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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물꼬물 일과 놀이 사전 12달에 걸친 계절 그림과 342점의 세밀화 전래 놀이와 계절에 따른 농사 일에 대한 재미있는 글이 가득 담겨져 있는 대형 그림 사전이다.
ⓒ 보리 일과 놀이 사전
마음껏 뛰어놀며 자연에서 배워요
<꼬물꼬물 일과 놀이 사전>
이명옥 (mmsarah)
어릴 적 해가 저물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골목길을 누비며 술래잡기, 딱지치기, 고무줄, 땅따먹기를 하며 자랐던 어른들에게는 유년의 행복했던 추억을, 기계처럼 시간을 다투며 학원으로 뺑뺑이를 돌며 기계적 지식을 우겨넣는 우리아이들에게는 한없이 신기한 전통놀이를, 우리 산 들,바다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동식물과 곤충, 생활도구까지 세밀화와 꼬물그림 글로 볼 수 있는 <꼬물꼬물 일과 놀이 사전>이 보리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꼬물꼬물 일과 놀이 사전>에는 절기에 따른 자연 변화와 농촌 일상을 그린 꼬물그림을 바탕으로 쓰여진 윤구병 선생의 글과 342점의 산, 들, 강과 바다에서 볼 수 있는 물고기, 새, 곤충, 농기구 생활도구까지 세밀화로 곁들여져 있어 그림 백과사전과 동시집을 동시에 보는 느낌을 갖게 된다.
이 책의 장점이라면 일단 재미와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그림과 글에 있다. 꼬물그림을 들여다 본 후, 짤막짤막한 글을 읊조리면 리듬감과 현실감이 살아나 어른들은 유년의 추억과 향수에 빠지고, 컴퓨터 게임 밖에 놀이를 모르는 아이들조차 새로운 놀이에 대한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차근차근 그림과 글을 보면서 자연과 계절의 변화, 계절에 따른 농촌 일거리를 알게 되는 것, 가지가지 농사용 기구와 생활도구,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풀, 나무, 곤충, 물고기 등을 알게 되는 것은 자연과 농사에 대한 호기심이 일어나게 만든다.
연날리기 고무줄놀이 공기놀이
연아, 연아, 올라가라 오른발로 꾹꾹 밟고 공깃돌 떴다.
와아, 와아, 왼발로는 칭칭 감고 공깃돌 내려온다.
올라간다, 올라간다! 줄 밟아라, 사뿐사뿐 아차차, 놓쳤다!
네 연은 방패 연, 줄 튀겨라, 통통! 이번엔 내 차례야.
내 연은 가오리연.
온종일 자연과 접하며 밖에서 마음껏 뛰어놀던 유년을 보낸 이들은 일과 놀이를 통해 스스로 지혜와 창의력, 순발력, 협동심 등 사회적인 적응능력을 자연스럽게 키워나갈 수 있었다.
요즘 아이들은 무언가를 끊임없이 가르치고 기름진 음식을 먹이는데 반해 실생활에서 사회 적응능력, 창의력과 활용의 지혜가 떨어지고 체력이 나날이 약해지는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빨리빨리’병에 걸린 현대인들이 자기 아이를 순식간에 어른으로 만들고 싶어 마구잡이식으로 지식을 퍼 먹이느라 아이들 스스로 성장 할 기회를 빼앗은 결과이다. 아이들 스스로 알을 깨치고 나와야 하는데 어른들이 껍질을 억지로 깨뜨려 강제로 아이들을 밖으로 끄집어 낸 뒤, 욕심껏 촉진제와 성장 호르몬제를 퍼 먹인 것이다. 어른들의 욕심에 희생된 아이들은 몸과 마음이 균형적으로 성장한 것이 아니라 겉모습만 비대해진 기형아들로 자라나고 있다. 화학비료나 호르몬제를 투여해 속성 재배시킨 동식물만 해로운 것이 아니라 사람의 성장과정 역시 연령에 따른 적절한 훈련과 단계가 필요한 법이다.
지식은 넘쳐나는 것 같은데 활용의 지혜가 부족하고, 키와 몸무게는 늘어났지만 지구력과 인내심 체력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이 약해진 것은 말할 것 없이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자기 방식대로 베푼 호의 아닌 호의가 가져다 준 당연한 결과이다.
아이들 스스로 몸과 마음의 주인이 되어 자기들의 시간을 살아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려면 또래집단과의 놀이와 일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
마음껏 뛰놀면서 스스로 터득한 지혜, 협동심, 창의력, 활용능력, 인내심과 지구력 등은 그 어떤 부유한 부모라도 유산으로 물려 줄 수 없는 것이다. 인터넷에 손만 뻗으면 넘쳐나는 지식에 목맬 것이 아니라, 그 누구도 넘볼 수 없고 빼앗을 수도 없는 참된 유산을 남겨주려면 아이들을 최대한 많이 놀리고 최대한 자연과 접하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캥거루족, 몸은 어른인데 정신적으로 유아적 의존성을 벗어나지 못한 기형아, 언제까지나 부모의 품을 떠나지 못하는 캥거루족들은 다른 이가 아닌 바로 우리들 자신이 만들어 놓은 함정에 우리 아이들을 빠뜨린 결과이다.
부모세대들은 이 책을 보며 내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책을 낸 윤구병 선생은 우리 아이들에게 산과 들과 바다를 일 년 열두 달에 걸쳐 꼼꼼히 보여주며 철따라 달마다 자연이 어떻게 바뀌는지 사람과 자연이 어떻게 어우러져 사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적고 있다.
자연과 사람이 어울려 사는 모습, 어른과 아이들이 어울려 사는 모습을 통해 일, 놀이, 공부가 하나가 되는 길을 보여주는 이 책은 6년이 넘게 긴 시간 공을 들인 책으로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주는 정성이 가득 담긴 소중한 선물이다.
초등학교 전 학년용으로 기획되었지만 도토리 계절그림책 마니아들이 의외로 어른이 많은 것처럼, 이 책 역시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두고두고 즐겁게 꺼내볼 수 있는 보물 같은 책이라고 말 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꼬물꼬물 일과 놀이 사전>은 김미혜님이 기획하고 윤구병님이 글을 쓰셨으며 이형진 님외 여러분이 그림을 그리고 류미영님의 손을 거쳐 보리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책값은 이만원 이다.
2008.03.12 11:37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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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껏 뛰어놀며 자연에서 배워요
그림에, 마음을 놓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