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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그대 ...딱 30분만 시간을/김정란
글쓴이: 이정호  날짜: 2004.04.13. 16:29:54   조회: 948   글쓴이IP: 203.249.43.172
젊은 그대 ...딱 30분만 시간을/상지대 김정란 교수



봄이 오고 있습니다. 이번 봄은 정말 다른 봄입니다. 이번에야 드디어 우리는 그 동안 몇 차례씩 올 듯 말듯 했던 진짜 봄을 맞이하게 되는 최상의 기회를 맞이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4.15 총선의 고비만 무난히 넘기면, 이제 우리나라는 정말로 봄의 따스함 속으로 걸어들어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계절의 봄이며, 동시에 역사의 봄이 될 것입니다.

왜 이렇게 봄은 더디 오는 것일까요? 어째서 봄은 늘 올듯말듯, 문간에서 고개만 들이밀었다가, 가버리곤 가버리곤 했던 것일까요? 상황은 이미 충분히 무르익어 있었습니다. 저절로 무르익은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현명한 국민이 온갖 고통을 겪으면서 그렇게 판을 만들어 놓았지요.

그러나 정치권은 늘 자기들 이익에 따라 국민이 만들어준 그 판을 뒤집어엎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 고통은 고스란히 우리의 몫으로 돌아왔었습니다. 이것은 정치인들만의 잘못은 아닙니다.

입을 열어 말하지 않는 지식인들, 공동체의 이익보다는 자신들이 속해 있는 기득권 집단의 이익에 종사하고 있는 조/중/동 거대언론들에게도 큰 잘못이 있습니다. 언제나 문제의 중심을 보지 못하도록 그들은 안개를 피우고, 정당성이 없는 세력에게 힘을 실어주었지요.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젊은 그대들에게 말을 걸어야 할까? 솔직하게 아득한 생각이 듭니다. 그 사이 우리 사회 안에서 벌어졌던 비참한 일들을 그대들은 너무나 모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어른들의 잘못이 큽니다.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나, 그 사이 모든 일들은 지역감정이라는 끔찍한 정서적 진흙탕 속에 빠져 있었습니다. 문제제기를 아무리 해도, 이 지역감정이라는 덫에 걸리기만 하면, 이상한 색깔로 착색되어 버립니다. 거기에 우리나라의 분단 상황에서 기인한 색깔론이 늘 우리의 발목을 잡아왔습니다.

우리 사회의 선진화를 가로막고 있는 반민주 세력의 본산지인 한나라당은 지역감정과 색깔론을 활용하여 권력을 유지해 왔습니다. 지금도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는 지역감정에 호소하면서 특정지역 유권자들의 이성을 마비시킴으로써 표를 긁어모으는 반시대적 정치적 행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런 선동에 의해 유권자들은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바로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의회권력을 이용하여 쿠데타를 저질러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쫓아내었던 역사유린 행위도, 수천억씩 국민의 돈을 강탈해 갔던 용서받을 수 없는 부패행위도 지역감정 앞에서는 맥을 못 추고 무너지고 맙니다.

이대로 가면, 국민은 쿠데타 세력을 합법적으로 용인하는 사태에 이르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들이 국민을 상대로 저질러왔던 온갖 추악한 짓거리들도 그대로 묻혀 버리고 말게 됩니다.

어른들은 투표에 열심히 참여합니다. 맞습니다.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내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을 대변해 줄 정당이 힘을 가지고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올바른 민주시민의 태도입니다. 그러나 젊은 여러분은 투표를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아예 정치 자체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여러분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는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들은 절대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언제까지나 비합리가 판치는 우리 사회 안에서 속을 끓이며 욕이나 하고 살아가실 생각입니까?

입시지옥 안에서 신음하고, 돈과 빽이면 뭐든지 다 되고, 실력보다 인맥이 더 중요하고, 일체의 반대 세력에게 권위를 이용해 찍어누르고, 태어난 출신이 나의 노력보다 더 나를 결정하는 그런 세상에서 언제까지나 욕만 하며 사시렵니까? 잘못을 저질러 놓고도, 힘만 있으면 다 무마되는 그런 사회에서?

그 동안 압도적인 국민의 의견이 탄핵 반대로 나왔기 때문에 차떼기당의 행동은 당연히 심판받을 것이라고 안이하게 생각하고 계시지는 않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상황은 무척 어렵습니다.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한나라당의 행동(그렇게 하기 위해서 그들은 박근혜를 대표로 뽑은 것입니다) 앞에서 그 분노는 힘없이 허물어져 내리고 있습니다.

벌써 신문사에서는 탄핵반대 만평을 그렸던 만화가가 쫓겨나고, 젊은이들에게 정당한 분노를 외쳤던 도올 김용옥 선생을 필진에서 제외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공중파 방송도 기계적인 중립에 매몰되어 있으며, 지역신문들은 아예 내놓고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입니다. 왜 그럴까요? 그들은 이미 '가진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대통령 탄핵에 대해 분노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차떼기에도 분노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먹이사슬로 연결되어 있는 집단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지난 일제치하와 군사독재기간 형성된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상층부의 권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돈과 힘과 인맥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들에게는 무서운 노하우가 있습니다. 그들은 처음부터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근본적으로 이들의 이익을 보장해 줄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그 동안 국민의 분노가 두려워 잠시 몸을 낮추고 있었던 것에 불과합니다. 지금 그들은 슬금슬금 머리를 들고 탄핵 자체가 없었던 일처럼 느껴지도록 국민을 선동하고 있습니다.

영남지역에서는 이미 한나라당이 지역감정에 휩쓸려 싹쓸이할 기세로 몰아치고 있습니다. 그것은 군부쿠데타 세력을 계승하고, 차떼기로 돈을 긁어모으고, 온갖 부패에 연루되었던 낡은 세력에게 다시 막강한 의회권력을 쥐어준다는 의미입니다.

대통령은 지금 손발이 묶여 있습니다. 그들에게 다시 권력이 돌아간다면, 대통령은 돌아오지 못합니다. 헌재의 상식적인 판단을 믿지만, 그러나, 저들에게 많은 의회 의석수가 돌아간다면, 어떤 그릇된 정치적 판단이 내려질지 도저히 짐작할 수 없습니다. 저들은 무서운 세력입니다. 무슨 짓이라도 할 것입니다.

설마, 하고 앉아있을만큼 한가롭지 못합니다. 저는 7~80년대의 폭압을 몸으로 겪은 세대입니다. 저는 저들이 어떤 짓을 했던 집단인지 제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저는 그들을 근본적으로 신뢰하지 않습니다. 만일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다면, 우리 사회는 어떤 혼란으로 빠져들어갈지 상상도 하기 어렵습니다.

젊은 세상을 만들고 싶지 않으십니까? 합리와 상식에 바탕을 둔 사회. 인맥과 학맥이 아니라, 각자의 노력에 의해 보상받는 사회, 차별을 걷어내는 사회. 나이의 많고 적음으로 사람값을 매기지 않는 사회. 권위에 기초한 일방적인 명령 하달이 아니라, 사랑과 화해와 존경에 기초한 소통으로써 사회적인 일들이 조직되는 사회. 그런 사회는 그저 공짜로 오지 않습니다.

젊은 그대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딱 30분만 시간을 내어 투표장에 가십시오. 제발 부탁입니다. 딱 30분만. 반드시 그렇게 하십시오. 그리고 주위의 친구들을 간곡하게 설득하십시오.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우리는 땅을 치고 통곡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대는 그대의 게으름과 무관심에 의하여 그대의 생을 어두움 속으로 밀어넣는 우를 스스로의 손으로 범하게 될 것입니다. 제발, 간곡히 부탁합니다.

이것은 이미 많은 시간을 이미 살아버린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살아가야 할 시간이 살았던 시간보다 더 많이 남은 여러분을 위해, 여러분이 살아가야 할 미래를 위해 드리는 부탁입니다. 그대 자신의 생의 주인이 되십시오. 자신의 생을 낡고 욕심사나운 세력의 손아귀에 맡겨두지 마십시오.

젊음은 모든 가능성이지만, 그 가능성은 그 젊음의 소유자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모양이 바뀝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나무 밑에 입만 벌리고 앉아 있다면, 젊음은 어느 틈에 썩어문드러져 버립니다.

젊음은 아름답지만, 그 자체로는 아무 힘도 없습니다. 4.15 총선에 참여하는 것, 그것은 당신의 젊음에 방향성을 제공하는 중요한 일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여러분의 생에 대해 여러분이 표하는 최소한의 경의가 될 것입니다.

사랑과 믿음을 보냅니다.

정치평론 사이트 서프라이즈에서 퍼온 글입니다.
2004년 4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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