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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5. 04.

내면의 균형은 '이성'으로 잡아라

글쓴이: 이명옥 날짜: 2007.01.08. 20:21:09 조회: 447 글쓴이IP: 211.208.142.49

내면의 균형은 '이성'으로 잡아라
신경증을 앓는 개인을 위한 처방서 <미친 시대를 이성적으로 사는 법>
이명옥(mmsarah) 기자

"이 병동에 갇힌 내가 미친 것이 아니라 저 창살 밖을 돌아다니는 저 사람들이 미친 것이다." 네루발은 정신병동 창가에서 그렇게 외쳤다고 한다.

인간은 누구나 인지 부조화를 경험하고, 때때로 감정의 균형이 깨지는 경험을 하며 산다. 스트레스와 정신적 압박이 심한 현대인은 알게 모르게 누구나 정신병적 징후를 조금씩 지니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생각하는 갈대'라는 인간, '사회적 존재'라는 인간은 이성적 존재일까? 아니면 본능에 충실한 고등 동물일 뿐일까? 우리는 쉽게 인간이 이성적 존재라고 믿고 살지만 사회면이나 전쟁이 빈번한 세상 등 지구가 돌아가는 상황, 어디를 둘러봐도 인간이 이성적 존재라는 전제에 쉽게 동의할 수 있는 증거는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인간 모두 광기에 휩싸인 시간의 수레바퀴에 휩쓸려 목표를 잃고 미친 듯이 질주하는 것처럼 보인다.

<미친 시대를 이성적으로 사는 법>은 시대의 병적 징후를 짚어보려는 철학서가 아니라 광기의 시대를 살며 신경적인 증상을 앓고 있는 개인에 대한 처방서이다.

저자는 신경증적 징후를 앓고 있는 이들의 사례에 아리스토텔레스의 '이성과 중용'이라는 해독제를 처방하고 인간의 내면에 자리한 긍정적인 자유 의지를 강화시킴으로 스스로 감정의 족쇄를 풀고 이성적 해방감을 맛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인간은 신도 아니고 완전무결한 존재는 더욱 아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릇된 전제에서 오는 완벽성을 추구함으로 자기 자신과 가족, 사랑하는 이들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상처를 받고 괴로워한다.

이 책은 1부 미친 시대를 위한 신의 선물, 이성, 2부 네 안에 잠든 이성을 깨워라, 3부 이성적으로 사는 즐거움으로 되어 있으며, 잘못된 전제에서 출발한 감정의 오류를 이성적인 사고로 바로잡는 법을 다양한 실례를 들어 보여준다.

저자는 신경증을 앓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철학적 심리 상담을 통해 해법을 제시한다. 그는 '절대로 안돼' '끔찍해' '최악이야' '끝장이야' '반드시'와 같은 단어는 강박증을 강화시키고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그래서 그는 극단적이고 이분법적인 단정어가 아닌 긍정적이고 완화된 용어를 사용함으로 내면에 긍정적인 힘과 자신감을 불어 넣을 것을 권고한다.

감정이 없는 물도 좋은 말을 들으면 육각형을 형성하여 육각수가 되고, 나쁜 말을 들으면 육각형이 파괴되는 것을 보여준 적이 있다고 한다. 생각하는 존재인 인간이 말에 의해 의식이 지배를 받고, 행동에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인지도 모른다.

감정이 북받쳐 분노를 참을 수 없을 때는 크게 심호흡을 한다거나 잠시 밖으로 나가는 등, 나름대로 자신의 분노에 재갈을 물릴 방법을 강구해 둬야 한다.

저자는 부모에게, 남편과 아내에게 때론 자녀나 직장 상사나 동료에게 절친한 친구에게 서운함, 배신감을 느꼈다거나 상실감이나 이별의 고통을 겪었다면, 이성이라는 해독제를 통해 감정의 늪에서 헤쳐나오라고 충고한다.

인간은 누구나 감정의 훼손으로부터 자신을 복원시킬 자생력을 지니고 있으며, 그 자생력과 면역성을 강화시키는 것이 곧 이성이라는 기제라는 것이다.

사실 이성은 감정의 허상이 만들어낸 수많은 왜곡과 굴절을 바로잡고 곁길로 튕겨져나간 삶의 방향을 바로잡는 나침판이 되어 준다. 그렇다고 저자가 무조건 이성의 절대 우위론을 펼치는 것은 아니다. 지나치게 병적인 징후를 드러내는 부분에 적절한 균형을 잡아주기 위한 방편으로 이성을 제시할 뿐인 것이다.

이성이든 감정이든 극단과 이분법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은 이성과 감정이라는 기제 중 감정이라는 기제에 더 쉽게 휘둘리며 사는 것 같다. 그래서 저자는 이성이란 해독제를 통해 감정의 수위를 조절하고 중화시켜 중용의 미덕을 맛볼 것을 권하는 것이다.

어쨌거나 냉철한 이성과 따뜻한 감성이 조화를 이루어 중용의 저울추를 지닐 때 비로소 인간은 아름다운 존재로 서로에게 기억되지 않을까?

미친 시대를 이성적으로 사는 법/엘리엇 D.코헨 지음.김우열 옮김/21세기 북스/12,000

2007-01-0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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