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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에는 김예슬이 경영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자신에게 맞는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저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학업을 계속 이어나간다고 해서 김예슬이 잘 될 수 있을까? 김예슬은 이 문제에 대해 어느정도 계산이 되어 있다. "우리들 20대는 끝없는 투자 대비 수익이 나오지 않는 '적자세대'"임을 밝혀 놓고 있다. 요즘 현실에서 명문대 졸업장만으로는 경쟁에서 우위일 수는 있어도 미래가 그렇게 높은 비율로 보장되지 않는다. 이런 현실에서 김예슬의 부모는 자식과 자신들에 대한 도박을 하고 있는 셈이다. 재산이 넉넉하다면 그것은 해볼만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빨리 확률 계산을 통해 게임의 포기를 결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회수가 불분명한 판돈만 늘어나는 셈이다. 평균연령은 높아가만 가는데, 자식을 통한 '희망고문'은 최악을 초래할 수 있다.
또, 김예슬은 과연 경영학과에 원해서 갔겠는가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내 생각에는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내 경험에 따르면 경영학과 가는 애들은 다른 학과에 가는 애들보다 부모님 입김이 강하다. 고등학교 시절 공부는 잘 했는데 꿈은 없고, 있어도 부모님에게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자기 주관이 뚜렷하지 않거나 하는 애들은 취업 문제 때문에 경영학과에 많이 갔다. 공부기계에, '명문대'만 가면 된다는 마인드로, 거기에 부모님 입김까지 더해져 대학에 갔다면 김예슬의 중퇴 이유가 나름 설명되지 않을까. 이 애들이 뒤늦게 '이 길이 내 갈 길이 아니었어'라고 자각해도 중도 포기는 힘들게 마련이다. 부모님과의 마찰과 집안 사람들과 주변의 뒷담화는 각오해야 하니까. 부모님은 부모님대로 체면에 먹칠하게 된 딸을 달달 볶을지도 모르겠다. 닥쳐보면 부모님 체면 걱정일 때가 많다. 한국인들의 오지랍 넓은 것은 가히 대단한 수준 아닌가.
확실하지는 않지만, 김예슬은 내가 볼 때 그런 경우가 아닐까 한다.
김예슬에 대해 소영웅주의, 무모함 이런 걸로 김예슬 개인을 비판하는 것은 나름 타당하다. 하지만 부모님이나 다른 학생들 걱정까지 해가면서 거기에 집중시키는 것은 정당해 보이지 않는다. 부모님을 걱정할 정도로 김예슬과 관련 있는 사람인가? 아니면 그에 대한 정보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사실 김예슬에게 부모님 걱정을 하라는 글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이에게나 가능한 말인 것 같다. 그들은 적어도 김예슬이 어떤 고뇌를 했는지 알만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굳이 부모님 걱정으로 확대된다면 결국 '그러는 너 자신은 얼마나 부모님에게 효도하고 살았냐?' 하는 질문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 굉장히 소모적이다.
거부 선언이 다른 학생들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걱정을 하는데, 이런 거부 선언으로 흔들릴 학생이라면 김예슬처럼 중퇴를 심각하게 고려해 볼 것을 권해야 하는 것이 냉정하게 따져서 그 학생이나 부모님에게나 옳다고 생각한다. 앞서 쓴 것과 마찬가지로 명문대 졸업장에 들어가는 돈의 회수율과 이윤율이 불분명해지는 것이 요즘 세상이다. 그리고 저런 거부 선언에 흔들릴 사람치고 자기 의지로 학과 선택 했는지 의문이다.
자기 인생은 결국 자기가 사는 것이다. 김예슬의 인생은 김예슬이 사는 것이다. 부모도 중요한데, 그것은 김예슬 자신에 앞서지 못 한다. 김예슬의 선택이 자신과 부모님에게 현명한 선택이 되었기를 바란다. 김예슬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딱 이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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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슬의 대학 거부 선언에 대한 단상
[서평] <아담을 기다리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