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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 월호
자연 시간표를 순응하는 겨울나기 비법
이유명호 내 몸 사랑하기
인체의 생체 리듬은 자연의 시간표를 따르는 게 좋아요. 충분히 자고 조금씩 천천히 먹고 따뜻한 햇볕을 즐기세요. 겨울을 건강하게 나는 비결입니다
추위를 핑계로 이불 속에서 누에고치처럼 몸을 한껏 웅크리고 마냥 게으름만 피우는 분들은 없겠지요? 조금만, 조금만 하다가 회사에 여러 번 지각할 뻔했다구요?
저런! 게으름이란 녀석에게 덜미를 잡히셨군요. 게으름은 한 번 허락하면 슬그머니 주인 노릇까지 하려고 든다니까요.
“게으름, 너 나가 있어!” 이렇게 단호하게 게으름을 떨쳐버리고 씩씩하게 겨울나기를 시작하자구요.
우선, 한 가지만 명심하세요. 인체의 생체 리듬은 자연의 시간표를 따라 주는 게 좋아요. 나무의 한해살이를 볼까요? 봄부터 가을까지 잎, 줄기, 뿌리, 열매에 영양분을 비축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고, 늦가을이 되면 나뭇잎을 다 떨군 채 모든 영양분을 뿌리 쪽으로 모아주지요. 그리고 물기를 거두어서 얼어 죽지 않도록 겨울나기 준비를 한답니다.
최소한의 에너지로 겨울을 잘 견딘 후 농축된 에너지로 봄에 싹을 틔우는 것! 바로 자연이 발명해낸 가장 합리적인 겨울나기입니다. 동물들도 겨울잠이나 활동량을 줄이는 것으로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며 겨울을 나지요.
그에 반해 인간은 자연의 시간표를 거스릅니다. 겨울이라는 느림의 시간을 여전히 서두르고 바쁘게 보내니까요.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고 인위적인 시간표대로 살려고 하면 몸에 무리가 오고 힘이 드는 것은 당연하지요.
그럼, 이제 한겨울을 건강하게 나는 실전 노하우를 따라 해볼까요?
제1조 | 밤이 긴 겨울엔 충분히 자도록 하세요 _ 겨울엔 잠을 많이 자는 게 건강에 좋아요. 겨울엔 낮이 짧고 밤이 길기 때문에 사람도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건강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답니다.
제2조 | 소화기능이 떨어지니 조금씩 먹는 게 좋아요 _ 소화기능이 떨어지는 계절의 특성상 소식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밤에 야식으로 위를 가득 채우면 속도 거북하고 깊은 잠을 잘 수 없겠지요. 추위 때문에 과식하면 쉽게 체하기도 하는데, 그럴 땐 손으로 명치에서 배꼽까지 부드럽게, 따뜻하게 마사지해 주세요.
제3조 | 햇볕으로 건강 에너지를 보충하세요 _ 태양은 에너지의 집합체여서 햇볕을 조금만 쪼여도 기분이 밝아지고 기운이 샘솟아요. 춥고 일조량이 적은 북부 독일이나 모스크바 사람들이 신경증이 많고 우울한 성격인 것도 날씨와 무관하지 않지요. 맑은 겨울 햇볕을 즐기며 산책하는 것, 몸과 마음을 건강하고 활기차게 만드는 최고의 선물이랍니다. 겨울엔 해가 짧으니 부지런하지 않으면 금세 태양이 사라진답니다.
제4조 | 추위를 즐기려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세요 _ 춥다고 자꾸 웅크리고 몸의 움직임을 줄이면 늘어나는 것은 체중뿐이고 점점 더 몸을 움직이는 것이 귀찮아져요. 금세 여기저기 군살이 붙는답니다. 눈뜨자마자 곧바로 일어나지 말고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는 게 좋아요.
제5조 | 목과 어깨결림을 풀어주세요 _ 춥다고 몸을 움츠리다 보면 목과 어깨가 곧잘 뻐근해지잖아요. 목뼈가 눌리고 근육이 긴장되면 어깨가 결리고 굳어지며 팔로 가는 신경이 압박되어 손가락까지 저리는 경우가 생기지요. 자신의 목에 알맞은 베개를 받치고 바로 누워서 하루 종일 눌렸던 관절을 펴주세요. 엎드려 자거나 아예 베개를 베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데 모두 좋지 않아요. 베개는 적당히 딱딱하고 높이 6~8㎝, 넓이는 조붓하고 길이는 되도록 길어서 이리저리 굴러도 떨어지지 않는 것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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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꽁지머리 한의사 이유명호 님은 건강교육가, 여성운동가로 우리 몸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바로잡아주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도록 강연과 저술에 힘쓰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살에게 말을 걸어봐」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자궁」 등이 있다. 글은 이명옥 님(자유기고가)이 구술정리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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