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읽기
ADMIN 2018. 12. 17.
 이 냉동고를 열어라/송경동
글쓴이: 이정호  날짜: 2009.06.20. 22:18:16   조회: 556   글쓴이IP: 116.126.214.67
파일:   ..S1031008.jpg 
용산참사가 잊혀져 가던 5월 어느날 유족위로, 진상규명을 위한 학술연구자 지지농성차 그저 겨우 하루밤 참사현장에 다녀왔다. 다음날 노무현 전대통령이 억울한 주검들 그들 곁으로 갔다.



불에 그을린 그대로

134일째 다섯 구의 시신이

얼어붙은 순천향병원 냉동고에 갇혀 있다



까닭도 알 수 없다

죽인자도 알 수 없다

새벽나절이었다

그들은 사람이었지만 토끼처럼 몰이를 당했다

그들은 사람이었지만 쓰레기처럼 태워졌다

그들은 양민이었지만 적군처럼 살해당했다



평지에선 살 곳이 없어 망루를 짓고 올랐다

35년째 세를 얻어 식당을 하던 일흔 둘 할아버지가

25년, 30년 뒷골목에서 포장마차를 하던 할머니가

책대여점을 하던 마흔의 어미가

24시간 편의점을 하던 아내가

반찬가게를 하던 이웃이

커피가게를 하던 고운 손이

우리의 처지가 이렇게 절박하다고

호소의 망루를 지었다



돌아온 것은 대답없는 메아리였고

너무나도 신속한 용역과 경찰의 합동작전이었다

6명이 죽고 십여 명이 다치고

또 십수 명이 구속되었다

이웃이 이웃을 죽였고

아들이 아버지를 죽였다는 것이었다

단지 쓰레기를 치웠을 뿐이니

단지 말을 잘 듣지 않는 짐승 몇을 해치웠을 뿐이니

경찰과 용역깡패들과 정부와

대통령은 아무런 죄도 없었다



- 송경동 시인의 시 '이 냉동고를 열어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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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글 목록 2018. 12. 17.  전체글: 110  방문수: 6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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