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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정치이야기로 이렇게 시끄러운 때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가 그 만큼 개방적이고 다양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한 쪽의 의견만이 아닌 좌파, 우파, 진보, 보수
중도파 등으로 불리어지는 부류들의 의견이 충돌과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인혁당 재건위 사건만 해도 그렇지 않습니까,
32년만의 법원의 무죄판결 결정은
잘못된 법의 심판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의 인권과 명예를 뒤늦게나마
신원하고자 하는 자성이었지만
사회의 또 다른 층에서는 과거의 문제를 현재의 잣대에 적용은 잘못
이미 지나간 일, 국론분열, 정치적 공세, 인신공격 등으로 비판합니다.
물론, 그 때 당시 그 일에 관련되어 그러한 판결을 내린 법관들이야
군사정권의 시녀들로써 행동하였기에 어쩔 수 없는 판결이었다고
변명할 수 있겠으나,
사람의 목숨이 딱 걸린 판결이라면, 자신의 명예나 판결에 대한 책임도
함께 걸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때 그 시절에 거기에 몸담았던 사람들 모두가 그러하고
사회적 통념이 법의 정신을 앞섰다 할지라도
그 판결로 인해 피고들을 돌이킬 수 없는 사지의 길로 몰아갔다면
그 책임 또한 피할 수 없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냥 단순히 법관도 직업으로써 먹고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검증되지 못한 재판에 동참하여 지시에 따른 판결을 했다고
변명하기에는 피고나 피고 쪽 가족들이 당해야 했던
충격과 고통이 너무나 크기 때문입니다.
그 때의 잣대란, 경우에 따라 죄 없는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그러한 행위가 지금에 와서 어쩔 수 없었던 지난 일이라고 자위한다면
그때 그러한 판결을 내린 법관들은 영원히 자신의 잘못을
용서받을 수 없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칼을 휘둘러 선량한 사람을 살해한 과오를 깨달을 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법을 집행하는 사람이 자기보다 강한 권력이 시킨다고 해서
죄 없는 사람을 법의 힘으로 살해하는 것은 법을 집행할 자격이 없는
살인자의 하수인과 다름없습니다.
법복을 벗게되고 불이익을 당하더래도 자신과 타인을 저버리지 말아야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과거 근대화의 대열에서 뒤늦은 출발과 강대국들의 간섭으로
인해 불행한 역사를 가진 나라입니다.
불행한 역사를 가진 나라가 좋은 과거를 지닐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고
지금도 분단의 아픔으로 신음하고 있는 장기중병환자와 다름없습니다.
진정한 화해를 원한다면,
먼저 진정한 과거청산을 통해 우리자신들의 부끄러운 자아를 회복해야 할 것입니다.
역사의 뒤편으로 물러서야 할 자들은 자신의 잘못의 시인을 통해
화해의 장이라는 민주초석을 깔아주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서 있어야 할 자리는 경제개발과 영웅의 휘광아래 있어야 할 것이
아니라, 부서지고 상처받은 고통 위에라고 생각합니다.
시대와 역사가 군부독재자들을 만들었고 기회주의자들을 만들었다면
우리의 오늘은 그러한 오류를 뒤돌아보는 각고의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누구든지 사회의 지도자가 되고자 한다면,
자신과 과거의 잘못을 되돌아 볼 줄 알고 반성할 줄 아는 자아를
먼저 만나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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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보는 지성
복사꽃 핀 외딴 집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