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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간의 쳘학여행 샤를 페팽과 삶과 행복 그리고 죽음의 의미를 짚어보는 철학적 주제를 가지고 사유의 뜨락을 거닐다 보면 사색의 깊이가 더해진다.
샤를 페팽과 떠나는 7일간의 철학여행
<철학, 일곱가지 물음을 만나다 : 7일간의 철학여행>
이명옥 (mmsarah)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 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I think therefore I am)‘라는 유명한 말로 사유가 인간 정체성을 인식하는 단초임을 말했다. 파스칼 역시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는 말로 사유하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했다. 인간을 다른 동물들과 다르게 진화시킨 가장 큰 변별력을 들라고 한다면 바로 ‘인간이 생각하는 존재’라는 사실일 것이다. 비록 처음부터 철학이라는 이름을 붙이지는 않았겠지만 인간이 지닌 종교심과 사유하는 능력이야말로 인간 역사의 발걸음과 나란히 시작된 것이 아닐까 싶다.
프랑스의 명문 고등학교 철학교사로 재직 중인 샤를 페팽(Charles pepin)은 삶의 의미를 묻는 현대인들이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철학길잡이 <7일간의 철학여행:Une semaine de philosophe>으로 일반인들도 철학적 사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어쩌면 철학이란 산책길에 우연히 주운 동전 한 닢으로 입가에 띄는 미소처럼 가벼운 일상일진대 우리 스스로 겁을 먹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 이제 가벼운 마음으로 샤를페팽이 문을 열어 둔 철학의 뜰에서 일주일간 천천히 거닐어 보자.
첫째 날-우리는 사유를 통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첫째 날 주제인 ‘우리는 사유를 통해 행복해질 수 있을까?’는 인간 모두의 공통 화두일 것이다. 그러나 철학 선생인 저자는 ‘사유’를 특별히 강요하지 않을 뿐 아니라, 사유하기를 거부하는 선택조차 철학이 지닌 매혹의 요소라고 이야기 한다. 생각할 권리와 생각하지 않을 권리, 돼지처럼 물신의 노예로 기계처럼 살 권리와 불행한 소크라테스가 되어 정신의 풍요로움을 선택할 권리는 선택한 사람에게 등가의 가치로 자리한다는 의미일까?
어쨌거나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로 시작되는 창세기처럼 ‘로고스’가 인간을 신을 찾는 존재로 또 만물의 영장으로 우뚝 세운 것처럼 보이지만 저자는 ‘진정한 행복의 조건은 사유를 넘어선 행동’이라는 말로 우리가 맹신해 온 플라톤적인 사유인 이데아 우위론을 뒤집는다.
우리에게 움직이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쓸데없이 부산떠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행동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의 사유방식은 변화했다. 사유하기. 그것은 움직임 속에 자리 잡는 것이고, 행동을 준비하고, 그 효과를 따져보는 것이다. 이렇게 행동을 재평가하게 되면서 행복에 대한 다른 개념이 생겨난다. 행동은 우리에게 세상을 변화시키라고 부추기고, 우리는 행동하면서 옛 현자들의 정서와는 대립되는 정서를 느끼게 된다. -책 인용-
물신주의에 사로잡혀 물질의 노예로 살 것이냐, 비록 가난하지만 정신의 풍요로 가슴을 채우며 살 것이냐는 각자가 느끼는 행복지수로 따라 달라지려니와 사유가 인간의 본질임에야 어찌 사유정원 안에서 기쁨을 맛보지 않을 것인가.
둘째 날- 법을 존중해야 하는가?
이번엔 조금 실질적인 인간의 규범 법에 대한 이야기이다. 법을 지키는 것이 과연 최선의 방책인지, 악법이 법의 이름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단죄하는 것, 자유를 구속하는 것을 보며 법을 옹호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되풀이되는 역사의 오류에서 바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불완전한 법에는 복종해도 되지만 비인간적인 법에는 복종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커다란 선택의 기로에 선 인간에게 커다란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양심의 법이 권력과 통치를 위해 만들어진 법에 선행된다는 생각을 가진다면 그나마 오류가 적지 않을까?
셋째 날- 인간은 왜 아름다움에 매혹되는가?
빅토르 위고는 자신의 시집 ‘아름다운 여신이여, 그대를 찬미하노니’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죽음과 아름다움은 두 가지 심원한 것.
무한한 어두움과 무한한 창공을 품고 있어
끔찍스럽고도 풍요로운 두 자매처럼
동일한 수수께끼와 동일한 비밀을 나눈다.“
우리는 지극히 아름다운 것에서 쾌락과 고통을 동시에 느낀다. 더불어 지극히 아름다운 것에서 삶과 죽음의 냄새를 동시에 맡는다. 인간은 왜 아름다움에 매혹되는가? 내적 조화, 쾌락, 아름다움이 지닌 가치 때문에? 해답은 아름다움의 순간을 접한 각자가 느끼는 바로 그것이리라.
인간이 아름다움에 매혹되는 것은 감각적인 것을 나누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긴 여운을 남긴다. 이 사실을 아는가? 당신이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있을 때 당신 또한 누군가를 매혹할 만큼 아름답다는 사실 말이다.
넷째 날-우리는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는가?
학교는 지식을 가르치지 않는다. 그것은 교과서로 충분하다. 학교는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그것은 삶이 충분히 알아서 해 준다. 하지만 학교는 삶과 앎 사이의 공모 관계를 우리에게 가르쳐야만 한다. -책인용-
학교는 지식을 나누는 곳도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는 것도 아니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가 존속해야 하는 이유는 학교가 삶과 앎 사이의 공모 관계를 인간에게 가르쳐야만 하기 때문이란다. 그렇다면 최상의 학교는 자연의 시간표를 따라 사는 공동체적 삶의 장소가 아닐까?
다섯째 날-신을 믿어야만 하는가?
엘로이 엘로이 라마 사박다니( 신이시여, 나의 신이시여, 왜 저를 버리셨나이까?)
저 구절은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려 하신 7마디의 말씀 중 한 마디이다. 인간은 누구나 신앙을 지니고 살지는 않지만 인간은 누구나 신을 찾는 존재인 것 같다. 그것을 무엇이라 부르든 상관없이 말이다. 그래서 십자가 위에서 고통 중에 부르짖은 예수의 저 절규는 인간 모두가 자기 안에서 울부짖는 절규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신을 믿어야만 하는가? 자신에게 자문해 보라. 자기의 내면에서 해답이 들려 올런지 모르니.
여섯째 날-민주주의는 최상의 정치 체제인가?
민주주의는 정치 체제 이상이다. 민주주의는 인간이 더 완전한 존재가 될 수 있는 하나의 가능성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러기를 원해야만 가능한 것이다.-책인용-
민주주의가 최상의 정치 체제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민주주의가 다수의 시민을 더 나은 존재로 만들어 줄 수 있으리라 믿으며 민주주의를 자유를 평등을 노래한다.
일곱째 날-어떻게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가?
극약인 ‘비상’의 맛은 달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그 약의 효과가 너무 빨라 누구도 그 맛을 전해주지 못했다. 그 맛을 알아 낸 사람은 자기의 목숨을 담보 삼을 수 밖 에 없었다. 옆에 지필묵을 완벽하게 준비해놓고 비상을 입에 털어 넣었던 것이다. 그러나 ‘달다’를 다 쓰지도 못하고 죽음의 신을 맞았다. 그가 남긴 완전하지 않은 글자로 맛이 달 것이라고 짐작 할 뿐이다.
삶의 무대란 재현이라는 것이 절대 용납되지 않는 추상같은 것이다. 그러니 ‘삶’은 순간순간 ‘죽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거의 모든 인간은 죽음을 거부하고 두려워한다. 그것이 바로 철학과 종교가 인간의 삶에 깊숙이 자리하게 된 원인일 것이다.
누구나 거부하고 싶어 하는 죽음과의 이상적인 화해는 바로 죽음을 거부하려는 저항으로부터 자기를 해방시키는 것이 아닐까.
첫째 날부터 일곱째 날까지 철학의 뜰에서 소요하는 동안 삶을 사랑하는 깊이만큼 죽음에 대한 두려움마저 떨쳐 버릴 수 있었다면 당신은 이 산책에서 가장 큰 철학적 깨우침을 움켜 쥔 것일지 모른다. 철학의 뜰에서 소요하는 동안 당신의 사유는 무르익어 매혹적인 향기를 뿜어내게 되었는가?
2008.05.20 14:32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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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 페팽과 떠나는 7일간의 철학여행
[서평] <아담을 기다리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