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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월기><명인전><제자><이능>으로 이어지는 나카지마 아츠이의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이 엿보이는 책이다.
자신의 성정을 다스리지 못해 호랑이로 변한 이징의 독백이 지금의 내 생활을 돌아보게 했다.
" 나는 구슬이 아님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애써 노력해 닦으려고도 하지 않았고,
또 내가 구슬임을 어느 정도 믿었기에 평범한 인간들과 어울리지도 못했던 것이라네.
나는 세상과 사람들에게서 차례로 등을 돌려서 수치와 분노로 점점 내 안의 겁 많은 자존심을
먹고 살찌우는 결과를 빚고 말았다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내가 갖고 있던 약간의 재능을 허비해 버린 셈이지.
인생은 '무엇인가를 이루지 않기'에는 너무나 길지만,
'무엇인가를 이루기'에는 너무도 짧다는 경구를 읊조지면서,
사실은 자신의 부족한 재능이 드러날지도 모른다는
비겁한 두려움과 고심을 싫어하는 게으름이 나의 모든 것이었던 게지.
나는 이제 인간으로 생활할 수 없다네."
철저한 행동인으로 시작해 천하 제일의 명궁이된 '기창'이 불사지사의 경지에 이르고,
'활' 그 자체의 이름과 용도마저 잊어버린 명인의 경지에 오르는 이야기를 읽으며
무위야 말로 진정한 '도이다!'와 '도인가?'에서 상당히 헤맸으며 아직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공자의 제자이지만 공자와는 너무 다른 '자로'
"어떠한 경우에도 절망하지 않으며 결코 현실을 경멸하지 않으며 현재의 처지에서 최선을 다한다." 는 '천하만대의 목탁'으로서의 초시대적 사명을 깨닫고 죽을 때까지 공자를 따른다.
그러나 형식주의에 대한 본능적 기피와 우직한 실천성으로 바른말을 하다가 죽임을 당하여
소금절임을 당하는 자로는 공자와 확실히 다르다.
이능, 사마천, 소무 이 세 사람은 서로 얽혀있으되 전혀 다른 삶을 선택한다.
흉노를 치러 갔다가 포로로 잡혔으나 그의 용기에 감동한 '차제우선우' 그를 극진히 대접한다.
차제우선우의 목을 가지고 한나라로 돌아가려는 계획을 세우며 기회를 엿보다가
세월이 흘러 흉노의 문화를 이해하게 되었고, 선우의 아들 좌현왕과 정을 쌓게도 된다.
자신의 부모와 처자가 간신배들의 간언에 의해 처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방황을 하다가
선우의 딸과 결혼하여 한인도 아니고 흉노인도 아닌 채 흉노 땅에서 삶을 이어간다.
사마천은 얼굴정도만 알 뿐 친분도 없는 이능을 변호하다가 궁형을 당한다.
통분과 번민 속에서 광란의 시간을 보내다가 학자로서 길들여진 습관에 의해 사색을 한다.
절망적인 분노를 체념하고 사물을 명확하게 보는 눈을 갖게된 사마천은
악령에 홀린 듯한 침묵 속에서 잠자는 시간까지 아껴가며 '사기'130권, 52만 6천 5백 자를 완성한다.
소무는 평화의 사절로 파견되었가가 억류된 이능의 친구이다.
선우가 위협하여 항복하게 하자 항복을 거절했을 뿐만 아니라 검을 빼어 가슴을 찔렀다.
차제후선우가 그의 용기에 감동하여 간곡히 항복을 권했으나 거절하자, 구덩이 속에 유폐하였다가 북해 연안으로 유배 보냈다.
소무는 굶주림과 핍박 속에서 19년 동안 지조를 지키다가 한나라로 돌아갔다.
소무의 존재는 이능에게 숭고한 훈계이기도 하고 악몽이기도 하며 내적 갈등의 원인을 제공한다. 한나라로 고개를 들고 돌아갈 수도 없으며, 전 가족이 살육당한 그곳엔 돌아가도 갈 곳이 없으며 돌아가고 싶지도 않은 이능은 정체성을 찾지 못하는 비운의 삶을 살게 된다.
나의 삶의 현재는 어디인가.......?
내가 능욕을 당할 경우 무엇에 내 삶을 쏟아부울 것인가.....?
끝없는 의문을 가지게 하는 책이다.
해마다 한 번 씩 읽으며 나의 위치를 확인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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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에서 걸어나온 사람들'을 읽고
[서평] <아담을 기다리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