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나눔터

2024. 05. 19.

'사경변상도'를 아시나요

글쓴이: 이순이 날짜: 2007.09.16. 04:34:52 조회: 477 글쓴이IP: 125.176.102.45

울산에 사시는 선배님이 서울에 사는 학우들을 부러워하며 정보를 올려주셔서,

국립중앙 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사경 변상도의 세계' 특별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그 선배님이 주신 정보 덕분에 그 부러움을 지대로 만끽했습니당 ㅋ~*^ ^*

기획강좌를 먼저 들은 덕분에 더욱 감탄하며 감상할 수 있었지요.

'불상'을 연구하는 불쌍한 사람,

'탑'을 연구하는 답답한 사람,

'불화'를 연구하는 가정의 불화가 많은 사람,

그리고 '사경'을 연구하며 사경을 헤매는 사람이라더군요.ㅋㅋ

가정불화 많으신 분과 사경을 헤매신 분이 재밌게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

'사경'이란 경전을 손으로 베껴 쓰는 것인데요,

인쇄술이 발달하면서 교재로서의 성격보다는 공덕을 쌓고자 하는 신앙을로 자리잡았다더군요.

놀라운 것은, 숭유억불 정책이 강행되었던 조선시대에 왕실에서도 사경을 했다는군요.

태종,세종 그리고 인목대비.......

인목대비의 사경은 눈물겹더군요......

인목대비가 사경의 공덕으로 복권할 수 있었음에 틀림없다고 우스개 소리를 했지만,

사경에 쏟은 정성을 보면 부처님도 감복하셨을 듯 하답니다~*^ ^*

쪽물이나 감물로 물들인 고급 종이에

금으로 그림을 그리고, 은으로 글을 쓰고.......

권력과 재력의 자랑이며 그것을 그리고 쓴 이의 고통이 느껴진다며 삐딱하게 말했는데,

더욱 세밀하고 치밀하게 하여 완성도를 높이려 했을 그들의 순수한 신앙심에 촛점을 맞추어

감탄하는 희영씨 덕분에 저의 삐딱선이 수정되었답니다.*^ ^*

아직도 그 섬세한 선들과 반듯반듯한 글씨들이 생생하네요.

아마도 그네들의 공덕이 불교에는 까막눈인 제게로 옮겨왔는가봅니다.

내 지금 미래세가 다하도록 일념으로 서원誓願하노니,

필사한 이 경전 파손되지 말기를

설사 三災로 大天世界가 다 부서진다 하더라도

이 사경은 허공처럼 파괴되지 말지어다.

만약 중생들이 이 경에 의지하여

부처님 뵈옵고 법문 들으며 사리를 받들고

보리심을 발하여 용맹정진하고

보현보살의 행원을 닦으면 곧 성불하리라.

<신라백지묵서 '大方廣佛華嚴經' -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사경/ 삼성미술과 리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