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일반
ADMIN 2018. 12. 17.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촘스키의 견해
글쓴이: 이정호  날짜: 2002.09.09. 22:22:38   조회: 858   글쓴이IP: 211.207.64.44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비판적 이해를 돕기 위해
철학아카데미 사이트에 실린 글을 퍼와 이곳에 싣습니다.


"포스트모더니즘" 에 대한 촘스키의 견해


[옮긴이 주: 철학 일반에 대한 자신의 커다란 관심과 영미 분석
철학의 발전에 있어서의 공헌에도 불구하고, 촘스키는 이른
바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에 대해 어떠한 공식적인 논평도 한 적
이 없다. 아래의 글은 1995년 촘스키가 자신이 관여하는 잡
지 "Z"의 온라인 토론방에 올린 답변을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
다. 촘스키가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해 공식적인 논평을 하지 않
는 이유는 답변에 나와있다. 글의 원문은,
http://www.santafe.edu/~shalizi/chomsky-on-
postmodernism.html 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여행을 가서 강연을 마치고 - 제 대부분의 생애를 이것으로 보내
지요 - 돌아와보니 "이론"과 "철학" 에 대한 토론과 관련해서 계
속 글들이 올라오고 있군요. 제가 보기에는 다소 기묘한 논쟁입
니다만 말입니다. 여기 제 반응들을 몇가지 올립니다. 단, 미리
인정하겠지만, 솔직히 지금 무슨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지 제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알고 있기로 이 논쟁은 처음에, 저와 마이크[Michael
Albert; "Z"의 편집자],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아무런 "이론"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여러가지 사건들이 왜 일어나는가에 대해 어
떠한 설명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에서 촉발되었지요. 세계에
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이해하고 해결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이 점에서 약점을 가지고 있고, 이 약점을 고치기 위해서는 "이
론"과 "철학"과 "이론적 구성물들"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입니
다. 제가 굳이 마이크를 대변할 필요는 없겠지요. 지금까지 저
의 응답은 제가 35년전, 그러니까 소위 "포스트모더니즘"이 지성
계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기 오래 전부터 이미 활자화했던 주
장들을 거의 그대로 반복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다음과 같이
말했지요: "만약에 시사 문제들을 다루거나 국내외의 분쟁들을
해결하는데에 적용할 수 있고, 충분히 시험을 거쳤으며 잘 검증
된 이론이 있다면, 누군가가 그런 이론의 존재를 지금까지 비밀
리에 잘 감춰왔음이 분명하다. [그런 이론이 있다는] 수많은 사
이비 과학적 허세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제가 아는한 이 말은 35년전에도 맞는 말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습니다. 더구나, 제가 한 말은 인간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
에 대한 모든 연구들에 확장되며, 35년전 이후부터 지금까지 나
온 "이론"들에 대해서도 물론 단 하나의 예외없이 적용됩니다.
제가 아는 한 그동안 바뀐 것이라면, 이른바 "이론"과 "철학"을
제안하는 사람들 사이에, 스스로에 대한, 그리고 서로에 대한 존
경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사실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사
이비 과학적 허세"이외에는 거의 아무것도 찾을 수 없지요. 제
가 에전에도 썼지만, 조금이나마 찾을 수 있는 것들중 가끔 꽤
흥미있는 것들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것들도 제 시간과 정력
을 바치고 있는 실제 세계와 관련된 문제들에 대해서는 별다른
함축을 가지고 있지 않지요. (가령, 예를 들어달라는 구체적인
요구와 관련해서 제가 언급한 것으로, 롤즈(Rawls)의 중요한 작
업이 있습니다.)

얼마 안되는 흥미있는 "이론"들마저도 실제 세계와 관련된 문제
들에 대해서는 거의 함축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이미 주
목받고 있습니다. 가령 상당히 괜찮은 철학자이자 사회이론가
(그리고 또한 활동가이기도 하지요)인 앨런 그라우바드 (Alan
Graubard)가 몇년전에 롤즈에 대한 로버트 노직 (Robert Nozick)
의 "자유지상주의적"인 응답, 그리고 그 응답에 대한 반응들과
관련해서 흥미있는 논평을 썼었지요. 앨런은, 노직의 응답에 대
한 반응들이 아주 열광적이었음을 지적했습니다. 논평을 썼던 사
람들마다 노직의 논변들이 가지는 파워 및 그밖의 여러 점들을
극찬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누구도 실제 세계와 관련된 노직
의 결론들중 그 어느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물
론 이들 중 이미 그런 결론을 받아들인 사람들은 예외로 하고 말
이지요). 앨런의 지적이 맞습니다. 더불어 이런 현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그의 논평도 맞구요.

"이론"과 "철학"을 지지하는 이들은, 자신들을 옹호하길 원한다
면 아주 쉽게 그럴 수 있습니다. 그냥 저에게, 과거에도 그리고
지금도 "비밀"로 남아있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면 됩니다.
기꺼이 공부하겠습니다. 사실 이전부터 알려달라고 여러번 요구
했지요. 그리고 여전히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답변하기 어
려운 요구가 아닙니다: 마이크, 저, 그리고 다른 많은 사람들이
(사실, 편협하고 놀랍게도 자족적인 지식인 사회를 제외한 대다
수의 인류가) 관심을 갖고 있는 문제들과 사안들에 "적용할 수
있고, 충분히 시험을 거쳤으며, 잘 검증된 이론"의 예를 보여주
면 됩니다. 우리가 논의하고 있는, 그리고 글을 쓰고 있는 문제
들과 사안들, 또한 이들과 같은 종류의 문제들과 사안들에 대해
서 말이지요. 조금 다르게 말해보면, 우리가 공부해야한다고 하
고 또 적용해야 한다고 하는 "이론"이나 "철학"의 원리들이, 우
리 및 다른 이들이 다른(또는 더 나은) 근거에 의해 이미 다다
른 결론들을 타당한 논변을 통해 이끌어낸다는 점을 보여주십시
오. 이 "다른 이들"에는, 정식 교육을 받지 못한 이들도 포함됩
니다. 왜냐하면 이들 또한 "이론적" 모호함 같은 것이라고는 전
혀 없는 상호 관계를 통해, 또는 곧잘 스스로들, 제가 말한 그
런 결론들에 다다르니 말입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위에서 말한 것은 간단한 요구입니다. 이
런 요구를 전에도 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여전히 그 비밀이 무
엇인지 모르고 있지요. 저는 이러한 사실로부터 몇가지 결론을
끌어냈습니다.

요즘 진행되고 있는 (그리고 논쟁에서 언급된 바 있는) 이른
바 "해체(deconstruction)"과 관련해서는 논평을 할 수가 없군
요. 왜냐하면 그 대부분이 저에게는 횡설수설인것처럼 보이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만약에 이것이 심오함을 깨닫지 못하는 저의
능력부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신호라면, 다음으로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합니다: 그 결과들을 제가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말들로 다시 서술해주고, 이 결과들이, 세음절 이상 나가는 단
어, 비정합적인 문장, (최소한 저에게는) 거의 아무런 의미도 없
이 남발되는 수사, 이런 것들 없이도 이미 오래 전부터 다른 사
람들이 이해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인 결과들과 왜 다른지, 또
는 왜 더 나은지 보여주십시오. 그러면 제 능력부족이 치료가 되
겠지요. - 물론, 치료가 될 수 있는 것이라는 전제하에서 말입니
다. 어쩌면 치료가 안될지도 모르지요. 이 가능성에 대해서는 나
중에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이건 만족시키기 아주 간단한 요구입니다. 그렇게도 대단한 열정
과 분노로 제기되는 주장들에 어떤 근거라도 있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요구를 만족시키려고 노력하는 대신, 답변들
을 보면 잔뜩 화만 내고 있지요: 이런 요구를 제기하는 것은 "엘
리트주의", "반지성주의", 또 그밖의 다른 범죄들을 범하는 것이
라고 하지요. --- 반면에, 스스로에 대한 존경과 상호간의 존경
이 가득한 지식인 사회에 머무르면서 자기네들끼리만 얘기하고
제가 있기를 더 선호하는 종류의 세계에 들어오지 않는 것은 "엘
리트주의"가 아니라고 하는 듯 합니다. 제가 더 선호하는 세계
에 대해서라면, 제 강연 및 집필일정만 봐도 제가 뭘 의미하는
지 예시가 될 겁니다. 물론 이 토론 참가자들이야 다 알고 있거
나, 쉽게 알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무슨 이유인지 저는
그 세계에서 어떤 "이론가"들도 본적이 없으며, 그들이 하는 회
의나 파티에 가본적도 없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저와 그들은 그
냥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그들의 세계
가 아닌 제 세계가 "엘리트주의"적 세계인지는 알기 힘듭니다.
더 이상 논평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그 반대가 사실이라는 것은
자명한듯이 보이지요.

또 다른 면을 덧붙이자면, 저에게는 강연 요청들이 너무나 많이
밀려들어와 도저히 제가 원하는만큼 다 수용을 할 수 없는 형편
입니다. 그런 경우 저는 다른 사람들을 제안하지요. 하지만 기묘
하게도, 저는 "이론"이나 "철학"을 제시하는 사람들은 절대 제안
하지 않습니다. 대중 모임과 활동가들의 모임및 단체, 일반 단
체, 대학, 교회, 노조, 등등, 또 국내외 청중들, 제3 세계 여성
들, 난민들, 등등, 이들과 관련된 제 자신의 (상당히 광범위한)
경험에서, 그런 사람들과 (또는 그들의 이름조차도) 우연히 부딪
히거나 한 적도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궁금합니다.

그래서, 게시판의 이 모든 논쟁이 기묘하다고 하는 것이지요. 한
편으로는, 성난 비난과 탄핵을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러한
비난과 탄핵을 지지할만한 증거와 논변을 보여달라는 요구에 대
해 더한층 분노로 가득찬 비난으로 응답을 합니다. --- 하지만
놀랍게도, 어떤 증거나 논변도 없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왜
그럴까를 물어보게 되지요.

제가 뭔가를 놓치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도 전적으로 가능합니
다. 또는 어쩌면 과거 20년동안 [프랑스] 파리의 지식인들과 그
추종자들이 밝혀놓은 심오한 사실들을 이해할만한 지적 능력이
저에게 부족한 것이지도 모르지요. 저는 그런 가능성들에 대해
전적으로 열려있습니다. 비슷한 비난들이 쏟아진 수년간 계속 그
래오고 있지요 - 하지만 제 질문들에 대해서는 어떠한 답변도 들
을 수 없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제 질문들은 간단하고 답
변하기 쉬운 것들입니다 - 답변이 있다면 말입니다: 제가 뭔가
를 놓치고 있다면, 그게 뭔지 보여주십시오. 제가 알아들을 수
있는 용어들로 말이지요. 물론, 그것들이 완전히 제 이해를 벗어
나 있는 것이라면 - 그럴 수도 있습니다 -, 그렇다면 체념해야지
요.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제가 이해할수 있는 것 같은 일들을 계
속해야지요. 또한 이 일들을 이해하고 있는 것 같으며 관심있어
하는 것 같은 사람들과 계속 다녀야지요. (물론 저로서는 기꺼
이 그러겠습니다. 자기 자족적인 지식인 문화에 대해서는 지금
도 그렇고 앞으로도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아무도 제가 뭘 놓치고 있는지 성공적으로 보여준 사람이 없기
때문에, 남은 것은 두번째 가능성인 것 같습니다: 제가 이해를
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지요. 그런 가능성이 참일지도 모른다는
점은 기꺼이 인정합니다만, 저로서는 계속 미심쩍어할수밖에 없
군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말이지요: 제가 이해하지 못하는 많
은 것들이 있습니다 - 가령, 중성미자(neutrino)가 질량을 가지
고 있는가에 관한 최신 논쟁, 또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가 최근
에 어떤 식으로 증명되었는가에 대한 지식. 하지만 저는 이쪽 동
네에 50년간을 있으면서 다음과 같은 두 사실을 배웠지요:

(1) 관련 분야에 있는 친구들에게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
로 설명해달라고 부탁할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은 특별한 어려움
없이 내 부탁을 들어줄수 있다.

(2) 내가 관심있으면, 좀 더 공부해서 이해할 수도 있다.

자, 이제 데리다(Deridda), 라캉(Lacan), 리오타르(Lyotard), 크
리스테바(Kristeva), 등등 - 심지어 푸코(Foucault)도 말이지
요. 비록 제가 그를 알고 있고 좋아했으며, 이 부류의 다른 이들
과는 조금 다른 사람들이었지만 말입니다 - 은 제가 이해할 수
없는 글들을 쓰지요. 하지만 [이들의 글과 관련해서는] (1)과
(2)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해했다고 하는 어떠한 사람도 저한
테 그걸 설명해주지 못했을 뿐 아니라, 사실 그런 저의 이해불능
을 어떻게 극복해야할지 조금의 실마리도 찾을 수 없습니다.그렇
다면, 다음의 두가지 가능성중 하나가 맞겠지요. (a) 지성계에
무엇인가 새로운 진보가 이루어졌다 (아마도 어떤 종류의 갑작스
러운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서이겠지요). 그 결과 그 깊이와 심
오함에 있어서 양자역학, 위상수학, 등등을 뛰어넘는 형태의 "이
론"이 탄생되었다. 또는 (b) . . . .자세히 얘기하지 않겠습니
다.

다시 말하지만, 저는 이 지식인 세계라는데에서 50여년간을 살아
왔고, "철학"과 "과학"이라고 불리우는 영역들 및 지성사 분야에
서 제 자신의 일을 상당량 해 왔습니다. 아울러 자연과학, 인문
학, 사회과학, 그리고 예술 분야에서의 지식인 문화에 대해 상당
한 개인적인 경험을 가지고 있지요. 이런 경험을 통해, 저는 지
식인들의 생활에 대한 제 자신의 결론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
기서 자세히 쓰지는 않겠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여기 다른 사람
들을 위해서, 간단히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여러분들보고 "이
론"과 "철학"의 경이로움에 대해 말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주장
을 정당화해줄 것을 요구하십시오. 물리학, 수학, 생물학, 언어
학, 그 밖의 다른 분야들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군가가 그들보
고 진지하게 그들 이론의 원리들이 무엇이고, 그 원리들이 어떠
한 증거들에 바탕해있고, 그것들이 설명하는 것들이 이미 명백
한 것들이 아닌지 등등을 물어볼 때 기꺼이 답해주겠지요. 이건
누구나 해야하는 공평한 요구들입니다. 이 요구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면, 그렇다면 저는 비슷한 상황에서 흄(Hume)이 제시한
충고를 받아들이라고 제안하겠습니다: 그 "이론"과 "철학"을 불
속에 던져버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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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몇가지 세부적인 논평을 하겠습니다: 제가 "파리 학파
들"(Paris Schools)과 "포스트모더니스트 종파
들"(Postmodernist cults)을 말할 때 어떤 사람들을 가리키는 건
지 페틀랜드(Phetland)가 물어보았지요. 위에 든 사람들이 그 일
례들입니다.

그 다음에 페틀랜드가, 당연하게도, 왜 제가 이들을 "무시"하느
냐고 물어보았지요. 가령 데리다를 들어볼까요. 우선, 저는 이제
부터 제가 하려는 것과 같은 종류의 논평을 아무 증거도 제시하
지 않고 하는 것을 싫어한다는 점을 밝힙니다. 하지만 여기 이
게시판에 참가한 사람들이, 가령, 소쉬르에 대한 자세한 분석을
원하는지 의심스럽군요. 그리고 어쨌든 저는 그런 분석을 하지
않을 겁니다. 페틀랜드가 제 견해를 명시적으로 물어보지 않았다
면 이제부터 할 얘기를 하지도 않을 겁니다. 그리고 만약 제 견
해를 뒷받침하라고 요구받는다면 저는, 그런 일은 시간들여서 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답변할 것입니다.

어쨌든 데리다를 보겠습니다. 나이많은 저명한 사람들 중 하나이
지요. 저는 최소한 그의 <그라마톨로지(Grammatology)>는 이해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은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 책을 읽
으려고 시도했지요.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가령 제가 매
우 잘 알고 에전에 거기에 관해서 논문도 쓴 적이 있는 고전적
문헌들에 관한 비판적 분석같은 것 말이지요. 우스꽝스런 오독
에 근거한, 형편없는 스칼라쉽이었습니다. 아울러 그 논변이라
는 것이, 제가 사실상 어린아이였을 때부터 익숙해왔던 정도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었지요. 글쎄, 아마 제가 뭘 놓쳤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럴 수도 있지요. 하지만 위에서 말한대로
의심은 여전히 남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아무런 근거도 대지 않
은 논평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 견해를 물어봤
으니, 답변을 하는 겁니다.

이 종파들 (제가 보기에는 종파들처럼 보입니다)에 있는 사람들
중 몇몇은 저도 만나보았습니다: 푸코 (우리는 심지어 몇시간씩
토론도 했지요. 활자화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시간동안 매
우 즐거운 대화를 했지요. 실질적인 사안들에 대해서 말입니다 -
그는 불어로, 저는 영어로). 라캉 (여러번을 만났고, 재미있
는, 그리고 자신도 잘 알고 있는 사기꾼 (charlatan)이라고 생각
했습니다. 비록 종파를 형성하기 이전인 그의 초기 연구는 사리
에 맞는 것이었고 이에 대한 제 논의도 활자화되어있지만 말입니
다). 크리스테바 (그녀가 열광적인 마오주의자였을 때 잠깐 만난
적이 있지요). 그밖에 다른 사람들도 있습니다. 만나보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더 많지요. 저는 제 선택에 의해 이들 써클을 멀
리 했고, 전혀 다르면서 훨씬 광범위한 써클들을 더 선호했으니
까요 - 제가 강연하고, 인터뷰하고, 운동에 참여하고, 매주 몇십
장씩 긴 편지들을 쓰고 하는 써클들 말입니다. 저는 호기심에 이
끌려 그들의 저술에 손을 댔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이유들
때문에 진도를 많이 나가지는 못했지요: 제가 본 것은, [이들
이] 극단적으로 허세를 부리면서도, 검토해보면 그 허세중 대부
분은 단순히 그 분야에 대해 기본 소양이 없다는 것을 보여줄 뿐
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제가 잘 알고 있는 (때로는 제가 논문
을 쓴 적도 있는) 문헌들에 대한 엄청난 오독, 기본적인 자기-비
판도 수시로 무시한다는 점에서 지독하게도 형편없는 논변, (복
잡다단한 말들로 치장되어있지만) 사소하거나 거짓인 많은 진술
들, 이런 것들에 근거한 허세이지요. 더불어 상당부분은 그냥 횡
설수설(gibberish)입니다. 제가 이해하지 못하는 다른 분야들에
서 중간에 막힐 경우에는, 저는 위에서 말한 (1)과 (2)에 관련
된 문제들과 부딪히지요. 어쨌든 위에서 말한 사람들이 제가 애
초에 염두에 둔 사람들이고, 또 제가 왜 진도를 많이 나가지 못
했는가에 대한 이유입니다. 혹시 불분명하다면 더 많은 이름들
을 나열할수도 있습니다. 제가 여기서 말하고 있는 것과 같은 종
류의 (하지만 내부인으로서의) 관찰에 대한 문학적 묘사에 관심
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데이비드 롯지 (David Lodge)의 소설들
을 권하겠습니다. 제가 판단할 수 있는 하에서는, 정곡을 찌른
것 같습니다.

페틀랜드는 또한, 제가 "뉴욕 타임즈의 허세와 혹세무민을 드러
내는" 데에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도 이들 지식인 써클들에 대
해서는 아주 "간단히 무시"하는 것이 "매우 당혹스럽게" 여겨진
다고 썼습니다. "왜 이 사람들에 대해서도 같은 식으로 취급해주
지 않는 것이지요?" - 정당한 질문입니다. 마찬가지로, 간단한
답변이 있지요. 제가 논의하는 (뉴욕 타임즈, 여러 저널들, 많
은 학술책들) 텍스트들은 이해가능한 글들로 씌어져있고 세상에
커다란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사회같이 성공적으로 교설적인
(doctrinal) 사회에서, 생각과 표현을 담는 교설의 틀
(doctrinal framework)을 제공하니까 말입니다. 이것은 세계 전
역에 걸쳐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들에 어마어
마한 영향을 주지요. 저는 이 사람들에게 관심이 있지, 롯지가
(제 생각에는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는 세계에 사는 사람들에게
는 관심이 없습니다. 따라서 만약 일반적인 사람들과 그들의 문
제들에 관심이 있다면, 제가 논의하는 텍스트들을 진지하게 다루
어야지요. 페틀랜드가 언급한 글들은, 제가 판단하는 한, 전혀
그런 성격의 글들이 아닙니다. 분명히 그 글들은 세계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지요. 왜냐하면 이 글들은 단지 같은 써클들 내
에 있는 다른 지식인들에게만 읽혀지니까요. 더구나, 이들 글들
을 일반 대중들 (가령, 제가 강연을 하거나, 만나거나, 편지를
쓰거나, 또는 제가 글을 쓸때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들 말입니
다. 이 사람들은 별다른 특별한 어려움 없이 제가 말하는 것들
을 이해하는 것 같습니다. 비록 일반적으로 볼 때 이들 역시 제
가 포스트모던 종파들에 맞닥뜨렸을때 가졌던 것과 같은 종류의
지적 장애를 그 종파들에 대해 가지는 것 같지만 말입니다)에게
이해시켜보려는 시도가 있는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또한 저는
그런 글들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적용해보려는 시도가 있
는지 알지 못합니다. 제가 앞에서 언급한 의미에서, 이미 명백
한 것이 아닌 뭔가 새로운 결론들을 뒷받침해주는 역할로서의 적
용을 해보려는 시도 말이지요. 저는 지식인들이 어떻게 자신들
의 명성을 부풀리고, 특권과 존경을 얻고, 일반일들의 투쟁에 동
참하는 것을 점점 멀리하는가, 이런 것들에 대해 큰 관심이 없
기 때문에 거기에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 것이지요.

페틀랜드는 푸코에서부터 시작해 볼 것을 제안하는군요. 반복하
지만, 푸코는 다른 이들과 두가지 이유에서 조금 틀리지요: [첫
번쩨로] 최소한 푸코가 쓴 글들중 몇몇은, 비록 그렇게 흥미롭지
는 않습니다만, 저도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로, 푸코
는 개인적으로 [대중들의 투쟁에] 멀리 떨어져있지 않았고, 같
은 부류의 특권 엘리트 써클들안의 다른 이들과만 상호 교류하지
도 않았지요. 이어서 페틀랜드는 정확히 제가 요구했던 것을 답
하려고 합니다: 페틀랜드는 왜 자신이 푸코의 저술들이 중요하다
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쓰고 있지요. 이것이 토론을 하는 제대
로 된 방식입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는 여기에 대한 제 답변을
통해 왜 제가 이런 부류의 저술들에 대해 그렇게도 "무시하는"
태도를 취하는지 이해가 되리라 봅니다 - 사실, 전혀 관심을 가
지고 있지 않지요.

페틀랜드가 서술하고 있는 푸코의 "이론" - 올바른 서술이라고
확신하건데 - 은 제가 보기에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이론"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누구나 알고 있었던 것이니까요 - 사회
사 및 지성사와 관련된 세부 사항들을 제외하고는 말입니다. 사
실 이 세부사항들에 대해서도, 저라면 상당히 주의하겠습니다:
이 영역들 중 몇몇은 제 자신이 우연히도 꽤 광범위하게 연구를
했습니다. 그래서 그 영역들과 관련해서는 푸코의 스칼라쉽이 별
로 신뢰할만한게 못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요. 그 결과 제가 모
르는 영역들에 대해서도, 별다른 조사는 하지 않았습니다만, 그
의 작업을 별로 신뢰하지 않습니다. 1972년 이래로 활자화된 논
의들을 보면, 이런 문제점들이 조금씩 불거지기 시작하지요. 17
세기와 18세기에 관련해서 [푸코보다] 훨씬 더 나은 스칼라쉽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것들과, 제 자신의 조사결과를 참고
하지요. 하지만 다른 역사 관련 저술들은 제쳐놓고, "이론적 구
성물들"과 설명들로 넘어가봅시다: "가혹한 억압 메커니즘으로부
터, 사람들이 권력이 원하는 것들을 (심지어 자발적으로) 하게
되는 보다 교묘한 형태의 메커니즘으로의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는 것이지요. 이 설명은 진실입니다. 사실, 당연한 말이지요. 만
약 이런 게 "이론"이라면, 저에 대한 모든 비판은 틀렸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그런 "이론"은 있으니까요. 저는 정확하게 푸코
가 지적하고 있는 바로 그 점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습니다. 뿐
만 아니라 그 이유와 역사적 배경도 제시했지요. 하지만 저는
제 견해를 "이론"이라고 묘사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
론"이라는 용어를 붙일만한 것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헷갈리게
만드는 수사도 쓰지 않았지요 (왜냐하면 제 주장은 아주 단순한
것이니까요). 아울러 제 견해가 새로운 것이라고 주장하지도 않
았지요 (왜냐하면 당연한 사실이니까요). 통제와 억압을 마음대
로 할 수 있는 권력이 쇠락해감에 따라 20세기초 PR 산업 종사자
들이 "대중들의 마음을 조종하기"라고 부른 것들에 점점 의존해
야 될 필요성이 생겼다는 것은 오랫동안 인지되어온 사실입니
다. 18세기에 흄이 말했듯이, 그 이유는, "사람들이 자신의 느낌
과 욕구를 통치자들의 느낌과 욕구에 굴복하여 암묵적으로 맡겨
버리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통치자들이 사람들의 견해와 태도를
조종하는데에 근거해있기 때문입니다. 왜 이런 당연한 사실이 갑
자기 "이론"이나 "철학"이 되어야하는지는, 다른 사람들이 설명
해주어야지요. 흄이라면 웃었을 겁니다.

푸코의 특정한 예들 중 몇몇 (가령 18세기의 형벌 방식)은 흥미
있어 보이고, 그 정확성에 대해 조사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
만 그의 "이론"은 단순히, 남들이 별다르게 심오한 것이 있다는
허세없이도 간단하게 지적해놓은 것을 엄청나게 복잡하게 만들
고 부풀려서 다시 진술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페틀랜드가 서
술한 것 중 그 어느 것도 제가 35년간 써왔고 많은 자료들을 통
해서 보여왔던 것들 - 이것들 모두가 명백하고 당연한 사실들이
지요 -에서 벗어나는 것이 없습니다. 이런 사소한 사실들에서 흥
미있는 것은 어떤 원리가 아니라 - 그 원리가 무엇인지는 명백하
지요 - 어떻게 이 원리가 사람들에게 중요한 일들에 구체적으로
적용되는가 하는 점을 보이는 것입니다: 국가개입, 칩략, 착취,
테러, "자유시장"이라는 사기, 등등에서 말입니다. 이것들과 관
련된 작업은 푸코의 저술에서 찾아볼 수 없습니다. 반면에 제가
이해할 수 있는 문장들을 쓸 수 있고 지성계에서 "이론가들"이라
고 여겨지지 않는 사람들의 많은 저술들에서는 그런 작업을 찾아
볼 수 있지요.

제 논지를 분명히 하겠습니다. 페틀랜드는 정확히 옳은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보기에 푸코가 발견한 "중요한 통찰들과
이론적인 구성물들"을 제시하고 있으니까요. 제 문제는, 그 소
위 "통찰들"이라는 것이 이미 익숙한 것들이며, 더구나, 단순하
고 익숙한 아이디어들이 복잡하고 허세에 가득찬 수사들로 치장
되었다는 점을 뺀다면 어떠한 "이론적인 구성물들"도 발견할 수
없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페틀란트는 제가 푸코의 작업을 "틀렸
는지, 쓸모없는지, 또는 허세인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있
습니다. 아닙니다. 역사와 관련된 그의 작업은 때때로 흥미롭습
니다. 비록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고, 하나하나 검증을 해보아
야 할 필요가 있겠지만 말이지요. 오랫동안 명백한 사실이었고
훨씬 더 간단하게 말할 수 있는 점들을 재진술한 부분은 "쓸모없
지" 않습니다. 사실 매우 쓸모있고, 그게 바로 저와 다른 활동가
들이 늘 같은 점들을 지적하는 이유이지요. "허세"와 관련해서
는, 물론 제 견해로는 푸코가 쓴 많은 것들이 허세입니다. 하지
만 특별히 그것 때문에 푸코를 비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런
허세는 프랑스 파리의 썩어빠진 지식인 문화에 아주 뿌리깊숙히
박혀있는 것이고, 푸코는 그냥 거기에 자연스럽게 빨려들어간 것
이니까요. 오히려 높이 사야 할 점은, 그가 그 문화에 거리를 두
었다는 사실이지요. 파리 지식인 문화의 "부패"(특히 2차 세계대
전 이후)에 대해서는, 이건 다른 이슈이고 제가 다른 곳에서 논
의한 적이 있으므로 여기서는 더 이상 말하지 않겠습니다. 솔직
히 말해서 저는 여기 게시판의 사람들이 이 이슈에 대해 관심있
어 해야할 필요가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저는 별로 관심없습니
다. 제 견해로는, 그들 자신들만의 편협하고 (최소한 저에게는)
별로 흥미롭지도 않은 써클들에서 엘리트 지식인들이 어떤 방식
으로 자신들의 경력을 쌓았고 또 다른 것들을 추구했는지에 대
해 검토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게 매우 성근 주장이라는 걸 압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강조하지
만, 아무런 증명없이 이런 논평을 한다는 것은 공정하지 않지
요. 하지만 저에게 질문들을 제기해왔고, 저는 여러분들이 제기
한 특정 이슈들만을 답했습니다. 제 일반적인 견해를 물어보면,
저로서는 그냥 제 견해를 말하는 방법밖에 없지요. 그리고 보다
특정한 이슈들에 대해서는 그것들 하나하나에 대해서만 답할 수
밖에요. 저는 제가 관심이 없는 주제들에 대해 책을 쓰고 싶지
는 않습니다.

"이론"과 "철학"에 관련된 주장들이 제기될때 어떠한 합리적인
사람들이라도 곧바로 마음속에 떠올릴 단순한 문제들에 대해 누
군가가 대답해줄수 없는한, 저는 제가 보기에 합당하고 계몽적
인 작업들을 지속해나아갈 것이고, 또한 세계를 실질적으로 이해
하고 변화시키는 데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만날 것입
니다.

존 (Johnb)은 "듣는 이가 준거틀 (frame of reference)을 가지
고 있지 않다면, 평이한 언어로 말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을 해주었습니다. 옳고 중요한 지적입니다. 하지만 그럴 때
올바른 반응은, 있지도 않은 "이론"과 관련된 애매모호하고 불필
요하게 복잡한 말과 허세에 호소하는 것이 아니지요. 올바른 반
응은, 듣는 이로 하여금 자신이 받아들이고 있는 준거틀을 의문
시해보라고 요청하고, 그것 대신 고려해 볼 수 있는 다른 대안
을 평이한 언어로 제시하는 것입니다. 저는 정식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혹은 어떤 경우에는 전혀 받지 못한 사람들과 늘 얘
기하지만,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단 교육 수준이 점점 올라가
서 지배 이데올로기에 단단히 세뇌되어 있고 알아서 복종하는
것 (엘리트 교육의 상당 부분은 이런 걸 가르치는 것이지요)을
스스로 선택한 사람들일수록 이해시키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
은 사실입니다. 존은 말하기를, 여기 게시판과 같은 써클을 제외
한 "우리나라[미국]의 나머지 사람들에게 그("그"는 저를 의미하
지요)는 이해불가능한 사람이다"라고 했지요. 이건 제 많은 경험
들에 완전히 위배되는 말입니다. 모든 종류의 청중들과 관련해
서 말이지요. 오히려, 제 경험은 제가 방금 서술한 그대로입니
다. 청중들의 이해불가능 정도가 대충 그들의 교육 수준에 정비
례하지요. 가령, 라디오 대담을 봅시다. 저는 라디오 대담에 상
당히 많이 나갔는데, 억양등을 들어보면 청취자가 어떤 종류의
사람인지를 상당히 쉽게 추측할 수 있습니다. 제가 끊임없이 발
견하는 것은, 청취자가 가난하고 덜 교육받은 사람일수록 많은
배경지식이나 "준거틀" 문제같은 것을 제가 그냥 건너뛸수 있다
는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말하는 것들은 상당히 자명하고
모든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저는 그냥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있는 문제들로 곧장
옮겨나아갈 수 있습니다. 좀더 교육받은 청취자일수록 이게 훨
씬 더 힘이 듭니다. 수많은 이데올로기적 구성물들을 부숴버리
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제가 쓴 책들을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없다는 것은 사실입니
다. 하지만 그건 그 안의 아이디어들이나 언어가 복잡해서 그런
것이 아니지요. 강연장에서 자유토론을 할 때는, 정확히 같은
사안들에 대해, 심지어 정확히 같은 단어들을 써도, 아무 문제
가 없습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요. 아마도 부분적으로
는 제 문체 때문일 것이고, 부분적으로는 상당히 방대한 자료를
제시해야 될 필요 (최소한 저는 그렇게 느낍니다) 때문에 그 결
과 읽기가 어려워지지 않나 싶습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제 책에서 특정 부분을 (어떤 때는 거의 그대로) 팜플
렛 형태나 그 비슷한 것으로 만들어 배포하지요. 아무도 [이해하
는데] 별 문제를 느끼는 것 같지 않더군요. 물론, 다시 한번 말
하지만, 오히려 Times Literary Supplement나 전문적인 학술 저
널들은 도대체 제가 뭘 말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는 경우가 자주
벌어집니다만 말입니다. 어떤 경우에 보면, 정말 희극적이지요.

마지막 지적입니다. 이미 다른 데서도 썼습니다만 (Z에서의 토
론, <501년: 정복은 계속된다>의 마지막 장등), 최근 지식인 계
급의 행동에서 놀라운 변화가 있었지요. 60년전이라면 노동 계
급 학교들에서 가르치거나 <백만인을 위한 수학> (제목 그대로,
수백만의 사람들에게 수학을 이해가능하게끔 해주었지요)과 같
은 책들을 쓰고 대중 조직들에 참여 및 강연을 했었을 좌파 지식
인들이, 지금은 그러한 활동들을 거의 도외시하고 있습니다. 이
건 조그만 문제가 아니지요. 지금 이 나라[미국]는 매우 이상하
고 불길한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사람들은 두려워
하고, 분노하고, 환상에서 깨어나고, 회의적이 되고, 혼란스러워
합니다. 마이크가 말한 것처럼, 이런 상황이야말로 활동가들이
꿈꾸어오던 것이지요. 그러나 동시에 이런 상황은 선동정치가들
과 광신자들에게 비옥한 토양이 되기도 합니다. 그들은 비슷한
상황에서 그들의 선배들이 뿌려왔던 메시지들을 뿌려대면서 상당
수의 대중적 지지를 즐길 수 있을 (그리고 실제로 벌써 즐기고
있는) 것이니까요. 우리는 과거에 이러한 상황이 어떠한 식으로
발전했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날 수도 있지
요. 과거에는 일반 대중들과 그들의 문제를 기꺼이 공유하고자
한 좌파 지식인들이 메어왔던 간극이, 현재는 엄청난 틈으로 존
재하고 있지요. 제가 보기에 이러한 상황은, 불길한 함축을 내포
하고 있습니다.

답변을 끝냅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앞에서 말한 명백
한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할 경우, 이 문제에 대한 저의
개인적 관심도 이것으로 끝을 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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