 원하는 사람들에게 제작 방법을 가르치는 과정을 배운 학생들은 자기 고용과 자기 주도적 역할을 익히기 위한 ‘재활용 상상 놀이단’을 지난 2004년 6월 12일 창단했다.
그들은 창단 공연 이후 ‘상상의 힘’ ‘소통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일과 교육마저 유쾌하고 즐거운 놀이의 일환으로 바꾸어 버렸다. 그래서인지 주 5일 시대에 주 8일처럼 바쁘게 살았다는 그들의 모습은 여전히 힘과 열정이 넘쳐나고 있었다.
그들은 ‘도시 락(Rock)공연’이라 불리는 공연을 문예진흥원에서 후원을 받아 다중 밀집지역인 서울역이나 공원 같은 곳에서 주말에 공연하고 있으며, 유치원을 비롯 우리의 공연을 보고 함께 배우고 즐기고자 하는 곳은 어디든 워크숍 강사로, 공연자로 달려가 가르치고 연 2회 정기 공연도 열고 있다.
작업장에서는 직접 악기를 디자인하고 제작하며 공연까지 한다. 평소 작업장은 악기를 만드는 일터로, 비 오는 날은 공연 준비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재활용 상상력 놀이단’은 하자의 야외 마당 공연, 주말 도시 락(Rock) 공연 등을 통해 주민들과 친밀감을 형성해 가고 있으며 원하면 악기를 직접 제작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공연을 도와주기도 한다. 그때는 1기생이 메인으로 2기생이 서브로 2인이 1조가 되어 워크숍 교사로 파견을 나간다고.
청소년인 그들은 자기 고용을 통해 100만원 이상의 수입을 창출하는 어엿한 사회 경험인이기도 하다. 지난 6월 12일 첫 생일 맞은 ‘재활용 상상력 놀이단’은 하루 전인 11일, 마을 주민들과 함께 하는 1주년 기념 공연과 상반기 워크숍 쇼하자를 진행했다. 졸업장이 취업을 보장해 줄 수 없는 불안의 시대에 그들의 표현을 빌리면, ‘상상의 힘’과 ‘소통의 혼’이 결합하여 자기 고용을 창출해 내는 새로운 대안을 이들이 성공적으로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
하자센터장에게 듣는 리모델링된 하자 작업장 이야기
조한혜정 교수는 1999년부터 지금까지 하자센터를 이끌어 오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재능을 지녔으나 개성이 강해 연대할 줄 모르던 청소년들에게 재능을 서로 상보하며 발전시킬 수 있는 교육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새롭게 리모델링했다고 한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기로 한다.
▲ 센터장 조한혜정 교수
ⓒ2005 이명옥
- 하자센터와 재활용 상상력 놀이단에 대해 전반적인 설명을 한다면
"하자센터는 1999년 청년실업문제가 생기면서 연세대에서 청년문화 연구를 통해 20, 30대 청년들이 작업하면서 실업문제, 탈 교육화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작업장이다. 서태지처럼 작업 잘하는 아이, 재능이 있는 아이들이 와서 ‘작업을 하도록 하자’라는 취지에서 영상, 디자인, 웹 등의 작업장이 시작되었고 2001년에 하자 작업장 학교가 만들어져 2회에 걸쳐 졸업생을 세상에 내보내기도 했다.
현대는 변화가 급속해졌고 고용 없는 성장 시대가 와서 혼자 잘난 것만으로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없는 불확실의 시대가 되었다. 그런 불안감을 최소화 하고 자기 고용을 창출할 수 있도록 리모델링 된 대표적인 케이스가 ‘재활용 상상 놀이단’이다.
그들은 기획 단계부터 작업의 전 과정을 단원들의 힘으로 이루어낸다. 재활용품을 이용해서 악기를 만들고 그 악기로 연주한다. 또 연주를 보고 동참하기를 원하거나 악기 제작을 원하는 이들에게 워크숍 지도자 또는 공연자로 파견되어 작업을 통해 100만원 이상의 수입을 벌어들인다. 그들이 고등학생 정도의 청소년들이고 현대의 취업 악조건을 생각한다면 상당한 성과이다.
이제는 졸업장 시대가 아니라 포트폴리오 시대다. 조직에 들어가서 자신의 경험을 얼마나 잘 설득 시키고, 자신의 능력을 실제로 증명해 보일 수 있으며 자기 주도적 능력으로 타자와 관계 맺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졸업장이나 검증되지 않은 지식보다 훨씬 중요하다.
우리 청소년들이 서태지의 끼와 재능에 더하여 사회성까지 갖출 수 있도록, 마을 만들기를 통해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고 서로를 돌보며 개인의 특출한 재능을 뽐내는 것이 아닌 누군가를 보살피고 서로 네트워킹 하는 새로운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전에는 서태지처럼 재능이 있는 탈학교 교육을 지향하는 청소년들에게 “네가 잘하는 것이 무엇이냐?” “네 재능 분야는?”이 주된 질문이었다면 이제 하자에서는 “네가 가진 네트워크는?” “네가 친구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은?”이라는 질문을 더 많이 하게 될 것이다.
또 한편 그동안 청소년 엘리트 공간으로 지역 주민과 일반인들에게 조금 높은 문턱으로 인식되어 왔던 ‘하자’가 여성가장 공동체에게 카페 운영 공간을 제공한 것은 세대간 차이를 극복하고 유치원생부터 중장년층까지 지역 주민과의 다양한 만남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제 하자의 문턱을 넘기 어렵다고 생각하던 이들도 야외 카페에서 차를 마시거나 상상력 놀이단의 공연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하자’의 마을 문화 운동을 이해하고 즐기다가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하자’와 함께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왔다가 그냥 가는 공간이 아니라 대화가 있는 공간 “그래서 말이야” 하면서 이야기와 소통이 이어지는 그런 공간을 꿈꾸며 ‘카페 그래서…’를 열게 되었다.
시작은 비록 조촐하고 미약하지만 일년 후 “그래서, 이렇게 꿈은 이루어졌어”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카페 그래서…’의 이야기는 늘 진행형이다. 그 밖에도 북카페, 미니 극장, 검도, 다도 등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청소년 문화작업 공간인 하자센터(서울 시립 청소년직업체험센터)는 학교법인 연세대학교가 서울특별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일, 놀이, 자율’의 공간이다.
센터에 대해 궁금한 점은 www.haja.net에서 해결할 수 있다.
2005-06-14 17:06
ⓒ 2005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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