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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북아정세 심각한 변화 올 것"/리영희선생,
글쓴이: 이정호  날짜: 2003.04.11. 17:03:16   조회: 669   글쓴이IP: 211.178.104.137

리영희, "동북아정세 심각한 변화 올 것"
일본의 군사대국화, 미-중의 뒷거래 가능성
2003-04-11 오후 12:18:35 ⓒ프레시안


리영희 선생이 이라크전 이후 미국의 패권 장악 전략과 이로 인한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의 급격한 변화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며 국민들이 바짝 정신을 차릴 것을 경고했다. 이라크전으로 인해 아랍과 미국의 갈등과 대립이 심화될 것이고, 미국의 패권장악 전략에 동북아에서 '일본의 군사대국화'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라크전으로 미국 횡포 막을 세력 없음이 입증돼"
리영희 선생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후, 미국과 아랍의 유혈 분쟁이 제2의 십자군 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정치 연구회가 주관하고 민주사회정책연구원,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학술단체의 공동주최로 10일 오후 서울시청앞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열린 ‘파병안 국회 통과와 반전평화’ 긴급토론회에서 기조발제를 맡은 리영희 선생(한양대 명예교수)은 현 이라크 전쟁 후 미국에 의해 일어날 세계질서의 변화에 대해 날카롭게 분석했다.

리 선생은 우선 “이라크전이라고 하면 모호하다.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이라고 못 박으며 전쟁에 대한 개념부터 명확히 할 것을 요구했다. 리 선생은 “미국의 횡포와 독단적인 행동과 결정을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이 없다는 것이 사실상 이번 전쟁에서 입증됐다”며 “미국의 이라크 침략이 끝나면 로마제국과 18,9세기의 영국처럼 미국의 단일지배 세계가 실현될 것”이라고 했다.

리 선생은 “이번 전쟁에서 소위 미국의 승리로 인해 미국내 전쟁옹호 세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고, 석유자본과 군수무기자본, 유태인 중심의 금융, 언론자본, 근본주의 기독교 세력, 이것에 올라 탄 미국의 군사세력 등이 더욱 힘을 얻고 앞으로 무소불위한 세계지배에 나설 것이다”고 강조했다.

리 선생은 미국의 이러한 세계지배 전략이 이미 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아버지인 전임 부시 미국 대통령이 1991년 수립한 '신세계질서(New World Order)'에 이미 나타나있다고 지적했다. 리 선생은 “신세계 질서가 ▲구소련과 같은 단일권 적대세력 억제 ▲비자본주의 국가 불허용 ▲복종하지 않는 중소국가(불량국가)에 대한 응징 ▲막강한 군사력 유지 ▲유엔 협조 없을 시 단독행동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며 “아들 부시가 아버지 부시의 뜻을 이어 받아 아랍 세계를 상대로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랍 세계 종교전쟁을 촉발하게 될 것”

리 선생은 이라크전으로 인해 아랍세계와 기독교 세계의 대립이 더욱 심화돼 과거 십자군 전쟁과 같은 종교 전쟁이 촉발될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리 선생은 “아랍세계가 이번 전쟁으로 굴욕 당하고 비참한 자기모멸과 무기력을 느낀 아랍인들이 두고두고 미국을 적대시할 것”이라며 “정치, 군사적 대립과 갈등은 길지 않은 세월 동안 치유되는 법이나, 종교를 두고 적대관계에 놓은 미국이 타 종교의 정신적 중추를 거부하고 매도함으로 인해 앞으로 참혹한 피를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리 선생은 “이라크전이 거의 일방적으로 끝나 과거 12,3세기에 걸쳐 유럽의 기독교가 소위 하나님의 이름으로 아랍세계를 침략하고 대량살상과 약탈을 일삼았던 십자군 전쟁이 앞으로 미국 단독으로 거침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 선생은 이라크전으로 인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폭압이 더욱 강화될 것을 걱정하기도 했다. 리 선생은 “미국이 아랍세계의 눈치를 보느라 이스라엘에 압력을 가하는 척 했으나, 이스라엘은 이제 전혀 개의치 않고 아랍인들에게 팔레스타인을 중심으로 탄압과 지배를 해 나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과격조직인 ‘하마스’에 대한 표적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가자지구에 F-16전투기와 아파치 헬기를 동원해 하마스 지도자에 대한 폭격으로 하마스 대원 포함 총 7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죽고 29명의 민간인이 부상당했다.
10일 '파병안 국회 통과와 반전평화' 토론회에 리영희 선생이 몸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직접 참석해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일본의 군사력 강화돼 한국이 일본 군사헤게모니에 편입될 수도”

리 선생은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도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 선생이 지적한 동북아 정세의 가장 큰 변화 예상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일 군사동맹의 강화로 인한 일본의 군사력 증대와 대만과 북한을 둘러싼 중국과 미국의 헤게모니 싸움이다.

리 선생은 “과거 소련에 맞먹는 정치군사경제자원의 초강국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 미국 세계전략의 가장 중심적인 문제다”라며 “이제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은 러시아-북한-중국을 포위 압박 봉쇄하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에 들어가, 군사적으로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강행할 것”이라고 했다.

리 선생은 그 증거로 “실제로 목표가 중국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항상 북한을 온갖 종류의 무기를 들고 선전하는 것은 일본과 남한을 연결해서 한미일 삼각군사 동맹에 실질적인 공격성의 강화를 추진하려는 구실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제부터 (미국의 공세가) 굉장히 강해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리 선생은 위와 같은 미국의 전략의 일환으로 “미일, 한미 방위조약 외에도 한일 군사관계가 맺어져, 결국 한국이 미국을 대리로 한 일본의 군사적 헤게모니 밑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며 “이것이 미국이 원하는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미-중, 대만과 북한을 맞바꿀 수도”

리 선생은 장기적 전망에서 중국과 미국이 북한과 대만을 맞바꿀 수도 있다는 문제를 조심스럽게 제기하며 “굉장히 예의주해야 할 국제적 통찰력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고 주장했다.

리 선생은 “중국 4세대 지도세력이 이데올로기보다 이익을 추구하는 실리에 밝은 현실적 추진 세력”이라며 “중국의 원래 목적이 대만 수복임을 감안할 때, 미국이 북한을 대상으로 ‘기브 앤 테이크(Give & Take)’를 요구하면 미국은 대만을 주고 중국은 북한을 미국에 주는 시나리오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 선생은 따라서 이라크전 이후의 전체적인 동북아 정세를 고려했을 때, “미국이 이라크 침략 전쟁이 끝남과 동시에 겉으로는 (북핵 문제를) 노무현 정권과 협의에 의해 해결 하는 척 하면서 일본과 남한의 군사동맹으로 결부시켜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동맹에 대항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관계를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 선생은 “현재의 한국 내 군사기지 재배치, 전시 작전권 문제, 주한미군 군사력 증각, 신무기 구매 강요 등의 상황을 고려해봤을 때, 미국이 직접 나서지 않는 전쟁에 일본과 함께 한국이 미국의 대리전을 하는 사태가 예견된다”며 “노무현 정권이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했다.

리 선생은 “(미국이) 국민의 정서, 이해 관계 등을 양분하는 수구적 미국 숭배세력에 대해 더욱 치열하고 조직적이고 교활한 접근 방법을 쓸 것”이라고 예상하며 “민주화 운동으로 겨우 결실을 맺고 있는 민주화 세력의 입장이 굉장히 난처해져 한국사회의 분열이 더욱 강화되고 있지 않나 두렵다”는 우려를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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