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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제 담당 튜터 홈페이지에서 스티븐잡스의 스탠포드대학 졸업 축하 연설 동영상을 보며 감동했었습니다.
그가 남긴 명언은 "Stay hungry, Stay foolish."였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온 자신을 자랑스러워하는 말이었지요.
그 말을 옳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리고 그렇게 살려고 노력은 하지만, 그렇게 살 수 없는 현실이 괴로웠었는데요......
내가 하고 싶은 일보다는 돈이 되는 일쪽으로 나를 몰아갈 때가 많으니까요.....- -;;
이명옥 님의 글을 읽으면서 현실을 까부수며 자신을 지켜나가기 위한 투쟁을 보는 듯 합니다.
비자발적 프리터족임을 분개(?)하며 자발적인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한 수 위의 프리터족이란 생각니 문득 듭니다.
한 수 위 프리터족, 화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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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옥 님께서 남기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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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처럼 벌어서 사람처럼 살고 싶다
>비자발적 프리터족에서 이제는 제발 벗어 났으면
> 이명옥(mmsarah)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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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지: 대한민국, 서울
>* 성별: 여
>* 함량: 정량을 채웠다고 본인이 주장하나 검증된 바 없음.
>* 서식지: 서울
>* 사냥터: 서울
>* 유통기한: 본인만 유효기간이 남아 있다 주장함. 먹이 사슬과의 관계: 천적, 공생 관계를 이루는 종, 기생관계 등 종과 분포 다양함.
>* 평가 결과 : 위 사항으로 미루어 유통기한, 품질 및 함량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됨으로 세일처리 또는 덤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판단되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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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말장난 같은 품질 평가서를 작성해 본 이유는 소위 프리터(Freeter)족이라 불리는 종으로 분류된 나의 삶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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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루 일하는 시간이 5시간 미만인 프리터족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선진국처럼 자발적으로 반백수의 자유로움을 구가하는 것이 아닌 경기 불황으로 인한 고용시장의 동결이 가져다 준 반갑지 않는 선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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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터족의 2/3가량이 안정적인 직업을 갖기를 원한다는 기사를 접하면서 처음 뇌리를 스치는 것은 분노였다. 항상 불안한 아르바이트 자리가 아닌,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 위해 수시로 이력서를 작성하고 열심히 쫓아 다녔었는데 서류 전형서 벌써 두어 번이나 미역국을 먹고는 매사에 소심해지고 그나마 쥐꼬리만하던 자신감마저 없어진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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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으로 프리터족이 되겠다고 한 것도 아닌, 사회가 강제로 밀어내 변방에 세운 나와 같은 비자발적 프리터족들은 생계는 막막하고, 사회보장제도나 법적 장치의 보호를 받기 힘들기 때문에 닥치는 대로 무엇이든 주어지는 일을 해야겠다는 조급함이 머리와 가슴을 짓눌러 생병이 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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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직업의 본령은 주부이다. 그리고 아침에 길거리서 무가지 신문 아르바이트를 하고, 여성가족부 사이트의 사이버 기자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생활 속 기사를 쓰고 있으며 어쩌다 자그마한 책자에 기고를 하기도 하고 때론 방송에 주부 패널로 나가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차비 명목의 수고비를 챙겨 오기도 한다. 그리고 방송대학교 국문과 4학년에 적을 둔 늦깎이 대학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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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근사하게 포장을 한다면 주부며 학생, 자유기고가에 시민기자? 하지만 저 모든 직업에서 얻어지는 내 한 달 소득은 미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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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다양한 분야에 비친 그 어느 하나도 이명옥이 아닌, 다른 나일 리가 없지만 난 내 의지와 무관하게 내가 처한 장소와 환경에 따라 전혀 다른 대우를 받는다.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라고?',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그러나 현실에서는 분명 개처럼 벌어서는 절대로 정승처럼 쓸 수 없고, 직업에 귀천은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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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신문 아르바이트를 할 때면 나는 시간당 5천원짜리 시급을 받는 고용인 이상의 아무것도 아니다. 그때 불려지는 나의 호칭은 '아주머니'나 '아줌마'며 지역을 관리하는 팀장의 지시를 사사건건 받아야 하고 지역 환경미화원이나 김밥 장사, 함께 일하는 아르바이트의 텃세까지 감내해야 한다. 이처럼 육체노동을 경시하는 끈질긴 악습은 육체노동자들을 자연스럽게 낮은 자리로 밀쳐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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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내내 땀 흘린 대가인 시급 5천원을 난 과연 정승처럼 쓸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하면 땀의 대가치곤 미미하기 이를 데 없는 돈 몇 푼을 손에 쥐고 한 권에 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책을 선뜻 집어 들거나, 2만원이 넘어가는 연극을 관람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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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아무런 고민 없이 누리던 아주 작은 정신적 사치를 충족시키는데도 몇 날 며칠, 아니 몇 달을 고민해야 하는 현재의 나의 삶은 '정승처럼' 고상한 삶과는 너무나 먼 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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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2002년 쯤 모 신문사를 다닐 때 난 노는 토요일을 이용해서 한 달에 두어 번씩 사무실 청소를 하러 다녔었다. 외국계 회사 사무실인데다 주말에 비어 있어서 빈 사무실을 청소하고 오면 되는 일이었고 그 돈이면 내 보험료 한 건이 해결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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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주중엔 엄연한 사무직 직원이었지만 그 건물 경비 아저씨와 건물 전체를 청소하시는 아주머니에게 비친 나는 일당벌이 청소부일 뿐이었다. 내가 청소를 하러 다닌 후, 나는 내가 근무하던 신문사에서 내가 사용하는 휴지통에 무척 신경을 썼다. 점심을 먹을 때 깔았던 신문지는 분리수거를 해서 다른 곳에 넣고, 수시로 휴지통을 비워서 아침 출근 전에 청소를 마치는 아주머니의 손길을 덜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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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동안 아침 신문 아르바이트를 하며 만난 사람들은 지하철 청소 용역을 관리하는 남자, 지하철 청소 아주머니들, 환경미화원, 길가 토스트 가게 주인, 배낭에 예비군 모자나 벨트를 가지고 와서 파는 아주머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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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신문을 하러 갔더니 텃세가 어찌나 심하던지 몇 번 울기도 하고 싸우기도 해야 했다. 신문 배포대 쪽으로 먼지를 휙휙 쓸어버리며 "아줌마! 이거 치워요!"라고 소리 지르는 아주머니에, "아줌마, 그거 하면 얼마나 받아? 차라리 청소를 하지"라고 반말로 대거리를 하던 청소관리 반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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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서 있는 장소에 따라 나 이명옥이라는 인간을 자기들 마음대로 재단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TV 방청객 혹은 주부 패널로 나오는 이명옥이나, 어느 잡지 귀퉁이에 자유기고가로 이름이 적힌 이명옥, 사이버 기자 이명옥과 청소를 하거나 신문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명옥 간에 상당한 차이를 두고 대접을 한다. 서민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이었던 신문 아르바이트는 내 생애 최대의 인생 학습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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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웬만한 일엔 눈도 깜짝 안할 만큼 배짱도 생기고 하루 종일 서서 하는 노동이 아니라면 일이 두렵지도 않다. 다만 고정적으로 안정된 수입이 보장된 일자리를 찾아 사람처럼 벌어서 사람처럼 쓰며 살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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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서울시에서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에 발 벗고 나섰다는 기사와 장애인 고용박람회가 열린다는 정보를 알고도 반가움보다 과연 얼마나 알차고 안정된 일자리일까라는 의구심이 먼저 든다. 이미 만들어진 30만개의 일자리가 대부분 비정규직에다 허드레 일자리라는 사실이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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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노동이든 정신노동이든 그것은 내게 문제가 아니다. 비자발적 프리터족을 벗어나 언제 변수가 작용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쳐 버리고, 정말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그런 안정적인 일자리가 주부와 장애인들에게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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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9-07 17:31
>ⓒ 2006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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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저두요~~^ ^;;
졸업 리허설 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